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가족들이 거주하는 인천에서부터 소망교회로 가다보면 깊은 산과 골짜기를 지납니다. 온통 초록으로 물든 길을 달리다보면 가끔 진한 풀냄새를 맡을 수 있는데 그곳에서는 병사들이나 혹은 농부들이 제초(풀을 제거하는)작업을 하고 있는 모습들을 봅니다. 무심결에 그곳을 지나지만 언제나 창문 틈으로 새어 들어오는 풀냄새는 나의 기분을 맑게 해 주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풀 냄새가 주는 의미를 생각하면서 나의 마음을 더욱 강인한 도구로 연단시켜 갑니다.
풀이든 꽃이든, 아니면 모든 인생조차도 밟히고 죽는 순간에 가장 진한 향기를 나타내는 것 같습니다. 매일 우리 앞에 보이는 나무와 풀 그리고 꽃들이 언제나 향기를 내지는 않습니다. 반드시 꺾이고, 찢기고, 죽어가는 순간에 그들의 향기를 냅니다. 우리의 인생에서도 무난하고 평탄한 인생을 사는 자들에게 삶의 가치와 영향력을 발견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들의 인생에서 고비를 만나고 견딜 수 없는 고통의 순간에 그들은 가장 위대한 인생을 사는 자의 모습이 어떠한 것인지를 보여줍니다.
아브라함의 인생은 수많은 시행착오의 연속이었지만 그의 인생에서의 가장 큰 고비였던 그의 아들 이삭을 모리아 산에 제물로 드려야만 하는 상황에서 하나님으로부터 인정을 받는 믿음의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야곱의 인생은 어떻습니까? 그는 그의 가족들이 있는 브엘세바로부터 쫓겨나 삼촌 라반의 집으로 향하는 동안 인생의 가장 절망적인 상황에서 하나님을 만나는 경험을 할 수가 있었습니다. 요셉의 인생 역시 그가 아버지의 사랑 속에서 평생을 평탄한 삶을 살았더라면 그를 더 이상 믿음의 사람, 혹은 꿈의 사람, 성공적인인생을 살았던 사람이라고 말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의 인생에서 이집트의 노예와 죄수의 몸이 되는 비참한 상황이 있었기에 그의 삶은 더욱 영광스러울 수 있었습니다.
다윗이 솔로몬보다 더욱 위대한 믿음의 사람이라고 불려질 수 있었던 것은 결코 물질적인 풍요로움이나 명예스러움을 유지했기 때문이 아닙니다. 오히려 다윗은 솔로몬에 비해서 모든 면에서 부족한 사람이었지만 수많은 고통과 환난 속에서도 하나님을 향한 그의 믿음을 보여주었기 때문입니다. 반면에 솔로몬이 영광스러운 인생을 살았지만 결국 헛된 인생을 살 수밖에 없었던 것은 그의 인생에서 진정한 아픔을 경험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결국 인생에서 아픔은 그의 삶의 가치를 더욱 높여 줄 것입니다.
예수님을 부인하는 시행착오가 없는 베드로는 없습니다. 또한 예수님을 만나기 전에 그리스도인을 핍박했던 시절을 보냈던 바울을 생각해 보십시오. 만일 그가 평범한 시절을 보내다가 주님을 만났다면 과연 위대한 복음전도자로서 생애를 살 수 없었을지도 모릅니다. 위대한 믿음의 사람들에게는 반드시 아픔의 시간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그 아픔은 오히려 더욱 진한 향기로 많은 이들에게 아름다운 삶의 모습으로 비춰집니다.
우리는 언젠가 이 세상에서의 생을 마감하면서 진한 향기를 내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어떠한 향기를 내게 될지는 아무도 알 수 없습니다. 다른 이들에게 혐오스럽거나 부담을 줄 수 있는 향기를 낼 수도 있을 것이며, 또한 아름다운 향기로 감동을 시킬 수도 있을 것입니다. 지금 우리의 내면이 짖밟히게 된다면 어떠한 향기를 낼 수 있습니까? 아름다운 향기를 내기 위하여 아름답고 건강한 삶을 살아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