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느헤미야 4장 21–23절
“우리가 이같이 역사를 하였고 무리는 절반은 창을 잡았고 절반은 일하였으며 새벽부터 별이 나기까지 일하였으며” (느헤미야 4:21)
느헤미야 시대의 유다 백성들은 단지 성벽을 쌓는 건축 노동자가 아니었습니다. 그들은 하나님의 백성으로서 무너진 예루살렘의 영광을 회복하고자 하는 사명을 품고 있었고, 그 사명 앞에 목숨을 걸고 헌신한 사람들이었습니다. 오늘 본문은 그러한 헌신의 깊이와 경계의 태도를 여실히 보여줍니다.
먼저, 21절에 따르면 유다 백성들은 “새벽부터 별이 나기까지” 일할 정도로 열심을 냈습니다. 이는 단지 장시간의 노동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과 뜻과 힘을 다해 하나님의 일을 감당하고자 하는 결단을 상징합니다. 예루살렘 성벽 재건은 단순한 공사가 아니었으며, 유다 공동체 전체의 정체성과 믿음의 회복이 걸린 일이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은 잠시라도 미룰 수 없는 일로 여기고 온몸을 다해 헌신하였습니다.
이처럼 오늘날 성도들도 이 땅에서의 시간이 유한함을 기억하고, 주의 일을 위해 게으르지 말고 부지런히 힘써야 합니다. 사도 바울도 로마서 12장 11절에서 “부지런하여 게으르지 말고 열심을 품고 주를 섬기라”고 권면합니다. 우리의 삶 속에서 하나님의 나라를 세우는 일은 단기 프로젝트가 아니라, 생명과 영광을 걸고 참여해야 할 영적 건축입니다.
이어지는 22절과 23절은 유다인들이 얼마나 깊은 경계심과 긴장감 속에 생활했는지를 보여줍니다. 느헤미야는 백성들에게 밤에는 예루살렘 안에서 머물게 하여 “밤에는 우리를 위하여 파수하되 낮에는 일하게 하자”고 말합니다. 그리고 실제로 느헤미야 자신과 그를 따르던 사람들, 경비병들과 백성의 종자들은 “옷을 벗지 아니하였으며” 물을 길러 갈 때에도 병기를 손에 들고 나갔습니다(느 4:23).
이는 그들이 적의 공격이 언제든 닥칠 수 있는 위태로운 상황 속에서도 늘 긴장하며, 결코 영적·육적인 허점을 보이지 않으려 했다는 뜻입니다. 전투의 위험 속에서도 일했고, 일의 중간에도 무장을 해제하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단지 일을 마치기 위한 사람들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맡기신 사명을 지키기 위해 자기 자신을 철저히 훈련시킨 병사들이었습니다.
이러한 긴장감은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반드시 필요합니다. 베드로전서 5장 8절은 말합니다. “근신하라 깨어라 너희 대적 마귀가 우는 사자 같이 두루 다니며 삼킬 자를 찾나니” 이 세상은 신앙으로 살아가는 자들에게 결코 안전한 터전이 아닙니다. 마귀는 우리의 믿음과 가정과 사명을 무너뜨리기 위해 끊임없이 호시탐탐 노립니다. 그러므로 성도는 언제나 영적 무장을 풀지 말아야 합니다.
느헤미야와 유다 백성은 “한 손으로 일을 하며 한 손에는 병기를 잡은” 사람들입니다(느 4:17). 이들은 하나님을 경외하며 일했고, 동시에 적을 경계하며 방어했습니다. 그들의 일상은 예배와 봉사, 전투와 경계가 하나로 엮인 삶이었습니다. 이처럼 오늘 우리도 교회 안에서만 거룩한 것이 아니라, 세상 속에서도 끊임없이 깨어 있어야 하며, 주어진 일상 속에서도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긴장감 있게 살아가야 합니다.
결론적으로, 유다인들은 하나님의 일을 위해 시간과 에너지와 전 인격을 다해 헌신하였습니다. 그들은 게으름을 피우지 않았고, 삶 전체를 성벽 재건에 쏟아부었습니다. 동시에 그들은 끝없는 경계 속에 영적 전쟁을 수행하고 있었으며, 작은 틈도 허용하지 않으려 애썼습니다. 이러한 믿음과 태도는 오늘 우리 시대의 교회와 성도들에게 절실하게 요청되는 삶의 자세입니다. 우리가 맡은 사역이 크든 작든, 하나님의 일을 한다는 정체성을 붙들고 게으르지 말고 깨어 있으며, 주의 뜻을 이루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사람들이 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