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느헤미야 8장 7-8절 (개역개정)
“예수아와 바니와 세레바와 야민과 악굽과 사브대와 호디야와 마아세야와 그리다와 아사랴와 요사밧과 하난과 블라야와 레위 사람들은 백성에게 율법을 깨닫게 하고, 백성은 제자리에서 서 있었더라. 하나님의 율법 책을 낭독하고 그 뜻을 해석하여 백성에게 그 낭독한 것을 다 깨닫게 하니라.” (느 8:7-8)
느헤미야 8장은 바벨론 포로에서 돌아온 유다 백성들이 하나님의 말씀을 중심으로 신앙을 회복해가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 장면은 단지 종교적 감동의 순간이 아니라, 신앙의 공동체가 하나님의 말씀을 통해 삶의 기준을 다시 세우는 역사적 전환점입니다. 특히 7-8절은 말씀을 해석하고 설명하는 자들의 역할, 곧 말씀을 깨닫게 하는 자들의 중요성을 부각시킵니다.
백성들이 모세의 율법을 읽는 에스라의 낭독을 듣고 있을 때, 레위 사람들은 그 곁에서 말씀을 풀어 해석해주고, 백성들이 그 뜻을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왔습니다. 이들 중에는 예수아, 바니, 세레뱌, 야민, 악굽, 사브대, 호디야, 마아세야, 그리다, 아사랴, 요사밧, 하난, 블라야 등 13명의 이름이 언급되며, 이들은 모두 레위인들로서 율법 교육에 헌신한 자들이었습니다.
당시 백성들은 오랜 바벨론 포로 생활로 인해 히브리어에 익숙하지 않았고, 율법을 문자 그대로 읽는 것만으로는 그 뜻을 이해하기 어려웠습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말씀을 해석하고 설명해 주는 자들의 역할은 지대했으며, 신앙 회복의 결정적인 열쇠가 되었습니다. 단순히 낭독하는 것만으로는 진정한 변화가 일어나지 않으며, 말씀을 “깨닫게” 하는 사역이 병행될 때 비로소 회개의 역사와 영적 부흥이 일어납니다.
본문은 또한 "백성은 제자리에서 서 있었다"고 기록하는데, 이는 단순히 서 있었음을 넘어서 말씀을 향한 집중과 경건한 태도를 반영합니다. 하나님의 말씀이 선포될 때에 백성들은 무관심하거나 흩어지지 않고, 경청하며 그 뜻을 알아가기를 원했습니다. 이는 오늘날 예배 속에서도 우리가 가져야 할 말씀 앞의 자세입니다. 신앙은 듣는 데서 시작되고, 듣고 깨닫는 데서 성장합니다(참조, 롬 10:17).
이러한 말씀 교육 사역이 가능했던 이유는, 하나님께서 그 시대에 필요한 사람들을 미리 세우셨기 때문입니다. 바벨론에서 해방된 지 얼마 안 된 시기였음에도 불구하고, 말씀을 아는 자, 설명할 수 있는 사역자들이 존재했다는 것은 큰 은혜였습니다. 하나님께서는 당신의 백성이 진리 가운데 행하기를 원하시기에, 언제나 그 말씀을 맡길 자들을 예비하십니다. 에베소서 4장 11-12절은 “그가 어떤 사람은 사도로, 어떤 사람은 선지자로, 어떤 사람은 복음 전하는 자로... 주셨으니 이는 성도를 온전하게 하여 봉사의 일을 하게 하며 그리스도의 몸을 세우려 하심이라”고 말씀합니다.
오늘날 우리 교회 역시, 세상의 향락과 혼란 속에서도 말씀을 맡은 사역자들, 곧 설교자, 교사, 교육자들이 존재하는 것은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그들을 귀하게 여기며, 말씀 사역이 온전히 감당될 수 있도록 기도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사도 바울도 데살로니가 교회 성도들에게 “우리를 위하여 기도하라. 주의 말씀이 빨리 퍼지고 영광스럽게 되게 하라”(살후 3:1)고 요청하였습니다.
이 시대에도 하나님의 말씀이 선포되지만, 듣고도 깨닫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이는 말씀을 전하는 자들의 책임일 수 있고, 동시에 말씀을 사모하는 자들의 자세와 준비의 문제이기도 합니다. 율법을 낭독하고, 그 뜻을 해석하며, 깨닫게 하는 일은 단순한 정보 전달이 아닌, 영적 눈을 뜨게 하는 생명의 사역입니다. 그 사역은 지금도 교회 안에서 계속되어야 하며, 그 중심에는 하나님이 세우신 사역자들과 말씀을 사모하는 백성이 있어야 합니다.
결론적으로, 느헤미야 8장 7-8절은 하나님의 말씀을 백성들에게 온전히 이해시키고 그들의 삶 속에 적용되게 하는 사역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이 시대에도, 하나님은 말씀을 맡은 자들을 세우시고 계시며, 그들을 통해 교회를 깨우고 하나님의 뜻을 드러내십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그 말씀을 전하는 자들을 귀히 여기며(살전 5:12-13), 또한 우리 자신도 말씀 앞에 겸손한 마음으로 나아가 깨닫기를 구하는 신앙인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주의 말씀은 내 발에 등이요 내 길에 빛이니이다.” (시편 119:105)
이 말씀처럼, 오늘도 말씀을 깨닫게 하는 은혜 속에 머무는 복된 성도들이 되시기를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