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마태복음 6장 12절
“우리가 우리에게 죄 지은 자를 사하여 준 것 같이 우리 죄를 사하여 주시옵고”
주기도문의 다섯 번째 간구에 해당하는 이 말씀은 신앙의 심장과도 같습니다. 이 기도는 단순히 죄의 용서를 구하는 차원을 넘어, 우리가 다른 사람을 용서해야 하는 의무를 담고 있습니다. 즉, 하나님께 죄 사함을 구하는 동시에 이웃을 향해 용서를 실천하겠다는 결단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오늘 이 말씀을 통하여 우리는 하나님의 은혜로 죄사함을 얻는 동시에, 그 은혜를 나누는 자로 부름받았음을 깨닫기를 원합니다.
1. 죄사함은 전적으로 하나님의 은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죄사함이 우리의 공로나 선행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죄 사함은 하나님의 자비와 긍휼로 주어지는 값없는 선물입니다. 에베소서 1장 7절은 이렇게 증거합니다.
“우리는 그리스도 안에서 그의 은혜의 풍성함을 따라, 그의 피로 말미암아 구속, 곧 죄 사함을 받았느니라.”
우리가 하나님 앞에 설 수 있는 근거는 오직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보혈뿐입니다. 인간의 어떤 노력이나 의로움도 죄 문제를 해결할 수 없습니다. 다윗이 시편 51편에서 통회하며 고백했던 것처럼, 하나님 앞에 설 때 우리는 오직 은혜를 의지할 뿐입니다. 죄사함은 하나님께서 거저 주신 은혜이며, 우리는 그 은혜에 감사할 수밖에 없는 존재입니다.
2. 용서받기 위해서는 먼저 용서해야 한다
그러나 주님께서는 이 간구에 조건을 붙이셨습니다.
“우리가 우리에게 죄 지은 자를 사하여 준 것 같이…”
즉, 우리가 다른 사람을 용서할 때에 하나님께도 용서를 구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주님은 마태복음 6장 14-15절에서 분명히 말씀하셨습니다.
“너희가 사람의 잘못을 용서하면 너희 하늘 아버지께서도 너희를 용서하시려니와, 너희가 사람의 잘못을 용서하지 아니하면 너희 아버지께서도 너희 잘못을 용서하지 아니하시리라.”
우리는 종종 하나님께 죄사함을 구하면서도 정작 다른 이들의 잘못은 끝까지 붙잡고 놓지 않으려 합니다. 그러나 성경은 분명히 말씀합니다. 용서받기 원한다면 먼저 용서해야 한다고 말입니다.
3. 용서는 신앙의 열매요 구원의 증거
용서는 단순히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구원받은 자에게 반드시 나타나야 하는 신앙의 열매입니다. 에베소서 4장 32절은 이렇게 권면합니다.
“서로 친절하게 하며 불쌍히 여기며 서로 용서하기를 하나님이 그리스도 안에서 너희를 용서하심과 같이 하라.”
구원받은 자는 용서받은 자입니다. 그렇기에 반드시 다른 사람을 용서할 수 있어야 합니다. 물론 우리의 힘으로는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성령께서 우리 안에서 역사하시며 용서할 수 있는 마음을 주십니다. 용서는 억지로 만들어내는 감정이 아니라, 성령의 은혜로 열매 맺는 믿음의 증거입니다.
4. 예수님께서 보여주신 용서의 본
십자가 위의 예수님은 자기를 조롱하고 못 박는 자들을 향해 이렇게 기도하셨습니다.
“아버지여, 저들을 사하여 주옵소서. 자기들이 하는 것을 알지 못함이니이다”(눅 23:34).
이것이 바로 예수님의 용서입니다. 원수를 향한 극율의 기도, 자신을 해치는 자를 향한 사랑의 마음입니다. 우리도 그리스도의 제자라면 마땅히 이 본을 따라야 합니다. 나에게 상처 준 사람, 원망의 대상이 되는 사람조차도 주님의 마음으로 용서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것이 그리스도인의 정체성이며, 하나님의 자녀됨의 증거입니다.
5. 날마다 회개의 삶을 살아야 한다
주기도문은 믿는 자를 위한 기도입니다. 이미 죄사함을 받은 성도일지라도 여전히 죄를 짓는 존재이기에 날마다 회개가 필요합니다. 요한일서 1장 9절은 이렇게 말씀합니다.
“만일 우리가 우리 죄를 자백하면 그는 미쁘시고 의로우사 우리 죄를 사하시며 우리를 모든 불의에서 깨끗하게 하실 것이요.”
죄사함은 단번에 이루어진 동시에, 매일의 삶 속에서 새롭게 경험해야 하는 은혜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날마다 하나님 앞에 나아가 자백하고, 회개하며, 정결함을 유지하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우리는 두 가지를 기억해야 합니다.
첫째, 죄사함은 오직 은혜로 주어진다는 사실입니다. 우리의 공로가 아니라 예수님의 십자가로 인한 은혜입니다.
둘째, 용서받은 자는 반드시 용서하는 자가 되어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용서받고 싶으면서도 다른 사람을 용서하지 않는 것은 모순이며, 하나님의 뜻에 합당하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오늘 우리는 이렇게 결단해야 합니다.
“주님, 저를 용서하신 것처럼 저도 이웃을 용서하게 하소서. 받은 상처를 내려놓고, 주님의 십자가 은혜로 용서하게 하소서.”
결론
“우리 죄를 사하여 주시옵고”라는 기도는 은혜의 고백이자 실천의 요청입니다. 우리는 용서받은 자로서 날마다 하나님의 은혜를 붙들고 살아야 하며, 동시에 용서하는 자로 부름받았습니다. 이 기도를 드릴 때마다 먼저 주님의 십자가를 바라보고, 받은 은혜를 기억하며, 이웃을 향해 용서와 사랑을 실천하는 성도가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