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라 9장 10-12절
“우리 하나님이여, 이렇게 하신 후에도 우리가 주의 계명을 저버렸사오니 무슨 말씀을 하오리이까. 전에 주께서 주의 종 선지자들을 통하여 명령하시기를 ‘너희가 들어가서 차지하려 하는 땅은 더러운 땅이니, 이방 백성들의 더러움으로 가득 찼고, 그들의 가증한 일로 말미암아 이 끝에서 저 끝까지 그 더러움으로 가득 찼나니, 그런즉 너희 딸들을 그들의 아들에게 주지 말고 그들의 딸들도 너희 아들들을 위하여 데려오지 말며 그들을 위하여 평안함과 번영을 영원히 구하지 말라. 그리하면 너희가 강성하여 그 땅의 아름다운 것을 먹고 그것을 너희 자손에게 유산으로 영원히 물려주리라’ 하셨나이다.” (에스라 9:10-12)
오늘 본문에서 에스라는 백성의 죄를 고백하며, 그 죄가 단순한 불순종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주신 놀라운 축복을 거부한 일이었음을 고백하고 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 백성에게 단지 율법을 주신 것이 아니라, 순종을 통해 주시고자 했던 영원한 복을 약속하셨습니다. 그 축복의 약속은 그들의 삶과 공동체, 그리고 미래 세대에까지 영향을 미칠 것이었습니다.
먼저,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자손에게 명령하신 것은 이방 민족과의 통혼을 금하는 것이었습니다. 이는 단순한 문화적 배타주의가 아니라, 영적 순결을 지키기 위한 명령이었습니다. 이방 민족들은 그들의 땅을 우상 숭배와 도덕적 타락으로 가득 채우고 있었으며, 하나님께서는 그런 영향이 이스라엘 백성에게 퍼지는 것을 막기 위해 분명한 경계를 세우셨습니다.
본문 11절에 하나님께서 선지자들을 통해 하신 말씀이 인용되어 있습니다.
“너희가 들어가서 차지하려 하는 땅은 더러운 땅이니, 이방 백성들의 더러움으로 가득 찼고 그들의 가증한 일로 말미암아… 그 끝에서 저 끝까지 그 더러움으로 가득 찼나니…”
이는 단지 외적 청결이 아니라, 영적인 오염을 의미합니다. 하나님께서는 이 땅에서 그분의 거룩한 백성으로서 구별되게 살기를 원하셨습니다. 그리고 이어지는 말씀에서 하나님께서는 통혼을 금하신 이유를 분명히 말씀하십니다.
“그리하면 너희가 강성하여 그 땅의 아름다운 것을 먹고 그것을 너희 자손에게 유산으로 영원히 물려주리라.” (12절)
여기서 우리는 매우 중요한 사실을 발견하게 됩니다. 하나님의 명령은 단순한 ‘금지’가 아니라, ‘축복의 조건’이라는 사실입니다. 하나님은 이스라엘 백성이 명령에 순종함으로 그 땅에서 강성하게 되고, 아름다운 열매를 누리며, 그 복을 다음 세대에게도 유산으로 물려주기를 원하셨습니다.
하나님의 계명은 우리가 제한받고 속박당하도록 주신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그것은 하나님 백성답게 살도록 우리를 보호하고 인도하기 위한 축복의 말씀입니다. 세상은 하나님의 말씀을 불편하고 무거운 짐처럼 여기지만, 시편 기자는 이렇게 고백합니다.
“여호와의 율법은 완전하여 영혼을 소성시키며… 여호와의 교훈은 정직하여 마음을 기쁘게 하고… 여호와의 계명은 순결하여 눈을 밝게 하시도다.” (시편 19:7-8)
오늘 우리도 하나님의 계명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습니까? 혹시 그것을 부담이나 억압처럼 여기고 있지는 않습니까? 하나님은 말씀을 통해 우리에게 생명의 길을 보여주시고, 그 길을 따를 때 우리의 삶이 강성해지고, 자손들에게까지 축복을 유산으로 물려줄 수 있게 하십니다.
에스라는 이스라엘 백성이 이 놀라운 약속을 저버리고 죄를 범한 사실에 대해 깊이 통곡하며 회개합니다.
“우리 하나님이여, 이렇게 하신 후에도 우리가 주의 계명을 저버렸사오니 무슨 말씀을 하오리이까.” (10절)
그는 하나님께서 주신 은혜의 말씀을 잊은 백성의 죄를 통렬히 자각하며, 그 앞에서 할 말을 잃은 것입니다. 이것이 참된 회개의 시작입니다. 하나님의 뜻을 정확히 아는 자는 죄 앞에서 결코 자기의 의로움이나 변명을 앞세우지 않습니다. 오히려 말씀 앞에 침묵하며, 하나님의 긍휼을 간구합니다.
하나님의 계명은 사랑의 계명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말씀에 순종할 때, 우리의 삶에 강성함과 아름다움을 허락하시며, 그 복을 다음 세대까지 이어가게 하십니다. 그 말씀을 거역할 때는 멸망이 오지만, 그 말씀을 순종할 때는 축복과 영광이 함께합니다.
“그리하면 너희가 강성하여 그 땅의 아름다운 것을 먹고 그것을 너희 자손에게 유산으로 영원히 물려주리라.” (에스라 9:12)
이 말씀이 오늘 우리의 가정과 교회, 그리고 세대 위에 실제가 되기를 기도합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무겁게 여기지 마시고, 그 속에 담긴 하나님의 사랑과 축복의 뜻을 마음에 새기며 살아가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