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호와 내 하나님이여 내가 주께 피하오니 나를 쫓아오는 모든 자들에게서 나를 구원하여 건지소서 그렇지 아니하시면 그들이 사자 같이 나를 찢고 움켜갈까 하나이다 여호와 내 하나님이여 내가 이런 일을 행하였거든 내 손에 죄악이 있거나 화친한 자를 악으로 갚았거나 내 대적에게 까닭 없이 빼앗았거든 원수가 나의 영혼을 쫓아잡아 내 생명을 땅에 짓밟게 하고 내 영광을 먼지 속에 살게 하소서 셀라 여호와여 진노로 일어나사 내 대적들의 노를 막으시며 나를 위하여 깨소서 주께서 심판을 명령하셨나이다 민족들의 모임이 주를 두르게 하시고 그 위 높은 자리에 돌아오소서 여호와께서 만민에게 심판을 행하시오니 여호와여 나의 의와 나의 성실하심을 따라 나를 심판하소서 악인의 악을 끊고 의인을 세우소서 의로우신 하나님이 사람의 마음과 양심을 감찰하시나이다 나의 방패는 마음이 정직한 자를 구원하시는 하나님께 있도다 하나님은 의로우신 재판장이시며 매일 분노하시는 하나님이시로다 사람이 회개하지 아니하면 그가 그의 칼을 갈며 그의 활을 이미 당기어 예비하셨도다 죽일 도구를 또한 예비하시며 그가 만든 화살은 불화살들이로다 악인이 죄악을 낳으며 재앙을 베어 거짓을 낳았도다 그는 웅덩이를 파 만들매 빠진 것은 자기가 만든 함정에 빠졌도다 그의 재앙은 자기 머리로 돌아가고 그의 강포는 자기 정수리에 내리리로다 내가 여호와께 그의 의를 따라 감사하며 지존하신 여호와의 이름을 찬양하리로다” (시편 7편)
본문은 다윗의 간절한 호소가 담겨 있는 시편 7편입니다. 이 시는 ‘베냐민 사람 구시의 말’을 듣고 고통받고 있을 때 다윗이 부른 노래로, 억울함 가운데서도 하나님의 의로우신 심판을 신뢰하며, 하나님께 피하는 자의 확고한 믿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시편 7편은 우리가 억울할 때, 우리가 비방당하고 모함당할 때, 우리가 침묵해야 할 때 드릴 수 있는 기도의 본입니다. 다윗은 자신의 의로움을 주장하기보다 하나님의 의로우심을 붙들었고, 사람의 판단이 아니라 하나님의 심판에 호소했습니다.
시편은 이렇게 시작됩니다. “여호와 내 하나님이여 내가 주께 피하오니.” 얼마나 귀한 고백입니까? 다윗은 자신을 변호하기 위해 사람에게 달려가지 않았습니다. 그는 하나님께로 달려갔습니다. 억울할수록, 억지로 해명하지 말고 하나님께 피해야 합니다. 세상은 오해할 수 있고, 사람은 떠날 수 있지만, 하나님은 결코 우리를 외면하지 않으시는 분이십니다. 그래서 다윗은 고백합니다. “나를 쫓아오는 모든 자들에게서 나를 구원하여 건지소서.” 그는 자신을 추격하고 조롱하는 자들의 손아귀에서 오직 하나님만이 구원하실 수 있음을 믿고 간구하고 있습니다.
그는 말합니다. “그렇지 아니하시면 그들이 사자 같이 나를 찢고 움켜갈까 하나이다.” 여기에서 다윗은 자신의 상황을 매우 위급하게 묘사하고 있습니다. 마치 사자에게 쫓기는 양처럼, 아무도 도와줄 수 없는 절박한 심정을 나타냅니다. 이런 절망의 때, 다윗은 분노하지 않았고 복수하지 않았습니다. 오직 하나님께 피하고, 하나님께서 의롭게 심판해 주시기를 구했습니다.
다윗은 자신의 무고함을 하나님 앞에 아뢵니다. “여호와 내 하나님이여 내가 이런 일을 행하였거든…” 그는 만약 자기가 죄를 지은 것이 있다면 마땅히 심판을 받아도 좋다고 말합니다. 여기에서 우리는 다윗의 정직함을 배울 수 있습니다. 억울함 속에서도 그는 자신의 내면을 먼저 돌아봅니다. 혹시 내가 죄를 범한 것은 아닌가? 혹시 내가 남을 해한 것은 아닌가? 다윗은 자신이 원수에게 까닭 없이 악을 행하거나, 죄를 저질렀다면 그것에 대해 책임지겠다고 말합니다. 이것은 자신이 완전하다는 주장이라기보다, 하나님 앞에서 깨끗하게 살고자 하는 진실한 고백입니다.
