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룩한 것을 개에게 주지 말며 너희 진주를 돼지 앞에 던지지 말라. 그들이 그것을 발로 밟고 돌이켜 너희를 찢어 상하게 할까 염려하라.”
(마태복음 7장 6절)
오늘 본문은 예수님의 산상수훈 중에서도 다소 이해하기 어려운 말씀으로 여겨지는 부분입니다. “거룩한 것을 개에게 주지 말고, 진주를 돼지 앞에 던지지 말라”는 이 말씀은 예수님의 자비와 사랑의 메시지와 다르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주님은 이 말씀을 통해 복음을 전하는 일에 있어서도 반드시 분별력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가르쳐 주십니다. 먼저 여기에서 말하는 ‘개’와 ‘돼지’는 당시 유대 사회에서 부정한 동물의 상징으로 여겨졌습니다. 본래 유대인들은 이방인을 멸시할 때 이런 표현을 사용하곤 했지만, 예수님께서는 그런 편견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을 고의적으로 거부하고 조롱하며, 악의적으로 대적하는 사람들을 가리키는 비유로 사용하신 것입니다. 이는 단순히 복음을 듣지 않는 사람들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진리를 의도적으로 무시하고, 조롱하고, 짓밟는 자들에 대한 경고입니다. 디도서 3장 10-11절에서도 “이단에 속한 사람을 한두 번 훈계한 후에 멀리하라”고 말씀하는 것처럼, 완악한 마음으로 복음을 모욕하는 자들에게는 무분별한 접근이 오히려 더 큰 해를 불러올 수 있다는 것을 우리에게 경고하고 계신 것입니다.
이어서 예수님은 ‘거룩한 것’과 ‘진주’를 예로 드십니다. ‘거룩한 것’은 원래 하나님께 바치는 제물이나 성전에서 구별된 음식과 같이, 하나님께 드려지는 거룩한 대상을 의미합니다. 구약에서도 제사장 외에는 그 거룩한 것을 먹을 수 없었고, 일반 백성이나 이방인은 접근할 수 없었습니다. 또한 ‘진주’는 마태복음 13장에서 “좋은 진주를 구하는 장사” 비유에서도 알 수 있듯이, 하나님 나라의 영광과 복음의 귀중함을 상징하는 표현입니다. 이처럼 ‘거룩한 것’과 ‘진주’는 모두 하나님의 말씀, 복음, 진리를 가리키는 말이며, 이는 그 자체로 지극히 거룩하고 귀한 것입니다. 그런데 예수님은 그 귀한 것을 ‘개’나 ‘돼지’에게 던지지 말라고 하십니다. 그 이유는 그들이 그 가치와 의미를 전혀 이해하지 못한 채, 도리어 그것을 짓밟고, 거룩함을 모욕하며, 말씀을 전한 자까지 해하려 하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복음을 소중히 여겨야 할 책임이 우리에게 있다는 것과 동시에, 복음을 전할 때에도 지혜롭고 분별 있게 전해야 함을 강조하시는 말씀입니다. 잠언 9장 8절에서 “거만한 자를 책망하지 말라, 그가 너를 미워할까 두려우니라. 지혜 있는 자를 책망하라, 그가 너를 사랑하리라”는 말씀처럼, 주님의 진리를 전할 때에도 반드시 상대의 마음 상태와 태도를 살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복음을 모든 민족에게 전하라고 명령하셨습니다. 그러나 복음을 전하는 방식에 있어서는 항상 성령의 인도하심과 분별력을 따라야 한다고 가르치십니다. 진리를 조롱하고, 고의로 반대하고, 비웃는 자들에게 무조건적인 반복적 전도는 오히려 하나님의 이름이 모독당하고, 전하는 자까지도 조롱당하게 될 수 있습니다. 오히려 그런 경우에는 주님께서 하신 것처럼 그 자리를 조용히 떠나는 것이 더 지혜로운 태도일 수 있습니다. 복음을 무시하는 자에게 억지로 전하지 않는다고 해서 그것이 믿음 없음이 아닙니다. 그것은 거룩한 것을 아끼는 영적 지혜이자 경건한 분별입니다. 물론 우리는 여전히 그들을 위해 기도해야 하고, 그 영혼을 위해 눈물로 중보해야 합니다. 그러나 직접적인 말씀 선포나 복음의 전달은, 성령께서 마음을 여실 때까지 기다릴 줄 아는 인내가 필요합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말씀을 전할 때 사람의 반응을 억지로 이끌기보다, 하나님의 타이밍을 신뢰하고, 성령의 감동을 따라 지혜롭게 접근해야 할 책임이 있습니다.
예수님은 여러 차례 말씀하시기를 “들을 귀 있는 자는 들을지어다”라고 하셨습니다. 이는 듣고자 하는 마음이 준비된 사람에게 복음이 전달될 때, 그 말씀이 생명의 씨앗이 되어 자라날 수 있다는 뜻입니다. 하나님의 진리는 값없는 것이 아닙니다. 값없이 주어지지만, 그 가치는 세상의 어떤 보물보다도 귀합니다. 그러므로 우리 모두는 이 복음의 진주를 더욱 아끼고 소중히 여기며, 전할 때에도 마땅히 받을 수 있는 준비된 영혼을 향해 기도하며 인도되어야 합니다. 베드로전서 3장 15절은 우리에게 이렇게 권면합니다. “너희 마음에 그리스도를 주로 삼아 거룩하게 하고, 너희 속에 있는 소망에 관한 이유를 묻는 자에게는 온유와 두려움으로 대답하라.” 우리는 항상 복음을 전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하지만, 동시에 온유함과 경외심, 그리고 분별력을 가지고 접근해야 합니다. 오늘 이 말씀을 통해 우리 모두가 복음의 진리를 귀하게 여기고, 또한 복음을 전하는 일에 있어서도 지혜와 사랑, 분별을 겸비한 성숙한 전도자가 되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