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호와여 나의 말에 귀를 기울이사 나의 심정을 헤아려 주소서 나의 왕, 나의 하나님이여 내가 부르짖는 소리를 들으소서 내가 주께 기도하나이다 여호와여 아침에 주께서 나의 소리를 들으시리니 아침에 내가 주께 기도하고 바라리이다 주는 죄악을 기뻐하는 신이 아니시니 악이 주와 함께 머물지 못하며 오만한 자들이 주의 목전에 서지 못하리이다 주는 모든 행악자를 미워하시며 거짓말하는 자들을 멸망시키시리이다 여호와께서는 피 흘리기를 즐기는 자와 속이는 자를 싫어하시나이다 오직 나는 주의 풍성한 사랑을 힘입어 주의 집에 들어가 주를 경외함으로 성전을 향하여 예배하리이다 여호와여 나의 원수들로 말미암아 주의 공의로 나를 인도하시고 주의 길을 내 목전에 곧게 하소서 그들의 입에 신실함이 없고 그들의 심중이 심히 악하며 그들의 목구멍은 열린 무덤 같고 그들의 혀로는 아첨하나이다 하나님이여 그들을 정죄하사 자기 꾀에 빠지게 하시고 그 많은 허물로 말미암아 그들을 쫓아내소서 그들이 주를 배역함이니이다 그러나 주께 피하는 모든 사람은 다 기뻐하며 주의 보호하심으로 말미암아 영원히 기뻐 외치고 주의 이름을 사랑하는 자들은 주를 즐거워하리이다 여호와여 주는 의인에게 복을 주시고 방패로 함 같이 은혜로 그를 호위하시리이다” (시편 5편)
이 시는 다윗이 아침에 드리는 기도로 시작되며, 고통과 불의가 가득한 세상 속에서 하나님의 공의와 인도하심을 구하는 신앙 고백으로 채워져 있습니다. 어둠이 물러가고 새로운 하루가 시작되는 아침, 다윗은 하나님 앞에 엎드려 자신의 말과 심정을 토해 놓으며, 하나님의 응답과 보호하심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 시편은 단지 한 사람의 기도문이 아니라, 모든 성도들이 하나님 앞에 어떻게 나아가야 할지를 보여주는 지침이며, 혼란한 시대 속에서 어떻게 영적인 중심을 잡을 수 있는지를 가르쳐주는 귀한 말씀입니다.
시편은 이렇게 시작합니다. “여호와여 나의 말에 귀를 기울이사 나의 심정을 헤아려 주소서.” 기도의 시작은 하나님의 귀를 향한 요청입니다. 단지 우리의 소리를 듣는 것이 아니라, ‘심정을 헤아려 달라’는 이 간구는 단순한 말이 아니라, 말 너머의 마음까지도 주님이 살펴주시기를 바라는 깊은 간청입니다. 다윗은 자신의 마음에 담긴 말할 수 없는 탄식, 억울함, 고통, 염려까지도 하나님께서 아시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기도란 단지 언어의 나열이 아니라, 마음의 울림을 하나님께 드리는 것입니다. 우리가 하나님께 드리는 기도는 눈물일 수 있고, 침묵일 수 있으며, 때론 말로 표현되지 않는 신음이기도 합니다. 하나님은 그 모든 것을 들으십니다.
이어 다윗은 이렇게 고백합니다. “나의 왕, 나의 하나님이여 내가 부르짖는 소리를 들으소서 내가 주께 기도하나이다.” 다윗은 하나님을 ‘나의 왕’이라 부릅니다. 이는 통치와 보호의 하나님을 향한 인격적인 고백입니다. 세상의 어떤 왕보다 하나님을 먼저 왕으로 고백하는 이 신앙이, 고난 중에도 흔들리지 않는 믿음을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그 다음 절에서 그는 “여호와여 아침에 주께서 나의 소리를 들으시리니 아침에 내가 주께 기도하고 바라리이다”라고 말합니다. 이 말씀은 이 시의 핵심적인 고백입니다. 다윗은 하루의 시작을 기도로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그 기도 속에서 하나님을 ‘바라보며’ 하루를 열었습니다.