그리고 나서 그는 이렇게 외칩니다. “여호와여 진노로 일어나사 내 대적들의 노를 막으시며 나를 위하여 깨소서 주께서 심판을 명령하셨나이다.” 하나님은 무관심한 분이 아니십니다. 하나님은 자녀의 탄식과 눈물, 억울함을 결코 외면하지 않으시는 분이십니다. 다윗은 하나님의 의로운 심판이 땅 가운데 이루어지기를 간절히 바라며, 그분의 정의가 회복되기를 구하고 있습니다. “민족들의 모임이 주를 두르게 하시고 그 위 높은 자리에 돌아오소서.” 이는 하나님께서 만민을 심판하시는 심판주로서 높임받으시기를 원하는 다윗의 신앙입니다.
다윗은 이어서 이렇게 고백합니다. “여호와께서 만민에게 심판을 행하시오니 여호와여 나의 의와 나의 성실하심을 따라 나를 심판하소서.” 이 고백은 매우 담대한 기도입니다. 자신의 의로움을 내세우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하나님의 뜻대로 살기 위해 애쓴 성실함을 가지고 판단해 달라는 고백입니다. 우리도 이 땅에서 살아가며 억울한 일을 당할 때, 이런 마음으로 하나님께 나아가야 합니다. 하나님은 진실을 아십니다. 사람은 외모를 보지만 하나님은 중심을 보시며, 마음과 양심을 감찰하십니다.
그러기에 다윗은 확신합니다. “나의 방패는 마음이 정직한 자를 구원하시는 하나님께 있도다.” 방패는 방어를 상징합니다. 하나님의 방패는 정직한 자, 곧 거짓 없이 하나님을 따르는 자에게 주어집니다. 다윗은 자신을 보호해 줄 자가 오직 하나님이심을 고백하며, 이 세상 그 어떤 무기보다 강한 하나님의 방패 안에 피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는 하나님의 공의로움을 더욱 강조합니다. “하나님은 의로우신 재판장이시며 매일 분노하시는 하나님이시로다.” 여기서 다윗은 하나님의 공의는 단지 언젠가 미래에 일어날 심판이 아니라, 지금도 이루어지고 있는 일임을 선포합니다. 하나님은 매일 악에 대해 분노하시며, 회개하지 않는 자에게는 칼을 가시고 화살을 당기신다고 하십니다. 다윗은 악인이 결국 자신이 판 함정에 빠지고, 자신이 뿌린 강포의 열매를 거두게 된다고 선언합니다. 세상은 때로 악한 자가 승리하는 듯 보이지만, 결국 하나님께서 공의롭게 갚으십니다.
그러므로 다윗은 결론적으로 이렇게 고백합니다. “내가 여호와께 그의 의를 따라 감사하며 지존하신 여호와의 이름을 찬양하리로다.” 시편 7편은 억울함으로 시작하지만, 감사와 찬양으로 끝납니다. 이것이 다윗의 신앙입니다. 눈물로 시작해도, 마지막은 찬양으로 끝나는 인생. 억울한 일을 당했지만 하나님을 신뢰함으로 감사하게 되는 믿음. 하나님이 반드시 공의롭게 심판하실 것을 확신하기에, 지금 당장 응답이 없더라도 감사하며 찬양할 수 있는 믿음. 이것이 바로 시편 7편이 오늘 우리에게 주는 놀라운 은혜의 메시지입니다.
억울함을 겪고 계십니까? 오해와 중상모략 속에 마음이 무너지고 계십니까? 그렇다면 다윗처럼 하나님께 피하시기를 바랍니다. 사람의 판단에 집착하지 마십시오. 하나님은 아십니다. 하나님은 보십니다. 하나님은 판단하십니다. 그분은 의로우신 재판장이시며, 진실한 자를 방패로 막아주시는 보호자이십니다. 기도를 들으시고, 때가 되면 반드시 갚아주시는 하나님의 정의를 믿고, 그분을 찬양하며 살아가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