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계시록 3장 20절

“볼지어다 내가 문 밖에 서서 두드리노니 누구든지 내 음성을 듣고 문을 열면 내가 그에게로 들어가 그로 더불어 먹고 그는 나로 더불어 먹으리라.”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라오디게아 교회의 영적 상태를 책망하시고 경고하셨지만, 거기에서 그치지 않으시고 사랑의 초청으로 그들을 부르셨습니다. 주님의 음성은 심판의 외침이 아니라 회복과 교제를 위한 부드러운 손짓이며, 문밖에 서서 오래 참고 기다리시는 은혜의 초청입니다.

주님은 “내가 문 밖에 서서 두드리노니”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여기서 ‘서 있다’는 헬라어 ‘에스테카’는 단순히 잠깐 서 있는 것이 아니라, 이미 오래 전부터 지금까지 계속 그 자리에 서 계심을 의미합니다. 또한 ‘두드린다’는 동사 ‘크루오’는 현재진행형으로, 지금도 계속 두드리고 계심을 나타냅니다. 즉 주님은 한 순간의 충동이 아니라, 오래 참으시며 우리의 마음이 열리기를 간절히 기다리고 계십니다.

예수님은 문을 강제로 여시지 않으십니다. 문을 여는 것은 전적으로 우리의 책임이며 선택입니다. “누구든지 내 음성을 듣고 문을 열면”이라는 조건이 붙은 이 말씀은, 주님의 음성을 듣고 그분께 마음을 여는 자만이 그분과의 교제를 누릴 수 있음을 말씀하고 계십니다.

라오디게아 교인들은 영적으로는 가난하고, 눈멀고, 벌거벗은 상태에 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님은 그들을 포기하지 않으셨습니다. 오히려 그들과 함께 식탁을 나누고자 하셨습니다. “내가 그에게로 들어가 그로 더불어 먹고 그는 나로 더불어 먹으리라”는 말씀에서 ‘먹다’는 헬라어 ‘데이프네오’는 헬라 문화에서 가장 풍성한 저녁식사를 뜻합니다.

헬라인들에게 있어 아침과 점심은 비교적 간단한 식사였지만, 저녁은 가족과 친구들이 함께 모여 화목한 분위기 속에서 즐기는 가장 의미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예수님께서 ‘먹겠다’고 하신 이 말씀은 단순한 음식을 나누겠다는 의미를 넘어, 친밀하고 깊은 교제를 나누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습니다. 이는 그 어떤 친구나 애인 사이의 대화보다도 더 감미롭고 진실한 교제임을 의미합니다.

주님은 지금도 각자의 마음 문 밖에서 두드리고 계십니다. 이 초청은 단순히 미래의 천국만을 위한 것이 아닙니다. 지금 이 자리에서도, 우리가 마음 문을 열기만 한다면 주님은 들어오셔서 함께 하시고, 깊고 풍성한 교제를 누리게 하십니다. 요한복음 14장 23절에서도 “사람이 나를 사랑하면 내 말을 지키리니 내 아버지께서 그를 사랑하실 것이요 우리가 그에게 가서 거처를 그와 함께 하리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이 초청을 거부하는 자는 결국 영원한 단절, 곧 멸망에 이르게 될 것입니다. 요한일서 2장 22절–23절은 “아들을 부인하는 자에게는 아버지도 없으되 아들을 시인하는 자에게는 아버지도 있느니라”고 말씀합니다. 그러나 그 음성에 응답하여 마음을 여는 자는 지금도 성령의 교제를 누릴 수 있으며, 장차 하나님 나라의 기쁨 속에 거하게 될 것입니다. 누가복음 22장 30절에서 주님은 “너희는 내 나라에 있어 내 상에서 먹고 마시며”라고 약속하셨고, 마태복음 28장 20절에서는 “내가 세상 끝날까지 너희와 항상 함께 있으리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주님은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 마음 문 밖에 서서 두드리고 계십니다. 우리가 열기만 하면, 주님은 들어오셔서 그분의 사랑과 위로, 회복의 은혜로 우리와 함께 하시겠다고 약속하십니다. 이 은혜의 초청에 마음을 활짝 열고, 주님과의 친밀한 교제를 회복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