우리가 하루를 시작할 때 무엇을 먼저 하십니까? 바쁜 뉴스, 핸드폰 알림, 일의 준비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하나님께 기도하며 마음을 여는 것이 가장 귀한 출발입니다. 다윗은 아침에 하나님께 기도하고, 그 기도의 응답을 ‘바라보며’ 하루를 살아갔습니다. 기대하며 기도하는 신앙, 그것이 다윗의 특징이었습니다. 단지 말하는 기도가 아니라, 응답을 기다리는 기도, 그것이 하나님을 신뢰하는 삶의 모습입니다.
5절부터 7절까지는 하나님의 성품에 대한 다윗의 신앙 고백이 이어집니다. “주는 죄악을 기뻐하는 신이 아니시니 악이 주와 함께 머물지 못하며 오만한 자들이 주의 목전에 서지 못하리이다.” 다윗은 하나님께서 죄를 기뻐하지 않으시며, 악인과 함께하지 않으신다는 것을 분명히 고백합니다. 하나님은 공의로우신 분이시며, 거짓을 용납하지 않으십니다. 이 사실은 우리에게 큰 위로가 됩니다. 세상은 거짓과 불의가 이기는 듯 보일지라도, 하나님은 반드시 의로운 자를 기억하시고, 악인의 길을 심판하시는 분이십니다. 거짓말하는 자를 멸망시키시며, 피 흘리기를 즐기는 자를 미워하시는 하나님, 그 하나님이 우리의 왕이십니다.
그리고 다윗은 이렇게 고백합니다. “오직 나는 주의 풍성한 사랑을 힘입어 주의 집에 들어가 주를 경외함으로 성전을 향하여 예배하리이다.” 세상의 사람들은 하나님께 나아갈 수 없지만, 다윗은 하나님의 ‘풍성한 사랑’을 의지하여 하나님 앞에 나아갑니다. 이것은 자격이 있어서가 아니라, 하나님의 자비로 인해 가능한 은혜입니다. 우리가 하나님 앞에 나아갈 수 있는 이유는 우리의 의 때문이 아니라, 하나님의 사랑 때문입니다. 하나님의 사랑은 자격 없는 자를 받아들이시는 사랑이며, 죄인을 용서하시고 회복시키시는 사랑입니다.
다윗은 8절에서 “여호와여 나의 원수들로 말미암아 주의 공의로 나를 인도하시고 주의 길을 내 목전에 곧게 하소서”라고 기도합니다. 원수들의 모함과 억울한 상황 속에서, 다윗은 복수를 구하지 않고 하나님의 ‘공의’를 구합니다. 그리고 자신의 길이 곧게 되기를, 주님의 길이 자신의 앞에 놓이기를 간구합니다. 이 얼마나 성숙한 기도입니까? 우리는 억울할 때 쉽게 분노하고 보복을 원할 수 있지만, 다윗은 하나님의 공의로 인도받기를 간절히 구합니다.
9절과 10절은 원수들의 죄악을 고발하는 내용입니다. “그들의 입에 신실함이 없고… 그들의 혀로는 아첨하나이다.” 그들의 말은 달콤해 보이지만 속은 악하고, 혀는 아첨하지만 그 안은 무덤과 같습니다. 다윗은 이러한 자들이 자기 꾀에 빠지기를, 그들의 죄악으로 인해 하나님의 심판을 받기를 구합니다. 이는 단순한 저주가 아니라, 하나님의 정의가 실현되기를 바라는 간절한 외침입니다.
마지막으로 다윗은 찬양으로 시편을 마무리합니다. “그러나 주께 피하는 모든 사람은 다 기뻐하며… 주를 즐거워하리이다.” 하나님께 피하는 자는 기뻐합니다. 주님의 이름을 사랑하는 자는 즐거워합니다. 왜입니까? 주께서 그들을 은혜로 호위하시며, 방패처럼 보호하시기 때문입니다. 다윗은 의인에게 복을 주시고, 은혜로 그들을 둘러싸 주시는 하나님의 손길을 신뢰했습니다.
우리의 삶도 마찬가지입니다. 혼란스러운 세상 속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위대한 일은 바로 아침마다 하나님 앞에 나아가 기도하는 일입니다. 그리고 그분을 바라보며 하루를 시작하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악을 미워하시며, 의로운 자를 보호하시고 복 주시는 분이십니다. 그 하나님께 소망을 두고, 오늘도 그분의 풍성한 사랑을 힘입어 살아가는 저와 여러분 되시기를 간절히 축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