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호와여 의의 호소를 들으소서 정직한 자의 부르짖음에 주의하소서 거짓되지 아니한 입술에서 나오는 내 기도에 귀를 기울이소서 나를 주께서 감찰하셨으므로 내게서 흠을 찾지 못하셨나이다 내가 결심하고 입으로 범죄하지 아니하리이다 사람의 행위로 말미암아 주의 입술의 말씀을 따라 나를 지키고 강포한 자의 길을 피하여 싸우며 나의 걸음이 주의 길을 굳게 지키고 실족하지 아니하였나이다 하나님이여 내게 응답하시겠으므로 내가 불렀사오니 내게 귀를 기울여 내 말을 들으소서 주의 기이한 인자하심을 나타내소서 주를 피하는 자들을 그 일어나 치는 자들에게서 오른손으로 구원하시는 이시여 나를 눈동자 같이 지키시고 주의 날개 그늘 아래에 감추사 나를 압제하는 악인들과 나를 둘러싼 원수들에게서 벗어나게 하소서 그들의 마음은 기름에 잠겼으며 그들의 입은 교만하게 말하나이다 이제 우리가 걸어가는 것을 그들이 에워싸서 우리를 땅에 넘어뜨리려 눈을 주시며 그는 그 움킨 것을 찢으려 하는 사자 같으며 은밀한 곳에 엎드린 젊은 사자 같으니이다 여호와여 일어나 그를 대면하여 넘어뜨리시고 주의 칼로 악인에게서 나의 영혼을 구원하소서 여호와여 이 세상에 살아 있는 동안 그들의 분깃을 받은 사람들에게서 주의 손으로 나를 구하소서 그들의 배는 주께서 채우셨으며 그들은 자녀들로 만족하며 그 남은 재산을 그들의 어린아이들에게 남기나이다 나는 의로운 중에 주의 얼굴을 보리니 깰 때에 주의 형상으로 만족하리이다.” (시편 17편)
시편 17편은 다윗이 억울한 상황 속에서 하나님 앞에 자신의 무죄를 호소하고 구원을 간구하며, 마지막에는 오직 하나님 안에서 만족하겠다는 깊은 믿음의 고백을 담고 있는 시입니다. 다윗은 지금 극심한 위협과 고난 가운데 있습니다. 주변에는 악인들이 그를 둘러싸고, 그를 쓰러뜨리려 합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의로움을 내세워 억울함을 탄원하는 동시에, 궁극적인 복과 소망은 이 땅에 있지 않고 하나님 앞에서 그분의 얼굴을 뵙는 것, 곧 하나님을 대면하는 것에 있음을 고백합니다.
시편 17편은 크게 세 부분으로 나누어 이해할 수 있습니다. 첫째, 의인의 기도와 간구입니다(1-5절). 둘째, 원수로부터의 구원을 간청합니다(6-14절). 셋째, 하나님 안에서의 참된 만족을 노래합니다(15절). 이 구조를 따라 오늘 이 시간 다윗의 기도를 통해 우리의 삶도 다시 돌아보고, 하나님 앞에서 진실한 기도로 나아가는 시간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먼저 1절에서 다윗은 이렇게 기도합니다. “여호와여 의의 호소를 들으소서, 정직한 자의 부르짖음에 주의하소서, 거짓되지 아니한 입술에서 나오는 내 기도에 귀를 기울이소서.” 다윗은 자신의 기도가 하나님께 상달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 그의 기도는 단순한 탄원이 아니라, 의로움에서 비롯된 호소입니다. 자신은 하나님 앞에서 정직하게 살아왔고, 거짓된 입술로 범죄하지 않았다고 고백합니다. 여러분, 하나님은 정직한 자의 기도를 들으십니다. 우리의 삶이 정직하지 않다면, 우리의 기도도 능력을 잃습니다. 기도의 능력은 언변이나 감정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정직한 삶에서 흘러나오는 것입니다.
2절부터 5절까지 다윗은 자신이 하나님의 말씀을 따라 살아왔고, 강포한 자의 길을 피해 왔으며, 실족하지 않았다고 고백합니다. “주의 입술의 말씀을 따라 나를 지키고… 나의 걸음이 주의 길을 굳게 지키고 실족하지 아니하였나이다.” 얼마나 겸손하고 담대한 고백입니까? 그는 스스로를 의롭다고 자랑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하나님의 말씀을 따라 사는 것, 그것이 자신이 넘어지지 않은 비결이라고 고백합니다. 우리도 넘어지지 않기 위해서는 말씀 위에 굳게 서야 합니다. 세상은 끊임없이 우리의 발을 헛디디게 만들지만, 하나님의 말씀은 우리의 길에 빛이요, 우리의 발에 등이 되십니다.
