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느헤미야 61-9

산발랏과 도비야와 아라비아 사람 게셈과 그 밖의 우리 원수들이 내가 성벽을 건축하여 허물어진 틈을 남기지 아니하였다 함을 들었는데 그때에는 내가 아직 성문에 문짝을 달지 못한 때였더라” (6:1 이하)

 

느헤미야 6장은 성벽 재건이 거의 완공되어 이제 문짝만 달면 마무리되는 시점을 배경으로 합니다. 이 시점은 하나님의 사역이 마무리를 향해 가는 전환점이며, 동시에 대적의 방해가 극심해지는 때이기도 했습니다. 성벽이 완성되어 가는 모습을 본 산발랏과 게셈은 마지막으로 기회를 엿보며 느헤미야를 해치려는 계략을 꾸몄습니다. 그들은 느헤미야에게 오노 평지라는 중립 지대에서 협상하자고 제안했지만, 그 협상의 본심은 암살이나 유다 공동체의 리더십을 무너뜨리려는 의도였습니다.

 

느헤미야는 그 궤계를 간파하고 단호히 거절합니다. 그는 말합니다. 나는 큰 역사를 하므로 내려가지 못하겠노라. 어찌하여 역사를 중지하게 하고 너희에게로 내려가겠느냐”(6:3). 느헤미야는 자기를 해치려는 궤계를 분별할 뿐 아니라, 자신이 맡은 사명의 중요성을 분명히 인식하고 있었습니다. 사역의 무게가 개인의 안전이나 외교적 제안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대적들은 단념하지 않았습니다. 이 유혹은 다섯 번이나 반복되었으며, 마지막에는 공개된 편지를 통해 느헤미야를 왕이 되려는 반역자로 모함하기에 이릅니다(6:5-7). 이 편지는 봉하지 않고 퍼지게 하여 느헤미야의 명성을 실추시키고, 백성들의 신뢰를 무너뜨리려는 교묘한 심리전이었습니다. 더 나아가 산발랏은 네가 선지자를 세워서 예루살렘에서 너를 위하여 반란을 선전하게 하려 한다는 거짓 정보까지 퍼뜨립니다(7). 이러한 모함은 당시 유다 백성들 사이에 있던 메시아적 기대를 역이용한 왜곡된 선동이었습니다.

 

이에 대해 느헤미야는 네가 말한 그 일은 없는 일이요 네 마음에서 지어낸 것이라고 분명히 반박합니다(6:8). 그러나 단순한 반박에 그치지 않고, 그는 하나님께 기도하며 이렇게 고백합니다. 하나님이여, 이제 나를 강하게 하옵소서”(9). 느헤미야는 사람의 모함과 악한 위협 앞에서 낙심하거나 분노로 대응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오히려 하나님께 시선을 돌려 자신의 손이 약해지지 않도록, 중단 없이 사역을 완수하도록 힘주시기를 간구합니다.

 

여기서 우리는 하나님의 일을 감당하는 자의 자세를 배웁니다. 첫째, 사명의 자리를 떠나지 말아야 합니다. 아무리 합리적인 명분처럼 보이는 협상이라 할지라도, 그 본질이 궤계임을 분별할 수 있어야 합니다. 둘째, 반복되는 유혹과 심리전에도 굴복하지 않고, 진리 위에 굳게 서 있어야 합니다. 셋째, 대적의 거짓 위협에 속지 말고 하나님의 능력을 구해야 합니다. 우리의 싸움은 혈과 육에 대한 것이 아니라 어둠의 권세와의 싸움입니다(6:12). 그러므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인간적인 대응이 아니라, 하나님의 도우심입니다.

 

사도 바울도 그런즉 선 줄로 생각하는 자는 넘어질까 조심하라”(고전 10:12)고 말하며, 끝까지 깨어 있어야 함을 강조했습니다. 또한 너희가 죄와 싸우되 아직 피 흘리기까지는 대항하지 아니하고”(12:4)라는 말씀처럼, 죄와 불의에 타협하지 않는 영적 전투의 자세가 필요합니다.

 

오늘날에도 하나님의 일을 맡은 성도들이 느헤미야처럼 믿음으로 사명을 붙잡고, 끝까지 완주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공동체의 리더든 각자의 자리에서 맡은 사명이든, 하나님 앞에 충성되이 감당할 때 대적의 모든 방해는 오히려 하나님의 영광을 더 드러내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느헤미야 61-9절은 하나님의 일을 맡은 자가 어떤 자세로 마지막까지 사명을 감당해야 하는지를 잘 보여줍니다. 대적은 사역의 마무리 시점에 더욱 집요하게 공격하지만, 우리는 하나님께서 주시는 힘으로 끝까지 견디고 완성해야 합니다. 그러므로 오늘 이 말씀을 붙잡고 기도합시다. 하나님이여, 이제 나를 강하게 하옵소서!”(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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