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진 자 (마 18:21-35)

조회 수 2151 추천 수 0 2010.06.07 18:55:26

현대인들에게 빚을 진다는 것은 매우 흔한 일입니다. 도시인들로부터 농촌에 이르기까지, 작게는 카드 빚에서부터 거액 융자에 이르기까지, 또한 사채까지 오히려 빚을 지지 않고 사는 사람을 찾아보기 힘든 세상을 살고 있습니다. 오늘날 많은 사람들이 생활의 여유를 찾지 못하고 언제나 조급하고 불안해하며, 부드럽지 못한 인생을 사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옛부터 '가난'은 속일 수 없다고 말하는데, 그것은 사람의 의지와는 관계없이 속성을 드러내기 때문입니다. 쉽게 말하자면 생명이 있는 한 먹어야 살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비록 수치스럽더라도 채주에게 돈을 빌려 양식을 사고 생활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세상에 어느 한 사람이라도 자신이 소위 '빚쟁이'가 되고 싶은 자는 없습니다. 그러나 사는 과정에서 자신이 원치도 않는 빚진 자의 모습으로 서게 되는 것입니다. 자신이 빚진 것을 아는 자는 열심히 일합니다. 왜냐하면 그 빚이 가져다 주는 결과가 어떠하다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 결과를 전혀 예측하지 못하고 우유부단하게 대처한다면 그에게는 상상할 수 없는 파산 선고가 내려지게 될 것입니다. 남은 재산, 가정 모두 파괴되고 심지어 사회에서조차 '신용 불량자'로 낙인 찍혀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무능한 사람으로 전락하게 됩니다. 성경은 이러한 문제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설명해 주고 있습니다.

빚을 갚지 않으면 악인

"사악한 자는 빌리고 갚지 아니하나 의로운 자는 긍휼을 베풀고 주는도다"(시편37:21)

꾸고 갚지 아니한 자, 즉 빚진 자는 악인이라고 말합니다. 결국 빚을 갚지 못한 상태에 있는 한 악인이라는 오명을 벗을 수는 없습니다. 이는 영적으로도 중요한 의미를 갖습니다. 왜냐하면 성경은 우리가 날 때부터 죄인이라는 사실을 수 차례에 걸쳐 말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보소서 내가 불법 중에서 형성되었으며 내 어머니가 죄 중에서 나를 수태하였나이다(시편51:5)

결국 우리는 세상에 나오기 전부터 누군가에게 빚진 상태에서 출생하였음을 알 수 있습니다. 우리가 그 분에게 빚을 갚기 전까지 악인, 혹은 죄인의 신분에서 벗어날 수가 없습니다. 사실 이 빚은 우리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주어진 것입니다. 우리가 세상으로 나올 때 하나님의 말씀으로 지어진 세상에 머물러야 했고, 공기, 흙, 물 등을 통하지 않고는 생명을 존속시킬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처음에 말씀이 계시니라 이 말씀이 하나님과 함께 계셨으니 이 말씀은 곧 하나님이시니라 그분께서 처음에 하나님과 함께 계셨고 모든 것이 그분에 의해 만들어졌으니 그분 없이 만들어진 것이 하나도 없느니라(요한복음1:1-3)

이미 우리는 헤아릴 수 없는 부채를 떠 안고 세상에서의 삶을 살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러한 사실을 알지 못한 채 살아갑니다. 그들은 지금 자신들에게 주어진 모든 것들이 자신들의 것인 양 마음껏 즐기며 살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들을 가리켜 악인이라고 합니다. 우리가 빛을 갚을 마음도 없고, 혹은 알지도 못한 채 살아간다면 이미 그의 파산선고는 불을 보듯 뻔한 것입니다. 그의 인생의 실패는 이미 예고되어 있습니다.

"곧 그 증거는 사악한 자를 멸망의 날까지남겨 두신다 함이니 그들이 분노의 날까지 인도함을 받느니라"(욥기21:30)

빚진 자의 신분

우리 자신이 빚을 졌다는 사실도 중요하지만 사실상 우리의 신분은 더욱 중요합니다. 그의 신분에 따라 빚을 갚을 수 있는 가능성을 찾아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부한 자는 가난한 자를 다스리고 빌리는 자는 빌려주는 자의 종이 되느니라"(잠언22:7)

이스라엘 백성들은 빚진 자가 만일 빚을 갚지 못하면 채주의 종이 되어야 하는 법이 있습니다. 이 빚은 당대에 이르지 않고 희년이 돌아올 때까지 그의 자손들이 대대로 물려받도록 되어 있었습니다. 결국 그들의 신분은 빚으로 인해 종의 신분이 되었습니다.

우리가 알 수 있듯이 종의 신분으로는 아무리 열심히 일을 한다고 할지라도 빚을 갚을 수 없습니다. 그들이 아무리 노력한다 할지라도 결국에는 주인의 것이 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또한 그들은 법적으로 빚을 갚지 아니하고는 절대로 종의 신분을 벗어날 수 없습니다.