이제 6절부터 다윗은 본격적으로 원수들로부터 구원을 간청합니다. “하나님이여, 내게 응답하시겠으므로 내가 불렀사오니, 내게 귀를 기울여 내 말을 들으소서.” 다윗은 하나님이 반드시 응답하실 것을 확신하고 기도합니다. 믿음은 하나님의 응답을 기대하며 드리는 기도입니다. 그는 더욱 간절히 구합니다. “나를 눈동자 같이 지키시고, 주의 날개 그늘 아래에 감추소서.” 눈동자는 사람의 몸 중 가장 민감하고, 중요한 부분입니다. 하나님께 눈동자같이 보호해 달라는 이 표현은 다윗이 얼마나 절박하고, 하나님의 보호를 믿고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주의 날개 그늘 아래”라는 표현은 어미 새가 병아리를 품듯, 하나님께서 친히 우리를 보호하신다는 아름다운 상징입니다. 우리도 위기의 순간에 하나님 품 안으로 피해야 합니다. 거기에는 그 어떤 세상의 방패보다도 강한 보호와 평안이 있습니다.
9절 이후 다윗은 자신의 원수들의 교만함과 잔혹함을 고발합니다. 그들은 마음이 기름에 잠겼으며, 입으로 교만하게 말하고, 사자처럼 달려들어 다윗을 찢으려 합니다. 이런 표현은 단지 과장된 시적 표현이 아니라, 당시 다윗이 처한 현실의 고통과 위협을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우리도 살아가다 보면 마치 젊은 사자처럼 덮쳐오는 고난과 위협을 경험하게 됩니다. 그러나 그때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다윗처럼 하나님께 호소하고, 하나님의 손을 의지하는 것입니다.
13절에서 다윗은 이렇게 기도합니다. “여호와여, 일어나 그를 대면하여 넘어뜨리시고 주의 칼로 악인에게서 나의 영혼을 구원하소서.” 다윗은 하나님의 칼, 하나님의 정의로 원수를 물리쳐 달라고 간구합니다. 우리는 하나님이 일어나실 때, 상황이 바뀌는 것을 믿습니다. 우리의 싸움은 혈과 육이 아니요, 악한 영들과의 싸움이기에, 하나님의 손이 개입하셔야 이길 수 있습니다.
그리고 14절에서 그는 악인들의 현실을 묘사합니다. “그들의 배는 주께서 채우셨으며 그들은 자녀들로 만족하며 남은 재산을 어린아이들에게 남기나이다.” 악인들은 세상에서 풍요를 누립니다. 그들은 자녀도 많고, 재물도 많고, 후손에게까지 남길 것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들의 모든 복은 오직 이 세상에만 있습니다. 하나님 없는 복은 진정한 복이 아닙니다. 그들은 이 땅에서만 분깃을 받은 자들이며, 죽음 이후에는 아무 소망이 없습니다.
그와 대조적으로, 다윗은 15절에서 이렇게 고백하며 시편을 마칩니다. “나는 의로운 중에 주의 얼굴을 보리니, 깰 때에 주의 형상으로 만족하리이다.” 얼마나 아름다운 믿음의 고백입니까? 다윗은 하나님을 뵙는 것이 인생의 가장 큰 복이며, 그것이 궁극적인 만족이라고 말합니다. 이 땅에서 고난받고 억울한 일을 당할지라도, 마지막 날에 하나님의 얼굴을 뵙고 그 형상을 닮게 되는 것이야말로 최고의 복임을 그는 확신합니다. 우리도 이 고백 위에 서야 합니다. 하나님을 대면하고, 주의 형상으로 변화되는 그날을 소망하며 살아가는 자, 그가 참으로 복된 자입니다.
시편 17편을 통해 우리는 세 가지를 배웁니다. 첫째, 의로운 삶에서 흘러나오는 기도가 능력 있는 기도입니다. 둘째, 고난과 위협 가운데 피할 곳은 오직 하나님의 품 안입니다. 셋째, 이 땅의 풍요보다 더 큰 복은 하나님을 뵙는 것이며, 그분의 형상으로 변화되는 것입니다. 오늘 우리의 기도가 다윗의 기도처럼 정직하고 담대하기를 바랍니다. 우리의 삶이 하나님의 얼굴을 뵙는 그날까지, 흔들리지 않고 믿음으로 나아가는 여정이 되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