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께서 예비하신 종, 에스라
본문: 에스라 7장 1-5절
“이 일 후에 바사 왕 아닥사스다가 왕위에 있을 때에 에스라라 하는 자가 있으니라 그는 스라야의 아들이요 아사랴의 손자요 힐기야의 증손이요 살룸의 현손이요 사독의 오대 손이요 아히둡의 육대 손이요 아마랴의 칠대 손이요 아사랴의 팔대 손이요 므라욧의 구대 손이요 스라히야의 십대 손이요 웃시엘의 십일대 손이요 북기의 십이대 손이요 아비수아의 십삼대 손이요 비느하스의 십사대 손이요 엘르아살의 십오대 손이요 대제사장 아론의 십육대 손이라” (에스라 7:1-5)
본문을 중심으로 살펴보면, 본서의 저자인 에스라는 자신을 대제사장 아론의 후손으로 소개하며, 하나님의 뜻 안에서 예비된 인물임을 분명히 드러내고 있습니다.
첫째, 에스라는 자신의 족보를 통해 자신이 대제사장 아론의 직계 후손임을 명확히 밝힙니다. 이는 단순히 혈통적 배경을 자랑하는 것이 아니라, 그가 율법을 가르치고 백성들을 신앙으로 이끄는 지도자로서 정당한 권위를 지녔다는 점을 증명하는 근거가 됩니다. 대제사장 아론으로부터 이어지는 이 계보는, 에스라가 포로에서 돌아온 유다 공동체를 영적으로 인도할 자격이 있는 사람임을 나타냅니다.
둘째, 본문의 계보는 역대상 6장에 나오는 족보와 거의 동일하지만, 몇몇 인물이 생략되어 있습니다. 이는 히브리식 족보 작성 방식의 특성으로, 핵심 인물을 중심으로 요약해 기록하는 방식입니다. 따라서 ‘몇 대손인가’ 하는 숫자에 얽매일 필요는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에스라가 사독 계열의 정통 제사장이라는 점입니다. 사독은 다윗과 솔로몬 시대에 하나님께 충성된 제사장으로, 제사장의 순결성과 신실함을 상징하는 인물입니다(삼하 8:17, 왕상 1:39).
셋째, 에스라가 이렇게 자신의 족보를 밝힌 데에는 율법을 가르칠 자로서의 신학적 정당성이 있습니다. 포로기 이후 돌아온 유다 공동체는 신앙의 혼란과 도덕적 타락 속에서 방황하고 있었기에, 말씀을 바르게 해석하고 삶에 적용할 수 있는 지도자가 절실히 필요했습니다. 하나님은 그 시대를 위해 에스라를 준비시키셨고, 에스라는 자신의 신분을 통해 백성들에게 신뢰를 얻고, 그들의 삶을 하나님의 율법으로 이끄는 사명을 감당할 수 있었습니다.
넷째, 이 족보를 통해 우리는 하나님께서 시대를 보고 사람을 준비하시는 분임을 알 수 있습니다. 에스라가 바벨론에서 태어나고 자랐음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은 그를 율법에 능통한 자로 훈련시키시고, 때가 되었을 때 이스라엘을 회복하는 중요한 사명을 감당하게 하셨습니다. 디모데후서 2장 20-21절은 이렇게 말합니다.
“큰 집에는 금 그릇과 은 그릇뿐 아니라 나무 그릇과 질그릇도 있어 귀하게 쓰는 것도 있고 천하게 쓰는 것도 있나니 그러므로 누구든지 이런 것에서 자기를 깨끗하게 하면 귀히 쓰는 그릇이 되어 주인이 쓰시기에 합당하며 모든 선한 일에 준비함이 되리라.” 에스라는 바로 그런 귀히 쓰임받는 그릇이었습니다.
결론적으로, 에스라가 자신의 족보를 통해 밝히고자 했던 것은 단지 혈통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자신을 시대의 필요에 따라 예비하시고, 율법을 백성에게 가르칠 정당한 사명자로 세우셨다는 사실입니다. 이 말씀은 오늘날 우리에게도 동일한 메시지를 전합니다. 하나님은 시대마다 필요한 종을 예비하십니다. 그리고 그들을 통해 하나님의 뜻을 이루십니다. 우리도 자신이 처한 역사적 상황 속에서 하나님의 뜻을 분별하고, 쓰임받을 그릇으로 준비되어야 합니다.
하나님께서 에스라를 준비시키신 것처럼, 지금도 우리 각 사람을 하나님의 섭리 안에서 예비하시고 계십니다. 우리의 마음과 삶을 정결하게 하여, 주인이 쓰시기에 합당한 귀한 그릇으로, 이 시대의 하나님의 사명을 감당하는 자 되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