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시편 137

 

시편 137편은 이스라엘 백성이 바벨론 포로기에 겪었던 가장 깊은 아픔과 고통, 그리고 하나님 나라를 향한 꺼지지 않는 소망을 담고 있는 탄식시입니다. 이 시는 단순한 슬픔의 기록이 아니라, 하나님 백성이 세상 속에서 믿음을 지키며 살아갈 때 어떤 마음을 품어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귀한 말씀입니다. 이 말씀을 통해 오늘 우리의 신앙이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 무엇을 사랑하며 살아가고 있는지 깊이 돌아보기를 원합니다.

 

우리가 바벨론의 여러 강가 거기 앉아서 시온을 기억하며 울었도다.” 이 첫 구절은 이스라엘의 상처와 눈물의 깊이를 그대로 드러내 줍니다. 눈물의 이유는 단 하나, “시온곧 하나님의 임재가 머물던 성전, 하나님과의 친밀한 관계, 거룩한 예배의 자리그 모든 것을 잃어버렸기 때문입니다. 바벨론의 화려함 때문이 아니라, 시온을 잃어버린 슬픔 때문에 울었던 것입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오늘 우리의 눈물은 무엇 때문입니까? 혹 그 눈물 속에는 하나님과 멀어진 내 영혼을 향한 애통함이 있습니까? 시온을 사랑하던 이 백성처럼, 우리가 하나님 나라를 향한 갈망을 잃지 않는다면 어떤 바벨론의 포로 상황 속에서도 믿음을 지킬 힘을 얻게 될 것입니다. 바벨론 사람들은 이스라엘을 조롱하며 시온의 노래 중 하나를 우리에게 노래하라고 요구했습니다. 하나님의 백성을 비웃으며 그들의 아픔을 조롱한 것입니다.

 

그러나 시인은 이렇게 고백합니다. 우리가 어찌 여호와의 노래를 타국에서 부를까.” 이는 단순히 노래를 거부한 행위가 아니라, 신앙의 정체성을 지키려는 고백이었습니다. 성도 여러분, 세상은 우리에게 신앙을 대충타협하라고 말합니다. 믿음도 분위기에 맞춰 가볍게소비하라고 유혹합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사람은 아무리 세상의 압력이 강해진다 할지라도, 영혼의 중심을 지켜야 합니다. 예배의 자리, 말씀의 자리, 기도의 자리를 결코 타협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필요합니다.

 

시인은 이어 이렇게 선언합니다. 예루살렘이여, 내가 너를 잊을진대 내 오른손이 그의 재주를 잊을지로다.” 이것은 단순한 감정의 표현이 아니라, 죽어도 잊지 않겠다는 언약의 고백입니다. 하나님 나라를 향한 사랑, 예배의 자리로 돌아가고자 하는 신앙의 소망을 삶의 가장 중요한 자리로 올려놓은 믿음의 결단입니다. 우리가 이 땅에서 생업을 꾸리고 가정을 돌보고 여러 역할을 감당하는 가운데에서도, 가장 우선되어야 할 것은 하나님 나라를 향한 사랑입니다. 우리의 손으로 무엇을 하든, 우리의 발로 어디를 가든, 우리의 시간과 결정의 중심에는 하나님을 향한 사랑이 있어야 합니다.

 

시편 137편은 후반부에 바벨론과 에돔에 대한 하나님의 심판을 언급합니다. 많은 분들이 이 부분을 읽을 때 난해함을 느끼지만, 이것은 복수심의 표현이 아니라 하나님의 공의에 대한 신앙고백입니다. 에돔은 이스라엘이 무너질 때 옆에서 조롱하며 헐어버리라, 헐어버리라고 외쳤고, 바벨론은 하나님의 성전을 파괴하고 백성을 포로로 끌어간 나라였습니다. 시인은 개인의 감정이 아니라, 하나님의 공의가 반드시 이루어진다는 믿음을 고백한 것입니다.

 

하나님은 악을 그냥 지나치지 않으십니다. 억울한 눈물을 외면하지 않으십니다. 오늘날 우리가 겪는 부당함, 상처, 핍박까지도 하나님은 기억하시고 반드시 공의로 갚으시는 분이십니다. 그러므로 성도는 복수의 감정으로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공의로운 심판을 신뢰하며 하나님께 모든 것을 맡겨야 합니다. 시인은 마지막으로 시온을 향한 충성과 하나님의 공의를 바라보는 믿음을 결론으로 삼습니다. 바벨론의 강가에서 울고 있었던 이 백성은 결국 하나님의 때에 예루살렘으로 돌아가 성전을 재건하게 됩니다. 가슴 속에 시온을 품었던 이들의 눈물은 헛되지 않았습니다. 하나님은 은혜로 채우시고, 회복으로 응답하셨습니다.

 

오늘 우리의 삶에도 바벨론 강가와 같은 시간이 있을 수 있습니다. 기도가 막히고, 믿음의 기쁨이 사라지고, 삶이 포로처럼 느껴지는 시기 말입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우리의 시온을 회복시키시며, 잃어버린 기쁨과 예배를 다시 세워 주시기를 원합니다. 우리가 하나님을 잊지 않는다면, 하나님도 우리를 잊지 않으실 것입니다. 우리의 영혼이 언제나 시온을 사랑하고, 하나님 나라를 소망하며 살아갈 때 하나님께서 반드시 회복의 길, 은혜의 문을 열어 주실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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