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울의 문안 4(롬16:13-16)
13 주 안에서 택하심을 입은 루포와 그의 어머니에게 문안하라 그의 어머니는 곧 내 어머니니라
14 아순그리도와 블레곤과 허메와 바드로바와 허마와 및 그들과 함께 있는 형제들에게 문안하라
15 빌롤로고와 율리아와 또 네레오와 그의 자매와 올름바와 그들과 함께 있는 모든 성도에게 문안하라
16 너희가 거룩하게 입맞춤으로 서로 문안하라 그리스도의 모든 교회가 다 너희에게 문안하느니라
바울은 로마에 있는 성도 가운데 특별한 한 사람을 소개합니다. 그는 예수께서 십자가를 지고 가실 때 십자가를 대신 졌던 구레네 시몬의 아들 루포입니다(막15:21). 바울은 그에 대하여 ‘주 안에서 택하심을 입은 자’로 소개합니다. 여기서 택하심을 입은 자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은 헬라어로 ‘톤 에클레크톤‘(τὸν ἐκλεκτὸν)을 사용하였는데, 이는 부르심과 관련이 있기 보다는 ’그리스도를 탁월하게 따르는 사람‘ 즉 그리스도 안에서 봉사와 충성의 정도가 뛰어난 자람을 의미한 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의 가족은 구레네 시몬이 자신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예수님의 십자가를 대신 지셨음에도 불구하고 예수님을 믿고 섬기는 일에 매우 열심이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루포뿐만이 아니라 그의 어머니, 즉 구레네 시몬의 아내에 대해서도 바울은 특별한 감정을 가지고 있음을 고백하고 있는데, 바울은 그녀에 대해서 ‘내 어머니’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녀와 바울의 관계를 설명할 수 있는 곳이 어디에도 기록되어 있지 않지만 바울이 예수 그리스도를 영접한 후에 매우 힘겹고 외로운 시간들을 보냈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당시 대부분의 사람들이 바울을 멀리하려 했던 것과는 달리 그녀가 바울에 대하여 매우 따뜻하게 받아들였다는 사실을 추측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알 수 있는 분명한 사실은 바울이 루포의 어머니에 대하여 매우 특별한 사람과 존경의 마음을 가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계속해서 바울은 아순그리도와 블레곤과 허메와 바드로바와 허마와 및 그들과 함께 있는 형제들을 소개합니다. 이들에 대하여 특별한 소개를 하고 있지는 않지만 그들은 당시 로마 교회에서 충성스럽게 자신의 사명을 감당하고 있었던 자들이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다음에 소개되고 있는 자들과는 달리 그들의 이름만으로 보면 그들의 신분은 대부분 노예이거나 노예로부터 해방된 자들로 추정됩니다. 바울이 그들의 이름을 언급하고 있는 것은 비록 바울이 그들에 대하여 직접 보거나 함께 사역하지는 않았을지라도 그들의 헌신에 대하여 익히 알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앞에 소개되고 있는 자들과는 달리 이름만으로 추정해 볼 때 빌롤로고와 율리아와 또 네레오와 그의 자매와 올름바는 주로 황제 가문이거나 그 가문 아래서 노예생활을 하는 자들이라고 할 수 있는데, 그들은 로마교회에서 매우 충성스러운 자들이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들과 함께 있는 모든 성도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으로 보면 그들은 로마 교회 안에서 충성스럽거나 지도자로서 로마교회를 이끌고 있는 자들이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물론 당시 대부분의 교회가 가정교회를 이루고 있었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그 규모가 우리가 상상하는 것보다 크지는 않겠지만 당시에 많은 그리스도인들 사이에는 매우 영향력이 있었던 자들이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바울은 여기서 특별한 인사법에 대하여 소개하고 있는데 이는 “거룩하게 입맞춤으로 서로 문안하라”(17)는 말입니다. 물론 이는 이성간의 입맞춤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초대교회 당시에는 그리스도 안에서 남자들은 남자들끼리, 여자들은 여자들끼리 입맞춤으로 인사를 나누는 관례가 있었음을 성경의 여러 곳을 통해서 알 수 있습니다(고전16:20,고후13:12,살전5:26). 고대 근동지방에서는 전통적으로 지켜져 온 것이며, 유대 사회에서도 종종 행해졌던 인사법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인사는 성적 타락과 동성애가 만연하고 있는 오늘날 많은 이들에게 충분한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행위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우리가 분명하게 알아야 하는 것은 그리스도인들은 그리스도 안에서 거룩한 교제를 해야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