요한계시록 4장 2–3절

“내가 곧 성령에 감동되었더니 보라 하늘에 보좌를 베풀었고 그 보좌 위에 앉으신 이가 있는데, 앉으신 이의 모양이 벽옥과 홍보석 같고 또 무지개가 있어 보좌에 둘렀는데 그 모양이 녹보석 같더라.”


사도 요한은 ‘하늘에 열린 문’을 보고, 주님의 나팔 소리 같은 음성을 들은 직후 곧바로 성령에 감동되어 새로운 차원의 체험을 하게 됩니다. 여기서 “성령에 감동되었다”는 표현은, 단순히 감정적인 상태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온 인격이 하나님의 영의 통치 아래 들어가는 깊은 영적 상태를 의미합니다. 요한은 이제 더 이상 인간의 이성이나 지식으로 이해할 수 없는 세계, 오직 성령께서 열어 주셔야만 볼 수 있는 하나님의 계시의 장으로 들어가게 됩니다.


예수님께서는 요한복음 14장 26절에서 성령께서 모든 것을 가르치시고 생각나게 하신다고 말씀하셨고, 또한 고린도후서 12장에서 바울이 셋째 하늘로 이끌림을 받아 영적 환상을 체험한 것처럼, 하나님께서는 당신의 뜻을 계시하시기 위해 택하신 자를 성령의 감동 가운데로 이끄십니다. 우리도 성경을 대할 때마다 항상 성령의 도우심을 구하며, “내 눈을 열어서 주의 율법에서 놀라운 것을 보게 하소서”라고 고백했던 시편 119편의 기도처럼 말씀 앞에 겸손히 나아가야 할 것입니다.


성령 안에서 요한이 가장 먼저 보게 된 것은, 하늘에 베풀어진 하나님의 보좌와 그 위에 앉으신 이의 모습이었습니다. 하나님은 보좌에 앉아 계시는 분으로 나타나시는데, 이는 하나님의 통치와 주권, 그리고 절대 권위를 상징하는 장면입니다. 이사야 6장, 에스겔 1장, 다니엘 7장 등 구약의 여러 환상에서도 하나님의 보좌는 하나님의 위엄과 영광을 상징하는 중요한 이미지로 등장합니다.


사도 요한은 그 보좌에 앉으신 이의 형상을 묘사하면서, 벽옥과 홍보석 같다고 표현합니다. 하지만 이 표현은 단정적이지 않고, “같다”고 하여 신비롭고 초월적인 하나님의 영광을 이 땅의 언어로는 온전히 표현할 수 없음을 나타냅니다. ‘벽옥’은 맑고 투명하여 거룩과 정결을 상징하고, ‘홍보석’은 붉은 빛으로 하나님의 심판과 준엄하심을 상징합니다.


보좌 주위에는 무지개가 둘러 있고, 그 모양이 녹보석 같다고 하였습니다. 무지개는 창세기 9장에서 하나님께서 노아와 언약을 맺으실 때에 나타났던 것으로, 하나님의 신실하심과 언약을 상징합니다. 그리고 녹보석은 푸르름을 띠는 귀한 보석으로, 하나님의 자비와 은혜를 나타내는 상징입니다.


결국 요한이 본 하나님의 형상은 거룩과 심판, 언약과 자비, 이 모든 속성이 완전하게 조화된, 초월적이면서도 친밀하신 하나님의 성품을 드러냅니다. 그분은 정결하시고, 공의로우시며, 동시에 은혜와 자비가 충만하신 분이십니다. 그분의 보좌는 단순히 한 공간에 존재하는 좌석이 아니라, 모든 만물의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다스리시는 하나님의 주권이 실현되는 자리입니다. 그러므로 하나님과 무관하게 진행되는 사건은 이 땅에 단 하나도 없습니다.


우리는 지금도 그 하나님 앞에 서 있는 존재들입니다. 우리가 비록 연약하고 제한된 피조물이지만, 하나님께서는 성령을 통해 우리에게 그분의 뜻을 보이시며, 통치를 신뢰하게 하십니다. 요한이 유배당한 죄수로 밧모 섬에 있었을지라도, 하나님은 그를 불러 하늘의 보좌 앞으로 인도하셨습니다. 우리도 이 땅의 고난과 한계를 넘어, 영적인 눈이 열리고 하나님의 통치를 바라보는 자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주님은 여전히 보좌에 앉아 계시며, 역사의 주관자이시고 우리의 삶을 이끄시는 분이십니다. 그 앞에 우리의 두려움을 내려놓고, 그분의 정결하심과 자비하심을 의지하여 담대히 나아갑시다. 하늘 보좌에서 통치하시는 하나님을 경외함으로 바라보며, 그분의 말씀을 따라 충성스럽게 살아가는 복된 성도들이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부탁드립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50 네 생물의 형상과 찬양(요한계시록 4:7~9) 이진천 2025-03-25
49 하나님의 보좌를 둘러싼 광경(요한계시록 4: 5~6) 이진천 2025-03-25
48 하나님의 보좌를 둘러싼 영광의 존재들(요한계시록 4:4) 이진천 2025-03-25
» 성령 안에서 본 보좌의 하나님(요한계시록 4:2–3) 이진천 2025-03-25
46 하늘의 문이 열릴 때(요한계시록 4:1) 이진천 2025-03-25
45 보좌에 함께 앉게 하리라(요한계시록 3:21-22) 이진천 2025-03-25
44 문밖에 서 계신 주님의 초청(요한계시록 3:20) 이진천 2025-03-25
43 주님께서 주시는 회복의 은혜(요한계시록 3:18–19) 이진천 2025-03-25
42 교만에 갇힌 라오디게아 교회(요한계시록 3:17) 이진천 2025-03-25
41 라오디게아 교회를 향한 평가(요한계시록 3:14–16) 이진천 2025-03-25
40 신앙의 승리자에게 주시는 약속(요한계시록 3:12) 이진천 2025-03-25
39 인내의 말씀을 지켰은즉(요한계시록 3:10-11) 이진천 2025-03-24
38 사단의 회와 참된 하나님의 백성(요한계시록 3:9) 이진천 2025-03-24
37 주님께서 여신 열린 문(요한계시록 3:7-8) 이진천 2025-03-24
36 생명책에 기록된 이름(요한계시록 3:4-5) 이진천 2025-03-24
35 내가 도둑 같이 이르리니(요한계시록 3:2-3) 이진천 2025-03-24
34 이름은 살았으나 실상은 죽은 교회(요한계시록 3:1) 이진천 2025-03-24
33 충성하는 자에게 주어지는 영광의 보상(요한계시록 2:26-28) 이진천 2025-03-24
32 너희에게 있는 것을 굳게 잡으라(요한계시록 2:24-25) 이진천 2025-03-24
31 회개할 기회(요한계시록 2:21-23) 이진천 2025-03-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