욥(욥1:1)

조회 수 2064 추천 수 0 2010.06.07 15:45:26

우스 땅에 욥이라는 이름의 한 사람이 있었는데 그 사람은 완전하고 곧바르며 하나님을 두려워하고 악을 멀리하는 자더라. (욥1:1)

 

일반적으로 욥이라는 인물을 떠올릴 때 인내하는 자라는 점에 대해서만 생각합니다(약5:11). 그렇습니다. 그는 인내의 사람이었음이 분명합니다. 그러나 그가 겪어 온 과정이 생략된 인내는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그의 인내는 사람으로서 감당하기 쉽지 않은 인내였고, 심지어 육신적으로도 참아내기 힘들었던 것입니다. 무엇보다 그를 견디기 힘들게 만들었던 것은 물질이나 질병이 아니라 주변 사람들, 특히 그의 친구들이 바라보는 시선이었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그들은 주님을 바라보는 욥의 시선을 지속해서 흔들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욥기에 기록된 대부분의 기록들이 친구들과의 대화라는 점을 생각하면 그가 인내하고 있었던 것이 무엇인지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만들어 줍니다.

 

욥이라는 이름의 뜻은 “원한다”는 말입니다. 그는 아라비아 지방의 우스라는 곳에 살고 있었으며, 상당한 재산가며, 자녀가 많았던 자입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그를 가장 잘 소개하고 있는 것은 “완전하고 곧바르며 하나님을 두려워하고 악을 멀리하는 자”라는 점입니다. 그는 최소한 하나님 앞에서 사랑받는 자로서 이 세상을 살고 있었던 자입니다. 이러한 욥에게 사탄은 시기를 했고, 그 일로 일하여 엄청난 시험을 받게 되었습니다.

 

욥은 주님으로부터 칭찬을 들을 만큼 경건한 자였습니다. 그러나 그 말을 듣고 있던 사탄은 욥이 재산과 자녀가 많아 행복하기 때문이라고 반박합니다. 이러한 사탄을 향해 주님은 욥의 생명만을 해하지 말고 무엇이든 시험해 볼 것을 권합니다. 결국 이러한 사탄과의 약속 이후에 욥은 재산과 자녀를 다 잃고 그의 몸 조차도 발바닥에서부터 정수리까지 심한 종기가 나서 질그릇 조각으로 자기 몸을 긁으며 재 가운데 앉아 있는 신세가 됩니다. 심지어 그의 아내조차도 하나님을 저주하고 죽으라고 말할 정도로 비참한 신세가 됩니다.

 

그러나 정작 그를 힘들게 만들었던 것은 그의 세 친구들이었습니다. 데만 사람 엘리바스와 수아 사람 빌닷과 나아마 사람 소발은 각자 자신의 생각을 욥에게 건냈지만 그것은 욥에게 아무런 위로가 되지 못했습니다. 오히려 욥은 그들로 인하여 더욱 깊은 상처만을 안게 되었습니다. 그들의 말은 단순한 것이었습니다. 욥이 하나님으로부터 어떤 문제가 있기 때문에 저주를 받게 된 것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욥이 죄와 전혀 상관이 없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그것은 욥의 본질적인 문제라고 할 수 없습니다. 그들은 욥의 처한 상황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금 욥에게 필요한 것은 위로였지만 그들은 오히려 욥을 책망하고 있었습니다. 이것은 욥에게도 매우 큰 상처가 된 것이 분명합니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사실은 이러한 환경 속에서도 욥은 하나님을 원망하지 않으며, 지속적으로 자신의 부족함을 발견해 가고 있었다는 점입니다. 그는 분명히 하나님으로부터 완전한 자로 인정을 받았던 자였지만 이 시험의 과정을 겪은 이후에는 스스로 자신에 대하여 고백하기를 “내 자신을 몹시 싫어하고 티끌과 재 속에서 회개하나이다”(욥42:6)라고 말합니다. 그는 영적으로도 매우 성숙해졌음을 고백하기도 했는데, 자신의 상태를 “내가 귀로 듣는 것을 통해 주께 대하여 들었사오나 이제는 내 눈으로 주를 뵈옵나이다”(욥42:5)라고 말합니다.