"진실로 내가 네게 이르노니 네가 마지막 한 푼까지 다 갚기 전에는 결코 거기서 나오지 못하리라"(마태복음5:26)

어떤 이들은 자신들의 하나님에 대한 열심(행위)이 구원해 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들은 가난한 이웃을 돌보며, 명상시간을 통하여 하나님과의 만남을 시도하며, 자신들의 죄를 자복하며, 봉사, 전도, 구제 등을 통하여 하나님의 나라에 이르게 될 것을 기대합니다.다시 말하면 하나님께 좋은 이미지를 심으면 천국에 들어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분명한 사실은 우리가 종의 신분으로 세상에 존재하는 한 채무(빚)는 해결되지 않을 것이며, 하나님 나라에 들어갈 수도 없을 것입니다. 그 이유는 우리가 짊어진 빚이 너무나 많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세상에는 빚의 문제를 해결한 의인이 하나도 없습니다.

"기록된바 의로운 사람은 없나니 단 한 사람도 없으며"(로마서3:10)

현재 우리에게는 빚을 갚을 만한 힘이 전혀 없음을 인정해야 합니다. 설령 힘이 있다고 생각이 되더라도 너무나 엄청난 빚을 안고 있기 때문에 절망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면 우리는 과연 어느 정도의 빚을 진 상태일까요?

우리가 진 빚

예수님은 마태복음 18:21-35의 내용에서 용서에 관한 교훈을 가르치시면서 빚진 자에 관한 비유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 내용 속에서 용서를 해야하는 우리의 상태를 설명하시면서 얼마나 많은 빚을 지고 있는가를 말씀하고 있습니다.

"그가 계산할 때에 만 달란트 빚진 자 하나를 그에게 데려오매"(24)

일만 달란트라는 액수를 쉽게 환산하자면 금이 약 400돈이나 되는 양입니다. 실로 상상할 수 없는 액수입니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하나님께 진 빚입니다. 우리의 모두 소유를 다 팔아도 갚을 수 없습니다. 그 까닭에 나를 포함한 모든 가족은 종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갚을 것이 없으므로 이에 주인이 명령하여 그와 그의 아내와 자녀와 모든 소유를 팔아 갚게 하라 한대"(25)

우리의 상태가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은 불쌍히 여기셔서 탕감시켜 주시고 세상에서 자유로운 삶을 살도록 허락하셨습니다. 이렇게 놀라운 은혜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망각하고 지냅니다. 우리는 자신의 탕감 받은 사실은 잊고 남에게 빌려준 작은 돈에는 집착하여 받아내려 합니다.

"그 종이 나가서 자기 동료 종들 중에서 자기에게 백 데나리온 빚진 자를 만나 그를 붙들어 멱살을 잡고 이르되 빚을 같으라 하매"(28)

백 데나리온이라는 돈은 한 데나리온이 성인 남자의 하루 일당에 해당되는 금액이므로 약 500만원 정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결코 적은 돈이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탕감 받은 것을 생각한다면 매우 적은 액수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결국 은혜를 망각하고 사는 사람들에 대하여 하나님은 빚을 다시 돌려 받고자 하십니다. 그리고 빚을 다 갚기 전까지 그는 더 이상 자유인이 아닙니다.

"주인이 노하여 그 빚을 다 갚기까지 그를 형벌 주는 자들에게 넘겨주었느니라"(34)

우리는 이미 감당할 수 없는 빚을 지고 있습니다. 우리 자신의 힘으로는 도저히 갚을 수 없는 너무도 무거운 짐과 같은 것입니다. 자신의 현재 상태를 아는 것이 이처럼 매우 중요합니다.

"내 불법들이 내 머리를 덮어서 무거운 짐 같으니 감당하기에 너무 무겁나이다"(시편38:4)

"셀 수 없이 많은 재앙들이 나를 에워싸고 내 불법들이 나를 붙들므로 내가 위를 볼 수도 없사오며 그것들이 내 머리털보다 많으므로 내가 낙심하였나이다"(시편40:12)

이처럼 죄악이 넘친다는 것은 곧 엄청난 빚을 안고 사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빚을 청산하기까지는 우리가 결코 자유인이 될 수 없습니다. 그러면 우리는 어떠한 방법으로 빚을 청산하고 자유인이 될 수 있을까요?

종의 신분에서 아들의 신분으로

우리가 종의 신분으로는 엄청난 빚을 갚을 수 있는 가능성이 없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신분이 자녀로 바뀌어진다면 상황은 달라질 수밖에 없습니다. 만일 종이 아들의 신분으로 바뀌어진다면 그의 채무는 자동적으로 폐기될 것이며, 더불어 상속권까지 부여받는 엄청난 결과를 가져다 줄 것입니다. 어차피 세상에서 빚을 갚을 수 있는 희망이 전혀 없는 상태라면 자녀가 될 수 있는 길을 찾는 것이야말로 현명한 방법일 것입니다.

