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세(출3:7~10)

조회 수 2148 추천 수 0 2010.06.07 15:31:55
[주]께서 이르시되, 내가 이집트에 있는 내 백성의 고통을 분명히 보았고 또 그들이 자기들의 작업 감독들로 인하여 부르짖음을 들었나니 이는 내가 그들의 고통을 알기 때문이니라. 내가 내려가서 그들을 이집트 사람들의 손에서 구원하고 그들을 그 땅에서 인도하여 아름답고 광대한 땅, 젖과 꿀이 흐르는 땅 곧 가나안 족속과 헷 족속과 아모리 족속과 브리스 족속과 히위 족속과 여부스 족속의 지역에 데려가려 하노라. 그러므로 이제, 보라, 이스라엘 자손의 부르짖음이 내게 이르고 이집트 사람들이 그들을 괴롭게 학대하는 것도 내가 보았나니 그런즉 이제 오라. 내가 너를 파라오에게 보내리니 네가 내 백성 곧 이스라엘 자손을 이집트에서 인도하여 내리라. (출3:7~10)

모세를 공부한다는 것은 매우 방대하여 짧은 글과 설명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그의 생애를 자세히 추적해 보면 매우 단순하면서도 그리 특별하지 않은 평범한 인생을 살다 간 사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만 그가 위대하다는 것은 자신의 생애를 받아들이고, 주어진 삶에 최선을 다했다는 것입니다.

그의 출생은 평범한 한 가정으로부터 시작됩니다. 그는 레위 족속 아므람과 요베겟 사이에서 태어났으며, 당시 이집트에 커다란 박해가 있어서 어린 아이들을 집에 둘 수 없는 상태였기 때문에 갈대 상자에 넣어 나일 강물에 띄웠는데 마침 이집트의 공주가 발견하고 데려다가 양자를 삼고 모세의 어머니 요게벳은 유모로 들어가 파라오의 궁에서 40년간 양육 받으며 이집트의 학술에 통달하였습니다(행 7:22). 그의 인생이 비록 극적으로 시작되고 있지만 그는 평범한 청년으로 성장을 하게 됩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세상에 대하여 야망을 품고 있듯이 모세에게도 커다란 야망이 있었습니다. 어릴 때부터 어머니를 통하여 자신의 존재를 알고 있었고, 자신의 민족이 박해를 받는 장면을 목격하고 자란 그가 민족을 구원하겠다는 생각을 가지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는 40년의 세월 동안 언제나 자신의 야망을 이루기 위해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때가 이르렀다고 생각했을 때 그는 자신의 야망을 드러내기 시작했습니다.

그는 자신의 민족인 히브리 사람이 이집트 사람에게 맞는 것을 보고 의분이 일어나서 이집트 사람을 때려 죽였던 것입니다. 이 일로 인하여 모세 자신은 민족의 지도자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다음 날 히브리 사람 둘이서 싸우는 장면을 보고 잘 못한 사람을 꾸짖자 오히려 “누가 너를 통치자와 재판관으로 우리 위에 세웠느냐? 네가 이집트 사람을 죽인 것같이 나도 죽이려 하느냐?”며 오히려 히브리 사람이 모세를 경계하는 것을 보았고, 이후에 파라오가 그를 죽이려고 하자 그는 결국 이집트를 떠나 미디안 광야에 머무르게 되는 신세가 되고 말았습니다(출2:11-15). 그의 야망은 결국 아무 의미 없이 그에게서 멀어져 버렸던 것입니다.

화려한 왕궁에서의 생활을 접고 그는 초라한 도망자가 되어 황량한 광야에서 양을 치는 목자로서의 삶을 살게 됩니다. 그가 깊은 좌절을 가졌을 것은 분명합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신의 꿈이 무너지는 순간 삶의 의미를 잃게 되듯이 어느덧 모세는 40년의 광야 생활동안 아무런 희망도 없이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평범한 노인으로 변해가고 있었습니다. 그의 일상은 양들과 더불어 시작이 되고 끝이 났으며, 그의 기억 속에서 과거의 모든 시간들은 점차 지워져가고 있었던 것입니다. 더 이상 그는 스스로의 힘으로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무능한 존재로 변해가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의 좌절은 그가 과거에 지니고 있었던 영광만큼이나 큰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는 더 이상 좌절하고 살 수는 없었고, 평범한 일상과 눈에 띄지 않는 한 사람의 모습으로 변해가고 있었던 것입니다.

