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이 세세에 있을지어다(롬11:33-36)
33 깊도다 하나님의 지혜와 지식의 풍성함이여, 그의 판단은 헤아리지 못할 것이며 그의 길은 찾지 못할 것이로다
34 누가 주의 마음을 알았느냐 누가 그의 모사가 되었느냐
35 누가 주께 먼저 드려서 갚으심을 받겠느냐
36 이는 만물이 주에게서 나오고 주로 말미암고 주에게로 돌아감이라 그에게 영광이 세세에 있을지어다 아멘
바울은 로마서를 기록하면서 전반부에 해당되는 교리적인 부분을 마무리하면서 송영의 느낌을 담아 기록합니다. 하나님의 지혜는 그분의 통치 원리라고 할 수 있고, 지식은 그를 뒷받침하는 구체적인 지적 능력을 가르친다고 할 수 있습니다. 바울은 이러한 하나님의 지혜와 지식의 풍성함에 관하여 말하면서 “깊도다”라는 말로 시작하고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하나님의 세상을 향한 계획은 우리의 상상보다 깊은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어떤 이들은 마치 하나님의 뜻을 온전히 이해하고 있는 것처럼 말하지만 실제로 그 깊이는 사람들이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바울은 하나님의 판단은 헤아리지 못할 것이라고 말씀하고 있는데 여기서 판단은 헬라어로 “크리마타”(κρίματα)로서 이는 정죄나 심판의 의미보다는 어떤 일에 대한 “결정”을 의미하는 단어입니다. 또한 그분의 길도 찾지 못할 것이라고 말씀하시는데 여기서 말하는 길도 헬라어로는 “호도이”(ὁδοὶ)로서 하나님의 작정하심과 행하심, 혹은 다스리심과 관련된 단어로 위의 말씀을 종합하여 보면 하나님의 계획과 작정하심에 대해서 우리의 지혜와 지식으로는 도저히 찾을 수 없음을 말합니다. 우리가 알 수 있다면 그것은 기록된 말씀 안에서 그 분을 명령을 따라 사는 길 외에는 방법이 없다고 할 수 있습니다.
바울은 이어서 세 가지 형태의 질문을 던집니다. 먼저 “누가 주의 마음을 알았느냐?”는 질문입니다. 모든 세대에 걸쳐서 사람들은 자기의 눈에 좋은 대로 행했습니다. 그들이 하나님의 뜻과 계획에 대해서 의식하고 그분의 마음을 알려고 하기 보다는 오히려 그분의 눈을 피해 도망하기에 바빴습니다. 그들은 아담과 가인처럼 하나님의 눈을 피해 숨고, 또한 바벨탑을 지어 심판을 면하고자 했습니다. 지금도 사람들은 하나님의 마음을 알고 다가가기보다는 오히려 그분의 눈을 피해 달아나려 하고 있습니다.
이어서 “누가 그의 모사가 되었느냐?”고 묻습니다. 사람들은 자신이 세운 계획이 하나님을 기쁘시게 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것을 성취하기 위해 힘씁니다. 그러나 이 문제는 잘 생각할 필요가 있습니다. 왜냐하면 사람들의 계획은 대부분 하나님이 원하시는 것과는 다른 모습으로 드러나기 때문입니다. 바울은 누구도 그들의 생각과 지혜로 하나님을 기쁘시게 할 수 없다는 사실에 대해서 말합니다.
또한 “누가 주께 먼저 드려서 갚으심을 받겠느냐?”고 말합니다. 그렇습니다. 누구도 먼저 하나님께 드렸다는 기록을 찾아볼 수 없습니다. 처음부터 아담으로부터 이어진 죄로 인해 사람들은 하나님을 멀리했고, 그분을 두려워했으며, 또한 할 수만 있다면 그분의 얼굴을 피하여 자신이 좋은 대로 행했습니다. 어떤 이들은 우리의 행함에 대해서 보상을 기대합니다. 물론 주님은 장차 그들의 삶에 대해서 보상해 주실 것입니다. 그러나 그러한 자세는 결코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죽음으로부터 건짐을 받아 영원한 생명을 얻은 것만으로도 충분한 보상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바울은 위의 질문에 대한 답으로 “이는 만물이 주에게서 나오고 주로 말미암고 주에게로 돌아감이라”(36)고 답합니다. 이는 곧 모든 것이 주님으로부터 나오고 또한 그분에게도 돌아간다는 것을 말합니다. 이에 하나님 안에 거하는 자가 해야 할 일이 있다면 오직 그분의 말씀에 귀를 기울이고, 그분의 인도를 따라 순종하는 모습입니다. 그것은 그리스도인으로서 할 수 있는 최상의 모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오직 주님만이 영광을 받고, 오직 그분의 뜻을 따라 살아야 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