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느헤미야 8장 13-18절
느헤미야 8장 후반부는 단순한 절기 행사 이상의 깊은 영적 회복의 장면을 보여줍니다. 포로에서 돌아온 이스라엘 백성들이 하나님의 말씀을 사모하며, 말씀에 기록된 초막절을 발견하고 그것을 회복해 가는 장면은 오늘날 우리에게도 커다란 신앙의 교훈을 줍니다.
13절에서 백성들 중 족장들과 제사장들과 레위인들이 에스라에게 다시 모였습니다. 그 이유는 단 하나, “율법의 말씀을 밝히 알고자 함”이었습니다. 전날 에스라가 공중 앞에서 율법을 낭독했을 때, 모든 백성들이 울며 회개하고 기쁨으로 여호와께 영광을 돌리는 역사가 있었지만, 지도자들은 거기서 멈추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더 깊은 말씀의 이해를 원했습니다. 말씀을 통해 자신과 공동체가 어떻게 살아야 할지를 배우고자 했던 이 열망은 참된 신앙인의 모습이며, 또한 모든 지도자들이 가져야 할 태도입니다. 디모데후서 2장 15절은 “진리의 말씀을 옳게 분별하며 부끄러울 것이 없는 일꾼으로 인정된 자로 자신을 하나님 앞에 드리라”고 말합니다. 오늘날 교회의 모든 직분자와 신앙의 리더들도 하나님의 말씀을 바르게 배우고 가르칠 책임이 있습니다.
에스라는 지도자들에게 신명기의 말씀, 그중에서도 초막절에 대한 규례를 가르쳐주었습니다. 초막절은 이스라엘 백성이 출애굽한 후 광야에서 초막에 거하며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받은 것을 기념하는 절기입니다(레 23:42-43). 말씀을 밝히 깨달은 지도자들은 백성들에게 즉시 이 내용을 전했고, 백성들은 말씀대로 순종했습니다. 그들은 예루살렘 성과 광장 곳곳, 성전 뜰과 자신들의 집 지붕 위에 초막을 지어 장막을 치고 그 안에 거하였습니다. 수문 앞 광장과 에브라임 문 광장 등 모든 공간이 하나님의 명령에 대한 순종의 장면으로 바뀌었습니다.
놀라운 것은 그 광경을 묘사한 17절입니다. “사로잡혔다가 돌아온 회중이 다 초막을 짓고 그 안에 거하니, 누네 아들 여호수아 때로부터 그날까지 이스라엘 자손이 이같이 행한 일이 없었으므로 이에 크게 기뻐하며”라고 말합니다. 여기서 강조되는 것은 형식적 준수가 아니라 기쁨으로 순종하는 모습입니다. 율법의 말씀을 알고 그대로 따르는 기쁨, 그것이 초막절을 더욱 특별하게 만들었습니다.
사실 초막절은 유월절, 오순절과 함께 이스라엘 3대 절기 중 하나로, 하나님이 구원하신 은혜를 기념하는 날입니다. 그러나 역사적으로 이 절기는 때때로 잊히고 형식적으로만 지켜지거나, 전혀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그 이유는 말씀에서 멀어졌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지금 느헤미야 시대의 백성들은 말씀을 발견했고, 그 말씀대로 산다는 것이 얼마나 기쁘고 복된 일인가를 경험하고 있습니다. 말씀을 따라 사는 삶은 고된 것이 아니라, 영광스러운 회복입니다.
그리고 18절에서 우리는 중요한 내용을 발견합니다. “에스라는 첫날부터 끝날까지 날마다 하나님의 율법책을 낭독하고 무리가 이레 동안 절기를 지키고 여덟째 날에 규례를 따라 성회를 열었느니라.” 초막절은 7일 동안 지속되는 절기이며 여덟째 날은 거룩한 성회로 모여 하나님께 예배하는 날입니다. 에스라는 초막절의 첫날부터 마지막 날까지 날마다 율법을 낭독했습니다. 백성들은 그 말씀을 듣고 또 듣는 중에 하나님의 뜻을 더욱 깊이 이해했고, 그것이 삶을 변화시키는 힘이 되었습니다.
하나님은 말씀을 통해 당신의 뜻을 드러내시며, 그 뜻에 순종하는 자들에게 기쁨과 회복의 은혜를 부어주십니다. 하나님의 말씀은 단지 정보가 아니라, 변화와 생명의 도구입니다. 히브리서 4장 12절은 “하나님의 말씀은 살아 있고 활력이 있어 좌우에 날선 어떤 검보다 예리하여… 마음의 생각과 뜻을 판단하나니”라고 했습니다. 백성들이 그 말씀 앞에 반응했고, 회개했고, 순종했고, 하나님은 그들을 기쁨으로 채워주셨습니다.
오늘 이 시대의 우리도 동일한 부르심 앞에 서 있습니다. 하나님의 백성으로서 우리는 하나님의 말씀을 알고자 힘써야 하며, 그것을 삶에서 실천하며 살아가야 합니다. 말씀을 통해 회복된 예배, 회복된 절기, 회복된 공동체는 오늘날 교회에 주시는 하나님의 이상이기도 합니다. 교회는 예배당에 모이는 모임을 넘어서, 하나님의 말씀으로 하나 되고, 그 말씀대로 살아가는 거룩한 공동체가 되어야 합니다.
말씀을 듣고 울 수 있는 마음, 말씀을 따라 살고자 순종하는 행동, 말씀으로 인한 기쁨, 이것이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바라시는 신자의 삶입니다.
“여호와의 율법책을 낭독하고 무리가 이레 동안 절기를 지키고 여덟째 날에 성회를 열었느니라.” (느헤미야 8:18)
말씀 안에서 회복되고, 말씀대로 살아가며, 말씀 안에서 기뻐하는 복된 공동체가 되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