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그러나 이 제사들에는 해마다 죄를 기억하게 하는 것이 있나니

4 이는 황소와 염소의 피가 능히 죄를 없이 하지 못함이라

 

본문은 짐승의 피로 드린 구약의 제사가 비록 죄를 완전히 사하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인간에게 어떤 유익을 주었는지에 대해 소개하고 있습니다. 이 말씀을 통해 우리의 죄와 하나님의 은혜로운 계획을 깊이 묵상해 보길 원합니다.

 

먼저, 짐승의 피로 드린 구약의 제사는 사람들로 하여금 자신의 죄를 깨닫고 기억하게 했습니다. 짐승을 제물로 바치는 순간마다, 그들은 자신의 죄가 얼마나 크고 무겁다는 사실을 인식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러한 제사는 단순히 형식적인 의식이 아니라, 인간이 죄의 대가를 치러야 함을 가르쳐 주는 도구였습니다. 그러나 이와 동시에, 해마다 반복적으로 드려야 했던 속죄제사는 사람들로 하여금 그 제사만으로는 죄가 완전히 제거될 수 없다는 사실도 깨닫게 했습니다. 인간의 힘으로는 죄를 완전히 해결할 수 없다는 한계 앞에서, 사람들은 절망과 간구의 마음으로 하나님의 은혜를 기다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이러한 인간의 딜레마를 외면하지 않으셨습니다. 오히려 예레미야서 3131절 말씀과 히브리서 88절에서 날이 이르리니 내가 이스라엘 집과 유다 집으로 새 언약을 세우리라고 약속하셨습니다. 이 새 언약은 단지 죄를 기억하게 하는 수준을 넘어, “저희 불의를 긍휼히 여기고 저희 죄를 다시는 기억하지 아니하리라는 영원한 용서를 담고 있습니다. 이 약속은 인간의 힘이 아닌 하나님의 은혜로 이루어질 것이며,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성취될 것이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는 바로 이러한 하나님의 계획 속에서 예비된 영원한 대제사장이십니다. 히브리서 728절과 이사야서 53장 말씀은 그분이 우리의 모든 죄를 짊어지시고 단번에 영원한 속죄를 이루신 분임을 선포합니다. 구약의 성도들은 해마다 드리는 제사를 통해 자신의 죄를 기억할 때마다, 속죄를 이루실 메시아를 고대하며 간절히 기다렸습니다. 그들의 소망은 단순히 인간적 해결책이 아니라 하나님의 약속에 기반한 믿음이었습니다.

 

바울 사도는 갈라디아서 324절에서 율법이 우리를 그리스도께로 인도하는 몽학선생이 되었다고 말씀합니다. 율법은 인간의 죄를 깨닫게 하고 하나님의 은혜를 갈망하게 하는 역할을 했습니다. 그리고 그 율법의 완성은 바로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이루어졌습니다. 우리는 율법을 통해 자신의 죄를 깨닫고,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죄 사함과 의롭게 되는 은혜를 누리게 되었습니다. 이것이 복음의 본질이며,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가장 큰 선물입니다.

 

구약의 제사가 주는 유익은 단지 죄를 기억하게 하는 데 그치지 않았습니다. 그 기억은 우리로 하여금 하나님의 은혜를 갈망하게 하고, 그리스도께 소망을 두게 하였습니다. 오늘날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로 말미암아 그 소망이 이루어진 시대를 살아갑니다. 우리의 죄를 단번에 사하신 그리스도의 은혜를 깊이 묵상하며, 날마다 그 은혜 속에 거하는 삶을 살아가길 간절히 소망합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63 믿음으로(히11:17-22) 이진천 2025-01-29
62 더 나은 본향을 사모하니(히11:13-16) 이진천 2025-01-29
61 잉태할 수 있는 힘을 얻었으니(히11:11-12) 이진천 2025-01-29
60 갈 바를 알지 못하고(히11:8-10) 이진천 2025-01-29
59 믿음을 따르는 의의 상속자(히11:7) 이진천 2025-01-28
58 믿음이 없이는(히11:5-6) 이진천 2025-01-28
57 더 나은 제사를 하나님께 드림(히11:4) 이진천 2025-01-28
56 믿음의 정의(히11:1-3) 이진천 2025-01-28
55 너희 담대함을 버리지 말라(히10:35-39) 이진천 2025-01-28
54 더 낫고 영구한 소유(히10:32-34) 이진천 2025-01-28
53 사함 받을 수 없는 죄(히10:26-31) 이진천 2025-01-28
52 온전한 믿음으로 하나님께 나아가자(히10:19-25) 이진천 2025-01-18
51 불법을 내가 다시 기억하지 아니하리라(히10:15-18) 이진천 2025-01-18
50 한 번의 제사로 영원히 온전하게(히10:11-14) 이진천 2025-01-18
49 단번에 드리심으로(히10:5-10) 이진천 2025-01-18
» 율법을 쫓아 드린 제사의 역할(히10:3-4) 이진천 2025-01-18
47 장차 올 좋은 일의 그림자인 율법(히10:1-2) 이진천 2025-01-17
46 완전한 제사(히9:22-28) 이진천 2025-01-17
45 새 언약의 중보자(히9:15-22) 이진천 2025-01-17
44 그리스도의 피(히9:11-14) 이진천 2025-01-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