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태복음 5장에서 예수님께서 산상수훈을 통해 하나님의 백성으로서 살아가야 할 삶의 기준을 가르치시는 장면을 보게 됩니다. 특별히 오늘은 이 가운데서도 가장 도전적이며 깊은 사랑의 명령이라 할 수 있는, ‘원수를 사랑하라’는 계명에 대해 함께 묵상하고자 합니다.
1. 예수님이 주신 새로운 사랑의 계명 (43-44절)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또 네 이웃을 사랑하고 네 원수를 미워하라 하였다는 것을 너희가 들었으나,
나는 너희에게 이르노니, 너희 원수를 사랑하며 너희를 박해하는 자를 위하여 기도하라.” (마 5:43-44)
당시 유대인들은 ‘이웃을 사랑하라’는 율법은 알고 있었지만, ‘원수를 미워하라’는 내용은 율법의 본래 정신이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그 의미를 축소시켜서, 이웃은 사랑하고 원수는 미워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여겼습니다.
하지만 예수님께서는 이 왜곡된 해석을 바로잡으시며, 한 걸음 더 나아가 원수를 사랑하고, 박해하는 자를 위해 기도하라고 명령하십니다. 이는 단순한 도덕적 가르침이 아니라, 하나님의 본성을 본받는 삶의 방식이었습니다.
2. 율법의 본래 의미 회복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이 사랑은 감정의 문제가 아니라 선택의 문제요, 실천의 문제입니다. 구약의 율법도 결코 원수를 미워하라고 말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출애굽기 23장 4-5절을 보면, 원수의 나귀가 길을 잃거나 짐이 무거워 쓰러져 있으면 도와주라고 명령합니다.
따라서 예수님은 새 계명을 주신 것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율법의 본래 정신을 회복시키신 것입니다. 원수를 사랑하는 것은 그리스도인의 선택이 아닌 의무이며 사명입니다.
3. 예수님의 본을 따르라
사랑하는 여러분, 우리는 이 말씀 앞에서 한 가지 중요한 진리를 기억해야 합니다. 예수님께서 먼저 원수였던 우리를 사랑하셨다는 사실입니다. 로마서 5장 10절에서는 이렇게 증거합니다:
“곧 우리가 원수 되었을 때에 그의 아들의 죽으심으로 말미암아 하나님과 화목하게 되었은즉…”
예수님께서는 원수 된 우리를 위해 십자가를 지셨고, 그 피로 우리를 용서하시고 하나님의 자녀 되게 하셨습니다. 그렇다면 우리 역시, 우리를 힘들게 하고 미워하는 자를 위해 기도하며, 그들을 위해 축복하는 삶을 살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예수님의 사랑은 조건 없는 사랑이었고, 그 사랑이 오늘 우리 안에도 살아 역사해야 할 줄로 믿습니다.
4. 하나님을 닮기 위해 사랑하라 (45-47절)
예수님께서는 말씀하십니다:
“이같이 한즉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의 아들이 되리니…” (45절)
왜 원수를 사랑해야 하는가? 하나님을 닮기 위해서입니다. 하나님은 선인과 악인에게 동일하게 햇빛을 비추시고, 비를 내려주십니다. 하나님은 자격이 있는 자에게만 은혜를 주시는 분이 아니라, 자격 없는 자에게도 긍휼을 베푸시는 자비의 하나님이십니다.
하나님의 자녀 된 우리 역시, 감정이나 상황에 따라 행동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성품을 닮아가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그것이 바로 그리스도인의 모습이며,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삶의 자세입니다.
5. 하나님의 자녀가 지향해야 할 목표: 온전함 (48절)
마지막으로 예수님은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그러므로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의 온전하심과 같이 너희도 온전하라.” (48절)
여기서 말하는 **‘온전함’**이란 단지 죄를 짓지 않는 상태를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이는 하나님의 성품을 닮아가는 성숙함, 곧 영적 성숙과 인격의 완전함을 의미합니다.
사도 바울도 빌립보서 3장 12-14절에서 말씀합니다:
“온전히 이루었다 함도 아니요… 오직 내가 그리스도 예수께 잡힌 그것을 잡으려고 달려가노라.”
하나님의 자녀는 은혜와 거룩함에서 날마다 자라가야 하며, 예수님을 닮기 위해 끊임없이 나아가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