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하는 그것을 얻지 못하고(롬11:7-10)
7 그런즉 어떠하냐 이스라엘이 구하는 그것을 얻지 못하고 오직 택하심을 입은 자가 얻었고 그 남은 자들은 우둔하여졌느니라
8 기록된 바 하나님이 오늘까지 그들에게 혼미한 심령과 보지 못할 눈과 듣지 못할 귀를 주셨다 함과 같으니라
9 또 다윗이 이르되 그들의 밥상이 올무와 덫과 거치는 것과 보응이 되게 하시옵고
10 그들의 눈은 흐려 보지 못하고 그들의 등은 항상 굽게 하옵소서 하였느니라
바울은 앞서 이스라엘의 남은 자에 관하여 말하고, 이제는 그 대상을 바꾸어 이스라엘의 완악한 다수에 관하여 말하고 있습니다. 그는 이스라엘이 구하는 그것을 얻지 못했다고 말하고 있는데 여기서 말하는 “구하는”이라는 단어는 헬라어로 “에피제테이(ἐπιζητεῖ)”라는 단어를 사용했는데, 이는 계속 반복되는 상태나 동작을 의미하는 것으로 이스라엘이 하나님에 대하여 반복적으로 꾸준하게 구하고 있었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는 말씀입니다. 그들은 행위를 통해 의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했고, 그것을 끊임없이 구하고 있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들은 구원이 오직 은혜로 되는 것임을 알아야만 했습니다. 그것은 자신의 의지로 구한다고 얻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바울은 오직 택하심을 얻은 자가 얻었다고 말하고 잇는데, 이는 구원이 은혜로만 얻어질 수 잇다는 사실을 분명하고 하는 말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바울은 이어서 그 남은 자들, 즉 택하심을 입지 못한 즉 은혜를 입지 못한 사람들에 대하여 우둔해졌다고 말합니다. 여기서 우둔해졌다는 말은 헬라어로 “에포로데산(ἐπωρώθησαν)”이라는 단어를 사용했는데 이는 인간 본래의 감성이나 도덕성의 근원을 상실했다는 뜻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이는 이스라엘 백성들이 참과 거짓, 그리고 선과 악을 구분하는 양심의 기능마저 잃어버리게 되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실제로 예수께서 십자가에 달리실 때의 유대인들의 모습을 보면 그들의 상태가 얼마나 심각했는지를 잘 알 수 있습니다. 그들은 예수님에 대하여 알기보다는 오히려 지도자들에 의해 선동을 당하고, 또한 자신의 이익에만 눈을 멀어 있었으며, 참 하나님이신 예수님을 알아보지 못하는 큰 실수를 범하고 말았습니다. 구약에서도 이사야나 예레미야와 같은 선지자들이 이스라엘 백성들을 향해 당시의 상황을 진단하고 하나님의 말씀을 받아서 분명하게 전달했지만 그들은 자신들이 듣고자 하는 말들만을 들었고, 결국은 선지자들을 죽이는 어리석은 모습들을 보였습니다.
바울은 신명기29장4절의 말씀을 인용하여 “하나님이 오늘까지 그들에게 혼미한 심령과 보지 못할 눈과 듣지 못할 귀를 주셨다”(8)고 말씀합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하나님의 말씀을 매우 잘 알고 있었고, 또 많은 훈련을 통해 익숙한 상태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들의 많은 지식이 오히려 그들을 무감각하게 만들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들의 심령은 혼미해졌고, 보지 못할 눈과 듣지 못할 귀를 가지게 된 것입니다. 가끔은 이처럼 우리의 생활 속에 익숙한 것들을 깊이 생각하기 보다는 소홀하고, 중요한 가르침들을 놓칠 수 있다는 점에서 이스라엘 백성들의 모습은 많은 것을 깨닫게 합니다.
바울이 말하고 있는 다윗의 글은 시편69장22,23절의 말씀으로 본래는 하나님과의 교제를 방해하는 대적들에 대한 저주의 말씀입니다. 그런데 지금은 이 말씀은 하나님의 말씀을 맡았다고 하는 이스라엘, 즉 유대인들을 향해 내려지고 있습니다. 그 결과로 그들은 예수 그리스도를 거부했고, 결국에는 십자가에 못 박는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이후에도 부활하시고, 그들과 40일간을 그들과 함께 하시고(행1:3), 승천하시는 모습을 그들에게 보였지만 그들은 여전히 예수님을 거부하고 오히려 믿는 자들을 핍박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러나 여기서 바울이 말하고자 하는 것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은 그들을 포기하지 않으신다는 것입니다. 또한 하나님의 말씀을 맡은 자들이라도 거부하고 불순종하게 된다면 그들이 어떠한 환경에 놓였더라도 저주의 대상이 될 수 있음을 경고하기도 합니다. 누구든지 주의 이름을 부르는 자, 즉 예수 그리스도를 마음으로 믿고 고백하는 자는 구원할 수 있지만 거절하는 자는 그의 배경과 관계없이 저주의 대상이 될 수 잇다는 사실을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