 

우리는 이 일 이후에 일어난 사건에 대하여 기억하기를 욥이 전보다 그 소유를 두배로 주셨다는 사실만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먼저 기억해야 하는 것이 있습니다. 그가 두배의 소유를 받기 이전에 했었던 것은 세 친구들과의 화해입니다. 이미 설명했던 것과 같이 욥은 친구들로 인하여 매우 깊은 상처를 받았습니다. 아마도 다시는 그들의 얼굴을 보고 싶지 않았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가 두 배의 소유를 얻기 바로 직전에 있었던 사건은 “욥이 자기 친구들을 위하여 기도할 때에 {주}께서 욥의 포로 된 것을 돌이키시고 또 {주}께서 욥에게 그가 전에 소유했던 것의 두 배를 주셨다”(욥42:10)는 것입니다. 이것은 하나님의 속성을 이해하는데 매우 중요한 것입니다.

 

우리는 신약 성경 안에서도 매우 비슷한 모습을 발견합니다. 그것은 바울이 1차 전도여행을 마치고 바나바의 조카인 마가에 대한 문제로 둘 사이에 격렬한 논쟁이 있었고 결국 바나바와 결별한 사건입니다. 이 일로 인하여 상당한 기간 동안 바울과 마가의 관계는 서로에게 깊은 상처를 남겼을 것입니다. 그러나 바울은 그의 죽음을 앞두고 디모데에게 편지하기를 “마가를 데리고 함께 오라. 그가 사역을 위해 내게 유익하니라”(딤후4:11)라고 말합니다. 그는 마가와 화해할 뿐만 아니라 마음 깊은 곳으로부터 사랑하고 있음을 보여주려 한 것입니다. 이러한 마음은 예수님의 가르침을 통해서도 잘 나타나 있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예물을 드릴 때 “네 예물을 제단 앞에 두고 네 길로 가서 먼저 네 형제와 화해하고 그 뒤에 와서 네 예물을 드리라”(마5:24)고 말씀하십니다. 여기서 분명한 사실은 우리가 누군가와 서로 화해하지 못한 상태에서는 어떠한 복도 기대할 수 없다는 점입니다. 주님은 모든 사람들이 서로 화해하고 용서하기를 바라시는 분이십니다.

 

어떤 사람들은 욥기가 소설일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성경은 이미 욥기가 소설이 아님을 스스로 증명하고 있고(겔14:14), 홍수시대가 기록되어 있는 반면에 소돔과 고모라의 멸망은 기록되지 않은 것으로 보아 아브라함 시대의 인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저작자에 관하여는 많은 논란이 있지만 분명한 사실은 가장 먼저 쓰여진 성경으로 알려져 있고, 욥기 안에서 벌어지고 있는 모든 사실들이 거짓이나 우화가 아닌 사실이라는 점입니다.

 

욥이라는 인물을 통한 많은 가르침이 있지만 역시 가장 중요한 사실은 그가 “인내의 사람”이었다는 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인내라는 것은 단순히 참아 내는 것만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거기에는 보다 성숙해져 가는 과정들이 있습니다. 욥은 인내의 과정을 통하여 그의 믿음의 눈이 열리는 엄청난 경험을 하였고, 자신과 원수가 될 수 있었던 친구들과 화해를 하는 넓은 마음을 소유하게 되었습니다.

 

세상의 모든 것들은 인내라는 과정을 통하여 성숙해 집니다. 어린 아이들이 자라는 과정에서 아프지 않고 자라는 아이는 없습니다. 오히려 아이들이 자신의 몸이 아프면서 몸이 자라게 됩니다. 그리고 사춘기가 되면 마음의 갈등을 수없이 겪으면서 마음이 자라게 됩니다. 풍랑을 만나보지 않은 나무는 가벼운 바람에도 넘어지게 됩니다. 우리의 인생이나, 특히 믿음의 삶을 사는 자들이 힘겹고 어려운 시간들을 보내면서 인애의 시간들을 경험하지 못한다면 그것도 매우 불행한 것입니다. 인내는 우리를 성숙하게 만들어 줄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오늘 우리가 가진 어려움들을 지혜롭게 이겨나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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