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여호와께 피하였거늘 너희가 내 영혼에게 새같이 네 산으로 도망하라 함은 어찜인가 보라 악인이 활을 당기고 화살을 시위에 먹이며 마음이 바른 자를 어두운 데서 쏘려 하는도다 터가 무너지면 의인이 무엇을 하랴 여호와께서는 그의 성전에 계시고 여호와의 보좌는 하늘에 있음이여 그의 눈이 인생을 통촉하시고 그의 안목이 그들을 감찰하시도다 여호와는 의인을 감찰하시고 악인과 폭력을 좋아하는 자는 마음에 미워하시도다 악인에게 그물을 던지시리니 불과 유황과 태우는 바람이 그들의 잔의 소득이 되리로다 여호와는 의로우사 의로운 일을 좋아하시나니 정직한 자는 그의 얼굴을 뵈오리로다” (시편 11:17)

 

시편 11편은 다윗이 극심한 위협과 위기 가운데 놓였을 때, 주변 사람들로부터 피하라, 도망하라는 충고를 받는 상황에서 오히려 믿음으로 하나님을 바라보며 고백한 내용입니다. 시편은 종종 우리의 마음의 거울과도 같아서, 눈물 속에 드리는 기도와 현실을 초월하는 믿음의 고백을 함께 담고 있습니다. 시편 11편은 위기 속에서 믿음이 무엇인지, 의인이란 어떤 삶을 살아야 하는지를 우리에게 가르쳐 줍니다.

 

말씀은 이렇게 시작됩니다. 내가 여호와께 피하였거늘 너희가 내 영혼에게 새같이 네 산으로 도망하라 함은 어찜인가.” 다윗은 말합니다. "나는 여호와께 피하였는데, 너희는 어찌하여 나에게 산으로 도망치라고 말하느냐?" 여기서 우리는 위기의 순간에 두 갈래의 선택을 마주하게 됩니다. 하나는 현실적인 도피, 즉 인간적인 방법으로 위기를 피하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영적인 피난처이신 하나님께로 나아가는 것입니다. 다윗은 분명히 선언합니다. 나는 여호와께 피하였다.” 이것은 단순히 형식적인 신앙 고백이 아니라, 생명을 의탁하는 절박한 믿음의 고백입니다.

 

우리의 삶에도 위기의 순간이 닥쳐옵니다. 사람들은 조언합니다. 현실을 봐라, 도망쳐라, 그만둬라.” 그러나 그때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은 여호와께 피하는 자는 결코 부끄러움을 당하지 않는다는 믿음입니다. 다윗은 위협과 압박 속에서도 눈을 들어 하나님을 바라보며 믿음의 자리를 지킵니다.

 

2절에서 다윗은 당시의 상황을 묘사합니다. 보라 악인이 활을 당기고 화살을 시위에 먹이며 마음이 바른 자를 어두운 데서 쏘려 하는도다.” 이는 단지 물리적인 위협만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음모와 공격, 의인을 향한 부당한 탄압을 의미합니다. 악인은 어둠 속에서 활을 당기며, 정직하고 바른 사람을 겨누고 있습니다. 얼마나 지금의 시대와도 닮아 있는 말씀입니까? 거짓이 정의처럼 보이고, 악한 꾀가 능력으로 여겨지는 세상 속에서 마음이 바른 자들은 때로 무력감을 느낍니다.

 

그리고 3절은 깊은 질문을 던집니다. 터가 무너지면 의인이 무엇을 하랴.” 여기서 는 사회의 기초, 도덕적 질서, 정의의 토대를 의미합니다. 세상이 부정과 부패로 기울고, 진리가 무시되며, 하나님을 경외하는 질서가 무너질 때, 의인은 무엇을 할 수 있겠습니까? 이 질문은 우리 모두의 심령을 두드리는 질문입니다. 이 땅의 질서가 흔들릴 때,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하겠습니까? 그러나 바로 그 질문이 이 시편의 중심입니다. 터가 무너질 때, 의인은 어디로 피해야 합니까? 사람의 산이 아니라, 하나님의 품입니다.

 

다윗은 확고하게 고백합니다. 여호와께서는 그의 성전에 계시고 여호와의 보좌는 하늘에 있음이여.” 아무리 세상의 질서가 무너져도 하나님의 보좌는 흔들리지 않습니다. 하나님은 여전히 그의 성전에 계시며, 그 보좌는 영원히 흔들리지 않는 반석 위에 있습니다. 세상의 권세는 무너지지만, 하나님의 통치는 견고하며 영원합니다. 바로 그 하나님께서 지금도 우리를 통촉하시고 감찰하신다고 말씀합니다.

 

하나님의 감찰은 단지 관찰이 아니라, 공의로운 반응을 의미합니다. 5절은 말합니다. 여호와는 의인을 감찰하시고 악인과 폭력을 좋아하는 자는 마음에 미워하시도다.” 하나님은 의인을 지켜보십니다. 하나님은 의인의 눈물과 고난을 모르시는 분이 아닙니다. 또한 악인과 폭력을 좋아하는 자를 마음에 미워하신다는 표현은 단호한 하나님의 심판을 예고합니다. 하나님은 공의의 하나님이시며, 죄와 타협하지 않으십니다.

 

6절은 하나님의 심판을 선포합니다. 악인에게 그물을 던지시리니 불과 유황과 태우는 바람이 그들의 잔의 소득이 되리로다.” 이 구절은 하나님의 심판이 현실적이며 반드시 임한다는 강한 선언입니다. ‘불과 유황은 소돔과 고모라의 심판을 연상케 하며, 하나님의 거룩한 분노가 악인에게 어떻게 임할지를 보여줍니다. 세상에서 승승장구하는 것처럼 보이는 악인의 길은 결국 멸망으로 끝납니다. 하나님의 공의는 결코 지연되지 않으며, 반드시 성취됩니다.

 

그리고 마지막 7절에서 다윗은 찬양으로 시편을 마무리합니다. 여호와는 의로우사 의로운 일을 좋아하시나니 정직한 자는 그의 얼굴을 뵈오리로다.” 이것이 의인의 소망입니다. 하나님은 의로우신 분이시며, 의로운 행위를 기뻐하시며, 마침내 정직한 자에게는 그분의 얼굴을 뵈게 하실 것입니다. 이것은 단순한 시적 표현이 아닙니다. 하나님의 얼굴을 뵌다는 것은, 하나님의 임재와 영광 가운데 살아가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 땅에서 억울하고 소외된 의인들에게 주어지는 궁극적인 보상이며, 하나님의 백성에게 주시는 영원한 위로입니다.

 

우리는 지금도 터가 무너지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거짓이 진리를 대신하고, 타협이 신앙의 자리를 침범하며, 악한 자가 의인을 조롱하는 시대입니다. 그러나 기억하십시오. 여호와의 보좌는 하늘에 있으며, 하나님은 지금도 통치하고 계십니다. 의인은 새처럼 날아 도망하는 것이 아니라, 믿음으로 그 자리를 지키며 하나님께 피하는 사람입니다. 우리가 하나님께로 피한다면, 우리는 결코 무너지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하나님은 정직한 자와 함께하시며, 그 얼굴을 우리에게 비추어 주실 것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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