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약 율법 중에 나오는 복수법(eye for an eye), 곧 "눈은 눈으로, 이는 이로" 갚는다는 원칙에 대해 살펴보고, 이에 대해 예수님께서 어떻게 해석하고 완성하셨는지 함께 묵상하고자 합니다.

1. 복수법의 본래 목적

우선, 이 보복법은 고대 근동 사회에서는 매우 중요한 법적 원칙이었습니다. 레위기 24장 20절, 출애굽기 21장 24절, 신명기 19장 21절 등에서 "눈은 눈으로, 이는 이로" 갚으라는 말씀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잔인하게 보이기도 하지만, 사실 이 법의 목적은 공정한 정의 실현과 복수의 억제에 있었습니다.

즉, 어떤 사람이 손해를 입었다고 해서 과도하게 보복하지 못하도록 피해 이상의 대가를 요구하지 못하게 한 것입니다. 이것은 인간의 본능적인 복수심을 절제시키고, 공동체 안의 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자비로운 장치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2. 예수님의 재해석 – 마태복음 5장 38-42절

그러나 주님은 이 율법을 보다 깊은 차원에서 다시 해석하셨습니다. 마태복음 5장 38절에서 42절 말씀에서 예수님은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또 눈은 눈으로, 이는 이로 갚으라 하였다는 것을 너희가 들었으나 나는 너희에게 이르노니, 악한 자를 대적하지 말라. 누구든지 네 오른뺨을 치거든 왼편도 돌려 대며...”

예수님의 말씀은 율법 자체를 폐지하려는 것이 아니라, 그 율법의 진정한 정신을 회복시키려는 것이었습니다. 예수님은 개인의 복수심을 내려놓고, 오히려 스스로 손해보는 것을 감수하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것은 패배가 아니라 하나님의 사랑을 드러내는 승리의 길이었습니다.

3. 복수법은 개인의 복수가 아니라 공동체 질서를 위한 법

본래 복수법은 국가나 법정에서 적용되는 공적 정의의 원칙이었고, 개인적인 복수를 정당화하려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것은, 개인의 삶 속에서 발생하는 모욕이나 불이익에 대하여, 복수하려 하지 말고 오히려 사랑으로 감싸라는 것이었습니다.

주님은 이 법을 국가나 단체 간의 전쟁이나 사법적 판단에 적용하신 것이 아니라, 개인의 삶 속에서의 태도에 적용하셨습니다.

4. 왜 복수는 더 큰 분쟁을 낳는가?

복수는 감정을 해결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감정을 더 자극하고 악화시키는 결과를 낳습니다. 한쪽이 상처를 입히면, 다른 쪽은 더 큰 상처로 되갚으려 하고, 그렇게 분쟁은 점점 더 깊어집니다. 결국 공동체의 평화는 깨어지고, 미움과 분열만 남게 됩니다.

예수님께서 “왼편 뺨도 돌려 대라”고 하신 것은 복수를 멈추고 평화를 선택하라는 사랑의 명령이었습니다. 이 말씀을 실천하기 위해서는 우리의 마음에 믿음과 용서, 그리고 하나님의 사랑이 있어야 합니다.

5. 손해를 감수하는 사랑

예수님의 사랑은 단지 감정적인 동정이 아니라, 실천적이며 희생적인 사랑입니다. 때로는 우리가 억울한 일을 당할 수도 있고, 손해를 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때 우리가 악을 악으로 갚지 않고, 오히려 선으로 악을 이기려 한다면, 하나님께서 영광 받으시고, 우리 안에 참된 평강이 임할 줄 믿습니다.

이러한 사랑은 **“내가 다치더라도, 내 영혼이 악해지지 않는 것”**을 선택하는 성숙한 결단입니다.

6. 결론 – 예수님의 마음으로 살자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우리는 오늘 이 말씀을 통해 사람이 나에게 어떻게 대했는가를 기준으로 행동하는 것이 아니라, 예수님께서 나에게 무엇을 원하시는지를 기준으로 살아야 한다는 교훈을 얻게 됩니다.

요한복음 13장 34절에서 주님은 말씀하십니다:

“새 계명을 너희에게 주노니 서로 사랑하라.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 같이 너희도 서로 사랑하라.”

우리는 누군가에게 모욕을 당했을 때, 억울함을 느낄 때, 먼저 복수심보다 예수님의 마음과 뜻이 무엇인지를 생각해야 하겠습니다. 복수법은 우리에게 정의를 말해주지만, 예수님의 십자가는 사랑을 보여주십니다. 그리고 이 사랑이야말로 우리를 변화시키고, 세상을 변화시키는 능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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