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라 1018-22

제사장의 무리 중에 이방 여인을 아내로 맞이한 자는 예수아 자손 중 요사닥의 아들과 그의 형제 마아세야와 엘리에셀과 야립과 그달랴라 그들이 다 손을 잡아 맹세하여 그들의 아내를 내보내기로 하고 또 그 죄로 말미암아 숫양 한 마리를 속건제로 드렸으며 또 임멜 자손 중에서는 하나니와 스바댜요 하림 자손 중에서는 마아세야와 엘리야와 스마야와 여히엘과 웃시야요 바스훌 자손 중에서는 엘료에내와 마아세야와 이스마엘과 느다넬과 요사밧과 엘라사였더라

 

본문은 이방 여인을 아내로 취한 자들 가운데 제사장 가문에 속한 자들의 명단이 구체적으로 기록된 장면입니다. 이 말씀은 단지 옛 역사 속의 불명예스러운 기록이 아니라, 오늘날 교회와 지도자들이 거룩함을 어떻게 지켜야 하는지에 대한 무거운 교훈을 줍니다.

 

무엇보다 먼저, 제사장들 중에서도 이방 여인과 혼인한 자들이 있었다는 사실이 충격적입니다. 그 가운데는 대제사장 예수아의 자손들, 곧 요사닥의 아들과 그의 형제들까지 포함되어 있습니다(18). 예수아는 바벨론 포로에서 귀환하여 성전 재건을 이끈 중심 인물이었고, 요사닥은 포로기 이전 마지막 대제사장이었습니다. 그런 영적인 리더의 직계 후손들이 이방 여인을 아내로 맞아 하나님의 법을 어겼다는 것은 단순한 개인의 잘못을 넘어서 공동체 전체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죄악이었습니다.

 

이는 에스라 91절에서 방백들이 처음 보고했던 사실, “백성뿐만 아니라 제사장들과 레위인들도 가증한 일을 행하여 이방 족속과 통혼하였다는 고백이 사실로 확인되는 부분입니다. 이처럼 죄의 시작은 지도자들에게서 비롯되었고, 백성들은 그들의 본을 따라가며 함께 타락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성경은 제사장은 거룩을 대표하는 자라고 말합니다. 레위기 21장과 에스겔 44장에서는 제사장이 어떤 여인을 취할 수 있는지에 대해 매우 엄격한 기준을 두고 있으며, 이는 그들의 삶이 곧 하나님의 거룩함을 드러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당시 이스라엘의 제사장들은 그 거룩함을 세상과의 타협으로 내던지고, 영적인 지도자로서의 본분을 망각한 채 하나님 앞에서 죄를 범하였습니다.

 

지도자의 죄는 단지 한 사람의 문제로 끝나지 않습니다. 지도자의 죄는 전체 공동체에 영향을 주며, 하나님 앞에서 백성들의 방향을 흐리게 만듭니다. 예수님께서도 마태복음 7장에서 거짓 선지자들을 삼가라고 말씀하시며, 외형은 양 같으나 속은 노략질하는 이리라고 경고하신 바 있습니다(7:15). 또 사도 바울은 고린도전서 511절에서, 죄를 범하면서 회개하지 않는 지도자들과는 사귀지도 말라고 했습니다. 이처럼 하나님께서는 지도자의 거룩함에 대해 매우 엄격한 기준을 요구하십니다.

 

오늘날 교회 안에서도 이와 같은 경고는 여전히 유효합니다. 교회의 목회자나 장로, 집사 등 지도자의 자리에 있는 자들이 오히려 세상과 더 가까이하며 말씀을 무시하고, 편의주의와 타협을 일삼는다면, 그 영향은 교회 전체를 병들게 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지도자는 누구보다도 먼저 말씀 앞에 무릎 꿇고, 회개의 삶을 살아가야 합니다.

 

하지만 본문은 거기서 멈추지 않습니다. 이방 여인을 아내로 취했던 제사장들은 회개하였고, 그 아내들을 내보내기로 손을 잡고 맹세하였으며, 그 죄를 속하기 위해 속건제의 숫양을 하나님께 드렸습니다(19). 이것은 단순히 실수로 끝나지 않고, 죄에 대해 책임을 지고 하나님의 은혜를 구하는 믿음의 반응이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그러한 진심 어린 회개를 기뻐하십니다.

 

오늘 말씀은 우리 모두에게 질문을 던집니다. 나는 하나님 앞에서 거룩함을 유지하고 있는가? 혹시 세상과 타협하며 하나님의 언약을 가볍게 여기고 있지는 않은가? 그리고 나는 지도자의 자리에 있을수록 더 큰 책임을 지고 살아가고 있는가?

그들이 손을 잡고 그들의 아내를 내보내기로 하고 또 그 죄로 말미암아 속건제의 숫양을 드렸으며” (에스라 10:19)

 

이 고백이 단지 과거 제사장들의 이야기가 아니라, 오늘 우리 자신의 삶에서도 회개와 정결의 실제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지도자는 거룩함으로 공동체를 이끌어야 하며, 성도는 말씀에 순종하여 하나님과의 언약을 더욱 굳게 지켜야 합니다.

 

진정한 회개는 죄를 감추는 것이 아니라, 드러내고 끊어내는 것입니다. 주 앞에 날마다 자신을 살피고, 거룩을 추구함으로 하나님의 나라를 힘있게 세워가는 저와 여러분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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