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제사장인 멜기세덱(히7:1-3)
1 이 멜기세덱은 살렘 왕이요 지극히 높으신 하나님의 제사장이라 여러 왕을 쳐서 죽이고 돌아오는 아브라함을 만나 복을 빈 자라
2 아브라함이 모든 것의 십분의 일을 그에게 나누어 주니라 그 이름을 해석하면 먼저는 의의 왕이요 그 다음은 살렘 왕이니 곧 평강의 왕이요
3 아버지도 없고 어머니도 없고 족보도 없고 시작한 날도 없고 생명의 끝도 없어 하나님의 아들과 닮아서 항상 제사장으로 있느니라
본문은 멜기세덱을 소개하며 그를 “살렘 왕”이자 “지극히 높으신 하나님의 제사장”으로 묘사합니다. 창세기 14장에서 그는 아브라함이 전쟁에서 승리하고 돌아오는 길에 나타나 아브라함을 축복한 사람입니다. “살렘”은 예루살렘을 뜻하며, 그 이름 자체가 “평화”라는 의미를 가집니다. 멜기세덱은 평화의 왕이었을 뿐만 아니라, 그의 이름의 뜻인 “나의 왕은 의롭다”라는 표현에서도 알 수 있듯이 공의의 왕이기도 했습니다. 그는 부모도 없고, 족보도 없으며, 생애의 시작과 끝이 기록되지 않았습니다. 이는 단순히 그의 혈통이나 역사적 배경이 불명확하다는 것을 넘어, 영적인 상징으로서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의 제사장직은 인간의 제도나 규칙이 아닌 하나님의 특별한 섭리로 세워졌습니다. 멜기세덱의 모습은 예수 그리스도를 예표합니다. 예수님은 만왕의 왕이시며, 큰 대제사장이십니다. 그분의 근본은 태초부터 계셨고, 그의 제사장직은 영원히 변하지 않는 직분입니다. 멜기세덱이 우리에게 예수님을 떠오르게 한다는 사실은 우연이 아니라 하나님의 놀라운 계획임을 기억하시길 바랍니다.
멜기세덱이라는 이름은 “나의 왕은 의롭다”라는 뜻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는 “의의 왕”으로 불리며, 동시에 “살렘 왕”으로서 “평강의 왕”이라는 별칭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두 가지 이름은 예수 그리스도의 사역과 성품을 명확히 보여줍니다. 시편 기자는 구원의 미래를 노래하며 “의와 화평이 서로 입맞추는 것”이라고 표현했습니다(시편 85:10). 이사야 선지자는 예수님을 “평강의 왕”으로, 예레미야는 그분을 “여호와 우리의 의”로 칭하였습니다. 멜기세덱의 이름과 직분은 예수님을 분명히 드러내는 그림자와 같습니다. 예수님께서 이 땅에 오신 목적은 사람들에게 참된 평강을 주시기 위함이었습니다. “수고하고 무거운 짐 진 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 내가 너희를 쉬게 하리라”(마태복음 11:28)라고 말씀하신 주님은 우리 영혼에 참된 안식을 주시는 평강의 왕이십니다. 또한, 예수님께서 다스릴 하나님 나라는 의와 평강이 넘치는 나라가 될 것입니다.
멜기세덱은 고대 사회에서 제사장으로서의 족보가 없다는 점에서 매우 특별한 존재였습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예수님의 제사장직은 레위 계열의 인간적 제도가 아니라 하나님의 명령에 따라 세워진 영원한 직분입니다. 히브리서 5장 6절에서 “멜기세덱의 반차를 좇은 대제사장”으로 소개되는 예수님은 멜기세덱이 보여주었던 모든 영적인 상징을 완성하시는 분이십니다.
예수님은 우리를 위해 하나님 앞에 나아갈 길을 열어주셨습니다. 십자가에서 죽으심으로 예루살렘 성전의 휘장이 찢어졌고, 우리는 더 이상 중보자 없이 하나님 앞에 나아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예수님은 멜기세덱과 같이 의와 평강을 가져오실 뿐만 아니라, 우리의 모든 죄를 속량하시고 영원한 생명의 길을 열어주시는 분이십니다.
우리는 멜기세덱을 통해 예수 그리스도의 모습을 봅니다. 그리고 그분의 이름에 담긴 평강과 의를 다시 한번 묵상합니다. 예수님께서 주시는 평강은 세상이 줄 수 없는 평강이며, 그의 의로우심은 우리를 구원으로 이끄는 힘입니다. 지금 이 세상은 혼란과 불의가 가득하지만, 우리는 평강과 의의 왕이신 예수님을 바라보며 그의 나라를 소망할 수 있습니다. 이 땅에서 고난을 당하더라도 낙심하지 말고, 영원한 하나님 나라에서 왕으로 다스리실 예수님과 함께할 소망을 품으시기를 바랍니다. “그리스도와 함께 영광을 받기 위하여 고난도 함께 받아야 할 것이라”(로마서 8:17)고 하신 말씀처럼, 주님의 나라에서 참된 평강과 의를 누릴 날을 기다리며 오늘의 삶을 믿음으로 걸어가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