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브라함이 하나님을 믿으매(롬4:1-5)
1 그런즉 육신으로 우리 조상인 아브라함이 무엇을 얻었다 하리요
2 만일 아브라함이 행위로써 의롭다 하심을 받았으면 자랑할 것이 있으려니와 하나님 앞에서는 없느니라
3 성경이 무엇을 말하느냐 아브라함이 하나님을 믿으매 그것이 그에게 의로 여겨진 바 되었느니라
4 일하는 자에게는 그 삯이 은혜로 여겨지지 아니하고 보수로 여겨지거니와
5 일을 아니할지라도 경건하지 아니한 자를 의롭다 하시는 이를 믿는 자에게는 그의 믿음을 의로 여기시나니
바울은 이 서신의 수신자가 누구인지에 대해서 분명하게 합니다. 그것은 로마에 살고 있는 유대인들을 대상으로 한 것입니다. 그는 아브라함을 언급하며, “우리 조상”이라는 표현을 사용합니다. 이는 이 서신서를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됩니다. 유대인들에게 있어서 아브라함은 그들의 민족을 대표하는 자입니다. 그 뿐만 아니라 유대인들을 대상으로 한 복음서에서 예수님을 소개함에 있어서도 “아브라함과 다윗의 자손”(마1:1)으로 소개하는 것을 보면 아브라함은 이스라엘 민족에게 있어서 매우 특별한 존재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아브라함은 유대인, 아니 그에 앞서 이스라엘 민족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바울은 유대인들에게 아브라함의 의가 결코 행위로 인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말합니다. 이는 당시에 많은 사람들이 아브라함이 의롭다 하심을 얻은 것이 그의 의로 인한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음을 설명해 주는 것이기도 합니다. 실제로 우리가 일반적으로 정경으로 받아들이지 않는 구약의 외경을 통해 보면 유대교의 랍비들이 아브라함을 당대에 유일한 의인으로 간주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집회서44:20-21). 그리고 그들은 아브라함이 이스라엘 민족의 조상으로 선택된 이유가 그가 특별하고 흠이 없는, 즉 의로운 사람이었기 때문에 하나님의 부르심이 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이는 모든 민족들이 자신들의 조상에 대해서 신화를 가지고 있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바울은 이러한 생각에 대해서 잘못되었음을 단호하게 설명합니다. 아브라함은 하나님 앞에서 행위로서 의롭다 하심을 받을 만한 것이 없습니다. 그것이 바울이 강조하며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아브라함의 의는 오직 하나님을 믿는 믿음에서 오는 것이었습니다. 우리가 익히 아는 바와 같이 그는 75세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자녀가 없었습니다. 그는 자신의 후사로 조카인 롯이나 자신의 집에서 자란 종이었던 엘리에셀을 자신의 후사로 삼을 계획을 가지고 있었습니다(창15:3). 그렇다고 그가 매우 부자이거나 명예를 가진 자라고 할 수 없습니다. 그는 평범한 사람이었고, 한편으로는 부족한 것이 많은 자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아브라함을 하나님을 찾아오셨고, 그를 이스라엘 민족의 조상으로 삼으시고자 했던 것입니다.
여기서 바울이 말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입니까? 그것은 만일 아브라함이 하나님의 부르심을 거절하고 여전히 갈대아 우르에서의 생활을 고집했더라면 그는 이스라엘의 조상, 즉 믿음의 조상으로서 여김을 받지 못했을 것이라는 점입니다. 아브라함이 할 수 있는 유일한 것은 하나님의 약속을 믿는 것이었습니다. 그것이 그에게 의로 여겨졌다는 것을 바울이 말하고 싶어 하는 것입니다. 아브라함의 삶을 돌아보면 그는 하나님의 약속에 대해서도 많은 의심을 반복합니다. 그 까닭에 사라의 몸종이었던 하갈을 통해 이스마엘을 낳았고, 약속의 땅 가나안에 들어가기를 주저하거나, 혹은 그곳을 벗어나 애굽으로 가기도 했던 모습들을 우리는 성경 안에서 목격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브라함은 마음 안에 하나님의 약속을 믿고 있었고, 결국 그 믿음대로 이삭을 낳았고, 이스라엘의 조상으로 세움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바울은 일하는 자가 만일 보수를 받게 된다면 그것을 은혜라고 말할 수 없다고 말합니다. 다시 말하면 은혜는 어떤 일에 대한 대가로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은혜는 그가 행한 일과는 관계없이 주어지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은혜도 이와 같은 것입니다. 그것은 우리의 행위에 의한 대가로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그분의 약속에 따라 오직 믿음으로 주어지는 것입니다. 아브라함이 의롭거나 훌륭한 일을 행했기 때문에 부르심을 입은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그에게 먼저 찾아가셨고, 아브라함은 그분의 약속을 믿고 따라갔을 뿐입니다. 오늘 우리도 약속으로 주어진 복음을 그대로 믿고 영접했을 때 구원의 은혜가 우리에게 임하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