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령충만한 삶 (10) – 성령의 위로와 평안
본문: 요한복음 14장 27절
“내가 너희에게 평안을 끼치노니 곧 나의 평안을 너희에게 주노라. 내가 너희에게 주는 것은 세상이 주는 것과 같지 아니하니라. 너희는 마음에 근심하지도 말고 두려워하지도 말라” (요한복음 14:27)
우리는 누구나 살아가며 수많은 불안과 염려에 마주합니다. 인생의 길에는 고난이 있고, 이해할 수 없는 슬픔과 상실이 있으며, 예기치 못한 두려움이 파도처럼 몰려올 때가 있습니다. 그런 순간, 예수님께서 하신 말씀이 우리 마음에 다시금 울립니다. "내가 너희에게 평안을 끼치노니 곧 나의 평안을 너희에게 주노라." 주님께서 주시는 평안은 세상이 줄 수 없는 깊은 위로와 안식입니다. 이 평안은 성령을 통해 우리의 마음에 역사하며, 우리가 세상 속에서 견고하게 살아가도록 붙들어 줍니다.
예수님은 십자가를 지시기 전 제자들에게 마지막 유언처럼 평안의 약속을 하셨습니다. 이 약속은 단순한 안위의 말이 아니라, 하나님의 임재와 성령의 동행을 통한 실제적인 위로의 선물이었습니다. 성령께서는 예수님의 평안을 우리 안에 적용시키시는 분입니다. 주님이 말씀하신 '나의 평안'은 예루살렘 입성의 환호 속에서가 아니라, 고난과 죽음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운 겟세마네에서 드러난 평안입니다. 곧, 외적인 안정보다 더 깊은 내면의 담대함과 위로인 것입니다.
예수님은 요한복음 14장 16절에서 “내가 아버지께 구하겠으니 그가 또 다른 보혜사를 너희에게 주사 영원토록 너희와 함께 있게 하리니”라고 하셨습니다. 여기서 ‘보혜사’는 헬라어로 ‘파라클레토스(παράκλητος)’인데, 이는 '곁에서 도우시는 분', '위로자', '변호자'라는 뜻을 갖고 있습니다. 성령은 우리의 삶에 함께 하시며, 고통 가운데 위로하시고, 좌절 가운데 평안을 주시는 분입니다.
로마서 8장 16절은 “성령이 친히 우리의 영과 더불어 우리가 하나님의 자녀인 것을 증거하시나니”라고 선포합니다. 우리가 하나님의 자녀라는 확신은 우리의 존재의 뿌리를 흔들리지 않게 합니다. 이 확신은 고난 중에도 하나님께서 우리를 결코 떠나지 않으신다는 신뢰를 낳습니다. 성령께서 이 진리를 우리 마음에 새기시고, 우리가 흔들릴 때마다 다시 붙드십니다. 그래서 성령의 위로는 단지 감정적인 안정을 넘어, 하나님과의 깊은 관계 속에서 주어지는 변함없는 평안입니다.
성령께서 주시는 평안은 우리가 상황을 통제하거나 문제를 해결함으로 얻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그 모든 현실의 문제 속에서도 하나님이 함께하시기에 누리는 은혜입니다. 고린도후서 1장 3-4절에서는 “모든 환난 중에서 우리를 위로하사 우리가 하나님께 받은 위로로 다른 사람을 위로하게 하시는 하나님”을 찬송합니다. 이 말씀은 성령을 통한 평안이 개인적인 위안에 그치지 않고, 교회를 세우는 능력으로 확장된다는 사실을 가르쳐 줍니다. 성령께서 우리를 위로하시고, 우리가 그 위로를 받은 사람으로서 다른 사람을 위로할 수 있게 하십니다. 이로 인해 공동체가 살아나고, 하나님의 사랑이 세상 가운데 드러나는 것입니다.
빌립보서 4장 6-7절은 성령의 평안을 경험하는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합니다. “아무것도 염려하지 말고 다만 모든 일에 기도와 간구로 너희 구할 것을 하나님께 아뢰라. 그리하면 모든 지각에 뛰어난 하나님의 평강이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너희 마음과 생각을 지키시리라.” 성령을 통한 평안은 기도 속에서 깊어집니다. 우리가 하나님께 나아갈 때, 성령께서는 우리의 기도를 도우시며(롬 8:26), 하나님과의 친밀한 교제 속에서 내면의 평안을 허락하십니다. 그리고 이 평안은 우리의 마음과 생각을 지키시는 방패가 됩니다. 삶의 풍랑 속에서도 믿음의 닻처럼 우리를 흔들림 없이 붙잡아 줍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어떤 상황에서도 성령의 위로와 평안을 붙들어야 합니다. 이 평안은 단회적인 경험이 아니라, 날마다의 삶 속에서 성령을 의지함으로 누리는 지속적인 상태입니다. 우리가 이 평안을 누릴수록, 우리 안에는 담대함이 자라고, 감사가 넘치며, 다른 이를 위로하는 사랑의 삶이 나타납니다. 성령은 우리가 예수님의 평안을 삶으로 살아내도록 이끄시는 분이십니다.
결국 성령의 위로와 평안은 하나님께서 우리를 절대 버리지 않으시며, 어떤 상황에서도 우리와 함께하신다는 약속의 표입니다. 그 평안은 곧 하나님과의 깊은 관계에서 비롯되며, 이 세상이 줄 수 없는 평강입니다. 그 평안 속에 거하는 자는 흔들리지 않으며, 그 평안으로 다른 이를 감싸 안을 수 있는 자가 됩니다.
오늘도 성령께서 마음에 하나님의 평안을 부어 주시기를 기도합니다. 그 평안이 모든 염려와 두려움을 잠재우고, 하나님 안에서 쉼을 누리게 하시기를 소망합니다. 그리고 그 위로가 또 다른 영혼에게 흘러가, 위로의 통로, 평안의 통로로 쓰임 받기를 축복합니다. “평강의 하나님이 친히 너희를 온전히 거룩하게 하시고”(살전 5:23), 그분의 평안이 여러분의 삶을 가득 채우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