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너를 책망할 것이 있나니 너의 처음 사랑을 버렸느니라. 그러므로 어디서 떨어졌는지를 생각하고 회개하여 처음 행위를 가지라. 만일 그리하지 아니하고 회개하지 아니하면 내가 네게 가서 네 촛대를 그 자리에서 옮기리라.” (요한계시록 2:4–5)


주님께서는 앞서 에베소 교회를 향하여 그들의 행위와 수고, 인내와 진리 수호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으셨습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님께서는 단호한 어조로 한 가지를 책망하십니다. 바로 “처음 사랑을 버렸다”는 것입니다. 이는 단순한 감정의 식음이 아니라, 신앙의 본질에서 멀어졌다는 매우 심각한 문제를 지적하신 말씀입니다.


‘처음 사랑’이란 무엇입니까? 이는 에베소 교인들이 과거에 그리스도를 처음 만나고 따르던 때 가졌던 순결하고 열정적인 사랑을 의미합니다. 이는 교회를 향한 사랑이기도 하고, 서로를 향한 사랑이기도 하며, 무엇보다도 주님을 향한 불타는 내적 헌신이었습니다. 사도행전 20장 35절과 에베소서 1장 15절에서도 그들이 과거에 가졌던 아름다운 사랑과 믿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또한 디모데후서 2장 12–13절은 주님께 대한 충성과 헌신이 변함없어야 함을 강조합니다.


주님은 왜 이런 사랑의 결핍을 그토록 심각하게 여기셨을까요? 그것은 외형적인 봉사와 교리적 정통성이 아무리 뛰어나다 할지라도, 사랑 없는 행위는 아무 의미가 없기 때문입니다. 요한일서 4장 20–21절에서 사도 요한은 “하나님을 사랑하노라 하고 그 형제를 미워하면 거짓말하는 자니”라고 말했습니다. 즉, 주님을 향한 사랑과 이웃을 향한 사랑은 결코 분리될 수 없으며, 사랑 없는 신앙은 공허한 껍데기에 불과합니다.


우리의 신앙이 오래될수록 찾아오는 위험은, 처음 가졌던 감격과 헌신이 식어버리고 형식과 습관만 남는 것입니다. 에베소 교회는 진리를 수호하며 정통을 따랐지만, 그 마음속 사랑이 점점 식어갔습니다. 그러므로 성도의 삶은 언제나 하나님 앞에서 진실하게 이루어져야 하며, 에베소서 6장 5–7절처럼 사람에게 하듯 하지 말고 죽게 하듯 하여야 할 줄로 믿습니다.


그렇다면, 처음 사랑을 회복하는 길은 무엇입니까? 주님은 에베소 교회를 책망하신 후, 곧바로 해결의 길을 세 가지로 제시하십니다. 첫째는 “어디서 떨어졌는지를 생각하라”는 것입니다. 이는 자신이 언제, 어디서부터 영적 미끄러짐이 시작되었는지를 진지하게 돌아보라는 말씀입니다. 과거의 열정과 현재의 현실을 비교하며, 자신이 주님으로부터 얼마나 멀어졌는지를 성찰하는 것이 회복의 첫걸음입니다. 누가복음 15장 17절에서 탕자가 “내 아버지 집에는 양식이 풍족한 품꾼이 얼마나 많은가” 하고 스스로 돌아본 것처럼, 생각하는 자만이 회개할 수 있습니다.


둘째는 “회개하라”는 주님의 요구입니다. 이 회개는 단순한 감정적 후회가 아니라, 마음과 행동을 돌이켜 하나님께로 향하는 전적인 결단입니다. 사무엘상 26장 21절에서 사울은 자신이 죄를 범했음을 인정했고, 누가복음 15장 18–19절에서는 탕자가 아버지께 나아가 고백하며 용서를 구합니다. 이러한 회개는 지체 없이, 오늘 즉시 이루어져야 하며, 진정한 회개는 곧 행동으로 이어져야 합니다.


셋째는 “처음 행위를 가지라”는 명령입니다. 진정한 회개는 열매를 통해 증명됩니다. 아무리 입술로 회개를 말하고, 눈물로 회개를 해도, 삶의 변화가 없다면 그것은 온전한 회개가 아닙니다. 미가서 3장 8절과 누가복음 15장 20절을 보면, 성령의 감동은 실제적인 변화와 순종의 행동으로 이어집니다. 그러므로 회개한 자는 다시금 처음처럼 주님을 사랑하며, 이웃을 섬기며, 복음을 위해 헌신하는 자로 살아가야 합니다.


하지만 주님께서는 만일 회개하지 않을 경우에 대한 엄중한 경고도 함께 주십니다. “내가 네게 가서 네 촛대를 그 자리에서 옮기리라”고 하셨습니다. 이는 주님의 임재가 떠나는 것이며, 곧 교회로서의 정체성과 역할이 제거되는 것을 의미합니다. 요한복음 15장 6절에서 “사람이 내 안에 거하지 아니하면 가지처럼 밖에 버려 말라지나니”라고 하신 주님의 말씀처럼, 주님과의 교제가 단절된 교회는 더 이상 생명력 없는 존재가 되고 맙니다.


에베소 교회는 수고도 있었고 인내도 있었으며, 진리를 분별하는 능력도 갖추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 모든 것이 주님을 향한 ‘처음 사랑’ 없이 진행되고 있었다는 것이 문제였습니다. 오늘 이 말씀은 우리 각자와 우리 교회를 향한 주님의 음성입니다. 우리가 처음 주님을 만났을 때의 감격과 감사, 그 순전한 사랑과 헌신을 다시 회복해야 할 때입니다.


주님께서는 오늘도 우리 각자의 심령을 살피시며 말씀하십니다. “너는 처음 사랑을 버리지 않았느냐? 돌아오라. 회개하라. 처음 행위를 가지라.” 이 주님의 부르심 앞에 즉각 반응하며, 다시 처음 사랑의 자리로 돌아가는 우리 모두가 되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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