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계시록 4장 1절
“이 일 후에 내가 보니 하늘에 열린 문이 있는데 내가 들은 바 처음에 내게 말하던 나팔 소리 같은 그 음성이 이르되 ‘이리로 올라오라 이후에 마땅히 될 일들을 네게 보이리라’ 하시더라.”
요한계시록 4장으로 들어서며 우리는 전혀 새로운 장면, 곧 하늘에서 일어나는 영광의 환상을 접하게 됩니다. “이 일 후에”라는 표현으로 시작되는 본문은, 이전에 주어진 아시아 일곱 교회에 대한 메시지의 종결 이후 새로운 계시가 시작됨을 알리는 전환점이라 할 수 있습니다.
어떤 이는 “이 일 후에”라는 말이 2장과 3장의 교회들을 향한 메시지가 끝난 직후를 가리킨다고 보기도 하고, 혹은 세상이 끝난 뒤의 일이라고 해석하기도 하지만, 보다 타당한 해석은 이것이 묵시문학에서 자주 사용되는 표현이라는 점입니다. 이 말은 단순한 시간의 흐름을 의미한다기보다는 새로운 장면의 시작, 곧 하늘의 환상과 하나님의 계시가 본격적으로 펼쳐질 것임을 예고하는 문장입니다.
이와 같은 표현에는 대개 “내가 보았다” 혹은 “내가 들었다”는 말이 함께 등장하며, 이는 이후에 전개되는 계시가 상상이나 비유가 아닌 실제로 일어날 하나님의 계획임을 강조합니다. 요한계시록 7장 1절, 15장 5절, 19장 1절에서도 같은 표현이 반복되며, 하나님께서 실제로 보여주시고 들려주시는 계시의 사실성과 권위를 나타냅니다.
사도 요한이 먼저 본 것은 “하늘에 열린 문”이었습니다. 이 열린 문은 하나님의 뜻이 인간에게 드러나기 위해 열려 있는 통로이며, 주님의 계시가 임하는 문입니다. 요한계시록 3장 7절에서도 다윗의 열쇠를 가지신 이가 열면 닫을 자가 없고 닫으면 열 자가 없는 주님께서 열린 문을 두셨다고 말씀하셨듯이, 이 문은 하나님께서 의도하신 때에, 의도하신 자에게 열어주시는 은혜의 문입니다.
열린 문 자체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 문 너머에 있는 하늘의 실체이며, 그곳에서 펼쳐질 하나님의 경륜입니다. 이와 비슷한 장면은 성경 곳곳에서 반복되는데, 에스겔이 본 하늘의 환상(겔 1:1), 예수님께서 세례 받으실 때 하늘이 열리며 성령이 비둘기처럼 임했던 장면(마 3:16), 스데반이 순교하기 전 보았던 영광의 하늘(행 7:56), 그리고 베드로가 보았던 하늘의 이상(행 10:11) 등이 그것입니다.
그리고 사도 요한은 나팔 소리 같은 음성을 듣습니다. 이는 요한계시록 1장에서 그리스도께서 친히 말씀하실 때 들렸던 그 동일한 음성으로, 힘 있고 권위 있는 주님의 말씀입니다. 그 음성은 요한에게 “이리로 올라오라”고 부르며, “이후에 마땅히 될 일들”을 보여주겠다고 하십니다. 이 말씀은 단순히 환상의 세계로 초대하는 것이 아니라, 요한에게 하나님의 놀라운 계획의 증인으로 설 자리를 허락하신 것입니다.
사도 요한은 비록 당시 받모 섬에서 유배당한 죄수와 같은 신세였지만, 하나님께서는 그를 하늘의 보좌 앞으로 초청하셨습니다. 이는 요한 개인에게 임한 특별한 은혜일 뿐만 아니라, 하나님을 사랑하고 그분을 따르는 모든 성도들에게도 동일한 은혜가 가능하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장면입니다. 민수기 6장 25절에서 “여호와는 그의 얼굴을 네게 비추사 은혜 베푸시기를 원하며” 하신 축복의 말씀처럼, 하나님의 은혜는 보잘것없는 인생 위에도 임할 수 있는 하늘의 은총입니다.
또한 요한이 그 하늘의 문을 보고, 하나님의 음성을 들었으며, 곧 펼쳐질 사건들을 목격할 수 있었던 것은 그가 하나님의 부르심에 귀 기울였기 때문입니다. 고린도후서 12장 2절에서도 바울은 셋째 하늘에 이끌려 올라갔던 경험을 간증하며, 하나님께서 초자연적인 시야와 통찰력을 주실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마찬가지로 우리도 하나님의 말씀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영적인 눈과 귀를 열 때,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보여주시는 은혜의 세계를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
주님은 지금도 우리를 “이리로 올라오라” 하며 초대하고 계십니다. 세상의 시각에 머무르지 말고, 하늘의 관점에서 하나님의 계획을 바라보라는 부르심입니다. 하늘의 문은 이미 열려 있고, 주님의 말씀은 지금도 울려 퍼지고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그 음성을 듣고 순종하는 것입니다.
이 땅의 한계를 넘어서서, 하나님의 영광과 뜻을 바라보며 살기를 결단하시는 여러분 모두에게, 하나님의 계시와 임재의 은혜가 충만히 임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