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느헤미야 51419

내가 유다 땅 총독으로 세움을 받은 때 곧 아닥사스다 왕 제이십 년부터 제이십이륙 년까지 이십육 년 동안은 나와 내 형제들이 총독의 녹을 먹지 아니하였느니라” (느헤미야 5:14)

 

느헤미야는 느헤미야서 514절에서 처음으로 자신이 유다의 총독임을 밝힙니다. 물론 그는 이미 아닥사스다 왕에 의해 총독으로 임명되어 유다로 파견되었지만(2:911), 지금까지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백성들 가운데 한 사람처럼 섬기며 묵묵히 사명을 감당해 왔습니다. 이는 느헤미야가 자신의 권세나 직분을 과시하기보다 오직 하나님의 뜻과 백성들의 유익만을 우선시하는 겸허한 지도자였음을 보여줍니다.

 

진정한 성도와 지도자는 자신을 내세우지 않고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는 삶을 살아갑니다. 그런즉 너희가 먹든지 마시든지 무엇을 하든지 다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하라” (고린도전서 10:31)는 말씀처럼, 느헤미야는 자기를 숨기고 오직 하나님의 뜻만 드러내기 위해 일해 온 참된 일꾼이었습니다.

 

특별히 1415절에서는 느헤미야가 이전 총독들과 달리 백성들을 억압하지 않았음을 강조합니다. 당시 바사 제국이 파견한 총독들은 많은 세금과 곡식을 백성에게 요구하고, 권력의 이름으로 백성을 착취했습니다. 하지만 느헤미야는 총독으로서 마땅히 받을 녹(녹봉, 즉 급여)조차 받지 않았으며, 자신과 시종들은 오히려 백성들과 함께 수고를 나누었습니다. 그는 하나님을 경외함으로그렇게 했다고 고백합니다(15). 이것이 바로 신앙인의 참된 섬김입니다. 외적인 경건이 아닌, 삶으로 드러나는 하나님 경외의 열매입니다.

 

16절에서는 그의 일상이 총독으로서의 권세를 휘두르기보다 직접 성벽 건축에 참여한 일꾼으로서의 자세였음을 보여줍니다. 그는 성벽 재건에 헌신하며, 사리사욕을 추구하지 않고 하나님의 백성들과 땀 흘리며 일한 자였습니다. 성도는 누구보다 앞서 섬김의 본을 보이며, 무거운 짐을 지려 하지 말고 오히려 서로의 짐을 나누는 자가 되어야 합니다. 너희가 짐을 서로 지라 그리하여 그리스도의 법을 성취하라” (갈라디아서 6:2)

 

또한, 17절에 나오는 특별한 기록은 느헤미야의 상에 이방인들도 함께 있었다는 사실입니다. 이는 단순한 식사의 의미를 넘어, 예루살렘과 하나님의 백성 공동체가 주변 민족들에게 존경과 주목의 대상이 되었음을 시사합니다. 한때는 수치와 비방의 대상이었던 유다가, 이제는 하나님의 손으로 회복되고 있음이 만방에 알려지고 있는 것입니다(4:13 참조). 하나님께서는 언제나 그분의 백성을 들어 높이시고, 그들을 통해 영광을 받기를 원하십니다.

 

18절에 보면 느헤미야는 하루에 소 한 마리와 양 여섯 마리, 각종 포도주가 그의 상에서 준비되었고, 그 수고의 양이 막대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는 내가 총독의 녹을 요구하지 아니하였으니 이는 백성의 부역이 무거움이라라고 말합니다. 그는 백성의 고통을 진심으로 공감하고, 자신이 마땅히 누릴 권리마저 포기함으로써 백성을 위로하고 힘을 덜어주려 한 리더였습니다.

 

마지막으로 느헤미야는 19절에서 하나님께 이렇게 기도합니다. 내 하나님이여 내가 이 백성을 위하여 행한 모든 일을 기억하사 내게 은혜를 베푸시옵소서 이 기도는 단순히 자신이 수고했으니 보상해달라는 청원이 아닙니다. 그는 하나님의 뜻을 따라 자신이 감당한 모든 수고와 희생이 헛되지 않게 하시고, 하나님께서 언약 백성을 통해 영광을 받으시길 바라는 마음으로 기도한 것입니다. 느헤미야의 중심에는 자기 자신이 아닌 하나님의 뜻과 영광이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이처럼 성도는 하나님 앞에서 신실하게 살아가며, 자신의 행위가 하나님의 나라를 위한 도구가 되기를 소망하며 살아야 합니다. 우리가 살아도 주를 위하여 살고 죽어도 주를 위하여 죽나니” (로마서 14:8) 느헤미야의 삶은 이 말씀의 모범이 되며, 오늘날 우리에게도 도전과 감동을 줍니다.

 

결론적으로, 느헤미야는 자신의 총독직을 권위가 아닌 섬김의 자리로 삼았고, 그 섬김은 하나님의 공의와 은혜가 백성 가운데 흘러가도록 하는 수단이었습니다. 그의 기도와 헌신은 단지 자신의 공로를 드러내기 위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자신의 백성을 통하여 영광을 받으시기를 간절히 바라는 기도였습니다. 오늘 우리도 느헤미야처럼 사명을 감당하며, 하나님의 영광을 위한 삶을 살아가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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