"그분을 영접하는 자 곧 그분의 이름을 믿는 자들에게는 다 하나님의 아들들이 되는 권능을 주셨으니"(요한복음1:12)

성경은 자녀가 될 수 있는 방법은 간단하고도 분명하게 제시해 주고 있습니다. 바로 예수님을 믿는 것입니다. 우리는 예수님이 우리의 가진 빚을 정리하시기 위해서 행하신 일, 즉 십자가에 못 박혀 죽으시고 부활하신 사실을 믿고 하나님의 아들답게 살아가야 합니다.

"그러므로 형제들아 우리가 빚진 자로되 육신에게 빚진 것이 아니니 육신을 따라 살 것이 아니니라 너희가 육신을 따라 살면 죽을 것이로되 성령을 통하여 몸의 행실을 죽이면 살리라 하나님의 영으로 인도함을 받은 자들은 다 하나님의 아들들이라"{로마서8:12-14)

예수 그리스도를 영접한 우리는 이제 더 이상 빚으로 인해 종의 삶을 사는 자들이 아닙니다. 이미 하나님의 자녀가 되었고 상속자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여기에서 끝난 것은 아닙니다.

복음의 빚을 갚자

만일 우리가 빚을 탕감받고 상속자가 되었다고 방종하는 생활을 한다면 그는 하나님의 본 뜻을 오해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제 우리는 복음의 빚을 지고 사는 자들이기 때문입니다.

"그리스인이나 바바리인이나 지혜 있는 자나 지혜 없는 자에게 다 내가 빚진 자라 그러므로 나는 할 수 있는 대로 로마에 있는 너희에게도 복음을 선포하고자 하노라"(로마서1:14-15)

복음에 대하여는 '예수님께서 성경대로 죽으셨다가 사흘만에 살아나신 것'(고전 15:3, 4)이라고 정의할 수 있지만, 쉽게 말한다면 빚을 갚아 주신 분을 소개하는 것이 복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이미 예수님으로부터 상상할 수 없는 은혜를 입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무것도 하고 있지 않다면 어리석고 게으른 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이들은 하나님 앞에서 책망을 면치 못할 것입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능력을 다해 복음의 결실을 맺도록 해야 합니다.

"그의 주인이 그에게 대답하여 이르되 악하고 게으른 종아 나는 뿌리지 않은 데서 거두고 헤치지 않은 데서 모으는 줄로 네가 알았으니...너희는 이 무익한 종을 바깥 어둠 속에 내던지라 거기서 슬피 울며 이를 갈게 되리라 하시니라"(마태복음25:26,30)

하나님은 그의 자녀들이 복음을 전하는 일에 결코 게으르기를 원치 않으십니다. 그의 일을 충성스럽게 감당하는 자들에게는 상급으로 더하실 것입니다. 주님이 주신 은혜를 기억하며 감사하고 하나님의 자녀답게 보다 아름다운 생애를 살아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27 저희 행위를 본받지 말라(마태복음 23: 1-12) 이진천 2010-06-07
26 산 자의 하나님(마태복음 22:23-33) 이진천 2010-06-07
25 모퉁이 돌이 되신 예수님(마태복음 21:23-46) 이진천 2010-06-07
24 성전을 깨끗케 하신 예수님(마태복음 21: 12-22) 이진천 2010-06-07
23 예수님의 예루살렘 입성(마태복음 21;1-22) 이진천 2010-06-07
22 주님으로 충분합니다(마태복음20:1-16) 이진천 2010-06-07
» 빚진 자 (마 18:21-35) 이진천 2010-06-07
20 작은 자를 귀히 여기시는 예수님(마태복음 18;1-35) 이진천 2010-06-07
19 경계해야 할 누룩(마태복음 16:1-12) 이진천 2010-06-07
18 가나안 여인의 믿음(마태복음 15;21-39) [7] 이진천 2010-06-07
17 부스러기를 얻는 자세를 가지라(마태복음15:21-28) 이진천 2010-06-07
16 바다위로 걸으신 예수님(마태복음 14:22-36) 이진천 2010-06-07
15 마음 밭(마태복음 13:18-23) 이진천 2010-06-07
14 좋은 땅(마태복음13:3-8) 이진천 2010-06-07
13 내가 너희를 쉬게 하리라(마태복음 11:1-30) 이진천 2010-06-07
12 믿음을 축복하신 예수님(마태복음 9:18-38) 이진천 2010-06-07
11 죄인을 부르러 오신 예수님(마태복음 9:1-17) 이진천 2010-06-07
10 권세자 예수님(마태복음 8:18-34) 이진천 2010-06-07
9 백부장의 믿음(마태복음 8:5-13) [421] 이진천 2010-06-07
8 우리 연약함을 담당하신 예수님(마태복음 8:1-17) 이진천 2010-06-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