율법으로 말미암지 않고는(롬7:7-9)
7 그런즉 우리가 무슨 말을 하리요 율법이 죄냐 그럴 수 없느니라 율법으로 말미암지 않고는 내가 죄를 알지 못하였으니 곧 율법이 탐내지 말라 하지 아니하였더라면 내가 탐심을 알지 못하였으리라
8 그러나 죄가 기회를 타서 계명으로 말미암아 내 속에서 온갖 탐심을 이루었나니 이는 율법이 없으면 죄가 죽은 것임이라
9 전에 율법을 깨닫지 못했을 때에는 내가 살았더니 계명이 이르매 죄는 살아나고 나는 죽었도다
바울이 지속적으로 말하고자 하는 것은 율법의 역할입니다. 사람들은 율법이 필요가 있는가? 아니면 폐기 되었는가?의 문제로 논쟁을 벌이지만 그러한 논쟁은 사실상 매우 소모적인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미 바울은 율법이 죄를 깨닫게 한다는 것에 대하여 수차례 강조해 왔습니다. 그리고 그 율법이 없다면 세상은 무법 속에 혼란해질 것이라는 것에 대해서도 충분히 예측 가능합니다. 바울은 율법이 사람의 마음 안에서 드러나는 현상을 설명하기 위해 십계명 중 마지막 계명인 “탐내지 말라”는 열 번째 계명을 예로 들어 설명합니다.
십계명 가운데 앞의 아홉 가지의 계명이 실생활에서 드러나는 것이라면 마지막 계명인 탐내지 말라는 계명은 마음으로부터 지어지는 것입니다. 그것은 겉으로 드러나지 않습니다. 어찌보면 많은 사람들이 가장 많이 짓고 있는 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예수님 시대의 바리새인, 서기관, 제사장과 같은 이들이 대표적인 자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들은 사람들에게 매우 경건한 자들로 비쳐졌지만 실상은 마음에 탐심으로 가득한 자들이었습니다. 결국 그들의 탐심은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았습니다. 그들에 대한 예수님의 평가를 보십시오. “화 있을진저 외식하는 서기관들과 바리새인들이여 회칠한 무덤 같으니 겉으로는 아름답게 보이나 그 안에는 죽은 사람의 뼈와 모든 더러운 것이 가득하도다 이와 같이 너희도 겉으로는 사람에게 옳게 보이되 안으로는 외식과 불법이 가득하도다”(마23:27-28) 사실상 복음은 외형적인 생활보다는 내면에 대하여 더욱 강조되어지고 있습니다. 심지어 요한은 그의 서신에서 “그 형제를 미워하는 자마다 살인하는 자니 살인하는 자마다 영생이 그 속에 거하지 아니하는 것을 너희가 아는 바라”(요일3:15)고 말한 바가 있습니다. 즉 마음 안에 미움을 가지고 있다면 그는 곧 살인한 자와 같다고 말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모습은 실제로 사람들이 율법으로는 의롭다고 여김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이 전혀 없다는 증거이기도 합니다.
바울은 율법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에 대하여 소개하기를 “죄가 기회를 타서 계명으로 말미암아 내 속에서 온갖 탐심을 이루었나니”(8)라고 말합니다. 계명 때문에 탐심을 갖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이해할 수 없는 일이지만 죄가 기회를 타서 마음 안으로 들어왔다는 것을 생각하면 어렵게 이해될 수 있는 말씀이 아닙니다. 그것은 사람들의 마음에 하나님 말씀에 불순종하려는 반항심이 생겼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오랜 세월동안 하나님은 사람들을 구원하시기 위해 다양한 방법들을 동원하셨습니다. 처음에는 노아나 아브라함과 같이 개인을 통해 하나님의 구원을 펼치셨지만 모세를 통해 민족을 대상으로 율법을 통해 구원의 계획을 지속하셨습니다. 이후로도 수많은 선지자들을 통해 그 사역을 계속하셨지만 사람들은 오히려 하나님을 대적하였고, 그 대적의 수단이 율법을 어기는 것으로 나타났음을 역사를 통해 증거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우상을 섬기고, 수많은 범죄들이 지속되었던 것은 오히려 율법, 즉 하나님에 대하여 대적하려는 사람들의 죄성으로부터 시작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율법의 순기능으로 볼 때 그것은 하나님을 두려워하는 자들에게 거룩한 삶을 살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선생으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지만, 오히려 하나님을 대적하는 자들에게는 율법이 더욱 그들을 죄 가운데로 이끄는 역할을 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다시 말하면 사람들이 율법을 통해 죄를 깨닫기는 하지만 그 악한 본성으로 인해 죄로부터 벗어나려 하기보다는 오히려 그 죄를 더욱 지으려는 탐심을 갖게 된다는 것입니다. 이는 곧 사람들은 하나님으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는 한 죄의 지배를 벗어날 수 없으며, 그들 스스로 만든 도덕적 규율과 규칙대로 살고자 하지만 그럴수록 더욱 하나님이 정하신 말씀으로부터 멀어지는 결과를 갖게 될 것이라는 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