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느헤미야 91-5

그 달 스무나흗날에 이스라엘 자손이 다 모여 금식하며 굵은 베 옷을 입고 티끌을 무릅쓰며 회개하였고율법책을 낭독하고 죄를 자복하며 여호와께 경배하니라” (9:1,3 )

 

느헤미야 9장은 초막절이 끝난 후, 백성들이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삶으로 반응한 구체적인 회개의 장면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초막절은 기쁨의 절기였습니다. 그러나 이스라엘 자손은 말씀을 통해 자신들의 죄를 깊이 깨닫고, 기쁨 후에 회개로 나아가는 신앙의 성숙한 모습을 보입니다.

 

먼저, 백성들은 초막절이 끝난 지 며칠 지나지 않은 그 달 24일에 모두 다시 모였습니다(1). 이 날은 특별한 절기나 명절이 아닌 자발적인 회개의 날이었습니다. 그들은 굵은 베 옷을 입고, 티끌을 무릅쓰며, 자신들과 조상들의 죄를 자복하였습니다. 이는 단순한 종교적 행동이 아니라, 말씀을 듣고 삶을 변화시키려는 진정한 신앙의 표현이었습니다. 외적 형식과 전통에 얽매인 신앙이 아닌, 하나님과의 관계를 회복하기 위해 몸과 마음을 다해 나아간 거룩한 결단이었습니다.

 

오늘날 우리의 신앙도 기쁨의 예배만이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 앞에서 자신을 돌아보며 회개하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사람은 회개 없이는 결코 참된 기쁨에 이를 수 없습니다. 말씀은 우리를 자유하게 하지만, 먼저 우리의 죄를 드러내고 깨닫게 하며, 회개를 통해 치유와 회복으로 인도합니다. 욥기 2310절에서 욥은 고백합니다. 그가 나를 단련하신 후에는 내가 정금같이 나오리라.”

 

3절에 보면, 백성들은 하루 중 1/4은 율법책을 낭독하며 보내고, 또 다른 1/4은 자복하며 경배하는 데 사용하였습니다. 하루 4분의 1은 약 3시간입니다. 그들은 먼저 말씀을 듣고, 그 말씀 앞에서 자신들의 죄를 고백하며, 여호와 하나님께 경배하였습니다. 말씀과 회개, 경배는 결코 분리될 수 없습니다. 말씀이 선포되면 반드시 반응이 따르고, 그 반응은 회개와 예배로 이어지는 것이 하나님 백성의 마땅한 길입니다.

 

4절에서는 레위인 몇 명이 백성들 앞에서 큰 소리로 하나님께 부르짖었다고 기록합니다. 예수아, 바니, 갓미엘, 스바냐, 분니, 세레뱌, 바니, 그나니 등이 연단에 올라 하나님께 간절히 기도하였습니다. 이들은 단지 개인적 신앙인이 아니라, 말씀을 알고 백성을 대표하는 지도자들로서, 이스라엘을 대신해 공동체의 죄를 자복하며 중보하는 자들이었습니다. 하나님은 항상 공동체 속에서 이렇게 말씀을 전하고 기도하는 리더들을 통해 회복의 역사를 이루십니다.

 

5절에서 레위인 중 또 다른 대표들이 하나님을 찬양하며 백성들을 예배로 인도합니다. 그들은 하나님을 영원부터 영원까지 계신 분으로 고백하며 송축합니다. 이는 출애굽기 3장에서 하나님께서 모세에게 자신을 스스로 있는 자”(3:14)라고 계시하신 것과 동일한 신앙 고백입니다. 하나님은 시간의 제약을 받지 않으시고,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주관하시는 영원하신 하나님이십니다.

 

이러한 하나님에 대한 신앙 고백은 단순한 지식이 아니라, 하나님의 특별한 계시와 언약의 말씀을 통해 주어진 인식이었습니다. 이스라엘은 자신들의 죄와 수치를 넘어서서, 하나님이 누구신지를 다시금 기억하고, 그 이름을 송축하는 자리로 나아갔습니다. 하나님의 이름은 거룩하며, 인간의 찬송과 송축을 받기에 합당하신 이름입니다. 비록 그 이름이 과거 이스라엘의 죄로 인해 가려졌을지라도, 회개와 회복을 통해 다시 영광을 받으시는 분이십니다.

 

오늘날 성도들도 하나님의 이름이 거룩히 여김을 받는 일에 책임을 져야 합니다. 하나님의 이름은 교회와 성도들의 삶을 통해 드러나야 하며, 우리의 말과 행동, 삶의 방향 속에서 그 이름의 영광이 선포되어야 합니다. 주기도문의 첫 기도 역시 아버지의 이름이 거룩히 여김을 받으시오며”(6:9)입니다. 이는 하나님 백성이 하나님의 이름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핵심입니다.

 

결론적으로, 느헤미야 91-5절은 기쁨의 절기를 마친 백성들이 다시 말씀 앞에 서서, 회개와 경배로 나아가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들은 시간과 에너지를 들여 말씀을 듣고, 자복하며, 하나님을 송축했습니다. 지도자들은 연단에 올라 큰 소리로 하나님께 부르짖었고, 모든 백성은 하나님의 거룩하신 이름을 다시 높였습니다.

 

우리도 이러한 회개의 예배, 말씀에 반응하는 삶, 하나님의 이름을 높이는 예배자가 되기를 바랍니다. 형식이 아닌 진실함으로, 기쁨 뒤의 거룩한 회개를 통해 하나님의 임재와 회복을 경험하는 공동체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너희 하나님 여호와는 영원부터 영원까지 계신 분이시라. 주의 영화로운 이름을 송축하라!” (느헤미야 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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