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라 105-9

이에 에스라가 일어나 제사장들과 레위 사람들과 온 이스라엘에게 이 말대로 행하기를 맹세하게 하매 그들이 맹세하는지라. 이에 에스라가 하나님의 전 앞에서 일어나 엘리야십의 아들 여호하난의 방으로 들어가니라. 그가 거기 들어가서는 사로잡혔던 자들의 죄 때문에 음식도 먹지 아니하며 물도 마시지 아니하고 슬퍼하며 앉았더니, 유다와 예루살렘에서 사로잡혔던 자들의 자손들에게 공고하기를 너희는 예루살렘으로 모이라 하라. 누구든지 방백들과 장로들의 훈시를 따라 삼 일 내에 오지 아니하면 그의 재산을 몰수하고 회중에서 쫓아내리라 하였더니, 유다와 베냐민 모든 사람들이 삼 일 내에 예루살렘에 모이니 때는 아홉째 달 이십일이라 무리가 하나님의 전 앞 광장에 앉아서 이 일과 큰 비로 말미암아 떨고 있더니.” (에스라 10:5-9)

 

오늘 본문은 스가냐의 권고를 들은 에스라가 공동체 개혁을 본격적으로 실천에 옮기는 장면을 보여줍니다. 죄악을 고백하고 회개의 결단을 내린 백성들, 그리고 그 결단에 영적으로 반응하고 행동하는 지도자의 모습은 오늘날 교회 공동체가 따라야 할 중요한 모범이 됩니다.

 

먼저 에스라는 스가냐의 권고와 백성들의 반응에 대해 즉시 행동으로 옮깁니다. 그는 제사장들과 레위 사람들, 그리고 모든 이스라엘 백성에게 개혁의 제안에 대해 맹세하게 합니다(5). 이 맹세는 단지 말로만 동의하는 수준이 아니라, 하나님 앞에서 언약을 갱신하고 죄를 떠나겠다는 실제적인 결단을 담은 엄숙한 서약이었습니다. 이로써 개혁은 특정 계층이나 몇몇 사람의 일이 아니라, 언약 공동체 전체가 함께 감당해야 할 과제가 되었고, 그만큼 모든 백성이 함께 참여해야 하는 거룩한 책임이 되었습니다.

 

에스라는 이 맹세가 끝난 후, 예루살렘 성전에 속한 여호하난의 방으로 들어갑니다(6). 그곳은 제사장들의 준비 공간 중 하나로, 당시에 성전 사역자들의 숙소나 묵상처로 쓰이던 공간이었을 것입니다. 에스라는 그 방에서 떡도 먹지 않고 물도 마시지 않으며 금식하며 하나님 앞에 엎드립니다. 그는 단지 백성의 맹세에 만족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그 맹세가 진정으로 하나님의 뜻에 합한 것인지, 그리고 어떻게 실현되어야 하는지를 하나님께 묻고자 했습니다. 이 장면에서 우리는 에스라의 철저한 의존성과 영적 신중함을 배울 수 있습니다.

 

맹세는 시작일 뿐입니다. 그 맹세가 하나님의 뜻 가운데 올바르게 이루어지도록 중보하고 기도하며, 주님의 인도를 구하는 것이 진정한 믿음의 자세입니다. 에스라는 행동으로 나아가기 전에 먼저 하나님 앞에서 금식하며 그 뜻을 구했습니다. 오늘날 우리가 무언가를 시작할 때도, 우리의 계획이나 결단보다 먼저 하나님의 뜻을 묻고, 하나님의 방법대로 행하려는 겸손이 있어야 할 것입니다.

 

한편, 백성의 지도자들은 에스라의 영적 권위를 바탕으로 실제적인 조치를 취합니다. 바벨론 포로에서 돌아온 모든 이스라엘 백성에게 3일 안에 예루살렘에 집결하라는 명령을 내리고, 이에 응하지 않을 경우 재산 몰수와 공동체에서의 출교 조치를 취하겠다고 엄중히 공고합니다(7-8). 이는 개혁이 단지 감정적인 동의나 일시적인 열정에 그치지 않고, 구체적인 실천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공포대로 3일 뒤인 920, 유다와 베냐민 지역에 살고 있던 이스라엘 자손들은 모두 예루살렘 하나님의 전 앞 광장에 모입니다(9). 때는 이스라엘 달력으로 9, 오늘날로는 12월경이며, 본문은 당시 큰 비가 퍼붓고 있었다고 말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백성들은 에스라의 말에 순종하여 비를 맞으며 떨리는 마음으로 광장에 모였습니다. 이는 그들의 결단이 단순한 형식이 아니라, 실제적인 순종이었음을 보여줍니다.

 

진정한 개혁은 회개의 눈물에서 시작되고, 순종의 행동으로 완성됩니다. 오늘 본문에서 에스라는 스스로 하나님 앞에 더욱 깊이 들어가 금식하며 기도하였고, 백성은 지도자의 말에 응답하여 공동체적으로 순종했습니다. 이는 오늘 우리 공동체가 잃지 말아야 할 신앙의 균형입니다. , 지도자의 영적 깊이와 백성의 실제적 순종이 함께 이루어질 때 하나님의 뜻이 공동체 안에서 실현될 수 있는 것입니다.

유다와 베냐민 모든 사람들이 삼 일 내에 예루살렘에 모이니” (에스라 10:9)

 

이 말씀이 오늘 우리에게도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하나님의 부르심 앞에 마음을 다해 응답하고, 하나님의 뜻을 이루기 위해 공동체가 함께 나아가는 믿음의 발걸음이 있기를 소망합니다. 그리고 우리가 무엇을 하든지 먼저 하나님의 뜻을 구하고, 그 뜻에 따라 지혜롭게 개혁해 가는 저와 여러분이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간절히 축원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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