이러한 모세 앞에 놀라운 일들이 벌어졌습니다. 하나님께서 그에게 나타나신 것입니다. 그리고 그가 과거에 소망했던 민족의 구원을 이루기 위해서 하나님께서 그를 사용하시겠다고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누구보다도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고 있는 그로서는 엄청난 사건이라고 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의 꿈을 이룰 수 있는 기회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모세는 더 이상 청년 시절의 모세가 아니었습니다. 그는 꿈도 야망도 모두 잃은 채 하루하루를 평범하게 살고자 하는 노인에 불과했습니다. 그는 하나님의 부르심에 대하여 자신이 없었고, 그 부르심을 거절하고자 했지만 결국 실랑이를 거듭한 끝에 이집트 땅으로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모세의 사역은 그 자신에 의한 것이라고 말할 수 없습니다. 많은 이들들 모세에 대하여 평가하기를 성경에서 가장 위대하고 유능한 지도자라고 말하지만 사실상 그에게서 지도력이라고 말할 수 있을만한 것은 찾아볼 수 없습니다. 가령 이집트에 내려진 재앙이나, 홍해를 가르는 사건, 마라에서 쓴물이 단물이 되게 하는 것과 아말렉과의 전쟁에서 승리했던 것, 그리고 반석에서 물이 나오게 만든 것 등은 실제로 그 자신에게서 나온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하나님의 지시와 명령에 따라서 순종한 결과일 뿐입니다. 결국 하나님께서 모세를 쓰셨던 것은 그의 가능성과 능력이 아닌 스스로 아무 것도 할 수 없다는 좌절감과 무능력이었던 것입니다.

사람들은 유능한 지도자가 되기 위하여 많은 시간을 투자합니다. 그들은 열심히 공부하고, 유능한 강사나 지도자로부터 훈련을 받기도 합니다. 물론 세상에서 훌륭한 지도자가 되기 위해서는 이러한 과정이 필수적인 것일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그리스도인에게 있어서는 예외라는 점을 알 필요가 있습니다. 훌륭한 신학교와 훌륭한 교수나 목사가 훌륭한 지도자를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예수님 당시의 바리새인과 같은 외식주의자들을 만들어 낼 수도 있습니다. 진정한 지도자는 사람에 의해서 만들어지지 않으며, 사람의 의지에 의한 것도 아닙니다. 그것은 오직 하나님의 부르심에 의해서만 가능한 것입니다. 그렇다면 어떤 자가 부르심을 받을 수 있는 것입니까?

자신이 죄인임을 인정할 수 있는 사람, 그리고 자신의 생각과 의지로는 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 오직 모든 일들을 주님께 맡길 수 있는 자들만이 부르심을 입을 수 있게 될 것입니다. 바울은 이 일에 대하여 모범적인 전도자였습니다. 왜냐하면 그는 자신이 가진 모든 것들에 대하여 배설물과 같이 여기고, 오직 그분의 부르심의 상을 얻기 위하여 최선을 다하는 생애를 살다 간 자였기 때문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야망을 품었던 모세를 쓰시지 않으셨습니다. 오히려 나약하고 초라한 노인의 모습으로 양을 치고 있었던 모세를 부르셨습니다. 그리고 그를 통하여 이집트 땅에서 박해로 인하여 고통 받고 있었던 그의 민족을 구원하셨습니다. 모세가 가지고 있었던 유일한 능력은 삶을 통해 얻어진 지혜, 즉 자신의 무능을 깨닫고 오직 하나님의 말씀을 따라 순종하는 것이었습니다. 오늘날 이 시대를 지혜롭게 살아가기를 원하는 그리스도인이라면 주님 앞에 겸손함으로 자신을 낮추고 오직 그분의 말씀에 귀를 기울이고 순종하는 삶을 살기 위해 힘쓰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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