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태복음 6장 1–4절
예수님께서는 산상수훈을 통해 하나님 나라의 백성들이 이 땅에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를 매우 구체적이고 실제적인 방식으로 가르치셨습니다. 그 가운데 6장으로 넘어오면서 주님은 ‘의로운 행위’—곧 구제, 기도, 금식—에 대한 자세한 지침을 주십니다. 그 첫 번째가 바로 구제에 관한 내용입니다. 주님은 구제 자체보다도 그 마음과 동기에 집중하시며, 하나님께서 진정으로 기뻐하시는 삶의 태도를 제시하십니다.
“사람에게 보이려고 그들 앞에서 너희 의를 행하지 않도록 주의하라. 그렇지 아니하면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께 상을 받지 못하느니라.” (마태복음 6:1)
이 말씀은 분명하게 우리에게 경고하고 있습니다. 아무리 선한 행위일지라도, 그것이 사람의 인정을 목적삼고 행해질 때, 그것은 하나님 앞에서 아무런 상급도 없는, 공허한 행동일 뿐이라는 것입니다. 우리가 착한 일을 하는 이유가 정말 하나님의 뜻을 따르기 위함인지, 아니면 사람들에게 인정받고자 하는 숨은 욕망에서 비롯된 것인지, 예수님은 우리의 중심을 살피십니다.
우리는 종종 착한 행위를 함으로써 하나님의 이름이 높임을 받기를 바란다고 말하면서도, 실제로는 자신이 칭찬받기를 원할 때가 많습니다. 예수님은 5장에서 “너희 착한 행실을 보고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께 영광을 돌리게 하라”(마태복음 5:16)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러나 6장에서는 “사람에게 보이려고 하지 말라”고 하십니다. 이 둘은 모순이 아닙니다. 전자는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기 위한 삶이고, 후자는 자기 영광을 위한 삶입니다. 동일한 행동이라도, 그 동기가 다르면 하나님 앞에서의 평가도 달라진다는 사실을 우리는 잊지 말아야 합니다.
예수님은 특히 바리새인들과 서기관들을 위선자라고 책망하셨습니다. 그들은 회당이나 거리 어귀에서 일부러 구제함을 크게 드러내고, 사람들의 박수와 칭찬을 받기를 원했습니다. 하지만 예수님은 그들에게 “그들은 자기 상을 이미 받았느니라”(마 6:2)고 하셨습니다. 사람들의 인정을 받은 순간, 그들에게 돌아갈 상급은 끝난 것입니다. 그러나 진정한 하나님의 백성은 은밀한 중에 보시는 하나님만을 바라보며 행하는 자입니다. 사람의 눈이 아닌, 하나님의 눈을 의식하고 살아가는 자입니다.
“너는 구제할 때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마태복음 6:3)
이 구절은 그저 구제할 때 몰래 하라는 의미를 넘어서, 자기 자신조차도 의식하지 않을 정도로 겸손하게 하라는 깊은 뜻이 담겨 있습니다. 다시 말해, 내가 선한 일을 했다는 자기 만족, 자부심조차도 내려놓으라는 것입니다. 우리의 자아는 쉽게 의로움 속에서 교만을 만들어내며, 은혜의 자리를 자기 영광의 도구로 삼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므로 예수님은 은밀함을 강조하신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은밀한 중에 보시고, 은밀한 중에 갚으신다는 사실은, 우리의 모든 삶이 하나님의 시선 안에 있음을 기억하게 합니다.
세상은 보여지는 것에 가치를 둡니다. 겉으로 드러나는 업적과 명예, 눈에 띄는 헌신을 높이 평가합니다. 하지만 하나님은 은밀한 중에 행하는 자를 귀히 여기십니다. 사람의 박수와 명성은 금세 사라지지만, 하나님이 주시는 상급은 영원합니다. “모든 육체는 풀과 같고, 그 모든 영광은 풀의 꽃과 같으니... 그러나 주의 말씀은 세세토록 있도다.”(베드로전서 1:24–25)
우리의 신앙은 무대 위에서 연기하듯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무대 뒤, 아무도 보지 않는 자리에서도 진실하게 살아가는 것입니다. 그것이 참된 믿음이며, 예수님의 삶이 보여준 길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십자가에 이르기까지 자기 자신을 비우시고, 사람들의 인정을 구하지 않으셨습니다. 오히려 고난과 조롱 속에서도 묵묵히 하나님의 뜻을 이루셨습니다. 그러한 예수님의 삶이, 오늘 우리에게 진정한 의로움의 본을 제시해 주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가 구제할 때, 봉사할 때, 기도할 때, 헌신할 때마다 사람이 보느냐 보지 않느냐보다, 하나님이 보시는가를 먼저 생각해야 합니다. 하나님은 우리의 숨은 중심을 보시는 분이십니다. 그리고 그 중심이 진실하고 겸손할 때, 하나님은 반드시 그를 기억하시고 보상하실 것입니다. 사람에게 인정받는 것보다, 하늘 아버지께 인정받는 것이 더 크고 귀한 상급임을 믿고, 세상의 눈이 아닌 하나님의 눈 앞에서 사는 삶을 힘써 살아가야 합니다.
오늘 우리가 드리는 예배, 기도, 섬김, 나눔, 모든 신앙의 행위가 하나님 앞에서의 진실함으로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은밀한 중에 보시는 네 아버지께서 갚으시리라”(마태복음 6:4)는 주님의 약속을 붙들고, 하늘의 상급을 소망하며 살아가는 하나님 나라의 백성이 되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