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멘 주 예수여 오시옵소서
본문: 요한계시록 22장 20-21절
“이것들을 증언하신 이가 이르시되 내가 진실로 속히 오리라 하시거늘 아멘, 주 예수여 오시옵소서. 주 예수의 은혜가 모든 자들에게 있을지어다. 아멘.” (요한계시록 22:20-21)
요한계시록의 마지막 두 절은, 장엄한 종말의 예언과 성도의 소망을 완전히 요약하는 말씀입니다. 주님께서 마지막으로 “내가 진실로 속히 오리라” 하신 그 음성에 대해 사도 요한은 곧바로 “아멘, 주 예수여 오시옵소서”라고 응답합니다. 이 짧은 구절 속에는 그리스도의 재림에 대한 신자의 깊은 소망과 신앙의 본질이 담겨 있습니다.
첫째, 예수님의 재림 약속은 확정된 하나님의 뜻입니다.
“내가 진실로 속히 오리라”는 예수님의 이 선언은 요한계시록 안에서 세 번째로 반복된 재림의 약속입니다(참조: 계 22:7, 12, 20). ‘속히’라는 말은 단지 시간의 짧음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시간표 안에서 지체하지 않는 확정된 사건이라는 의미를 가집니다. 세상은 주님의 재림을 의심하고 늦추려 하지만, 하나님은 그 시간을 정확히 알고 계시며 그 뜻은 반드시 이루어집니다. 이 약속은 단지 장래적인 희망이 아니라, 지금도 성취되고 있는 하나님의 구속 역사 가운데 반드시 도래할 미래입니다.
둘째, 성도의 응답은 ‘마라나타’ – “주 예수여 오시옵소서”입니다.
사도 요한은 주님의 선언에 “아멘”이라고 화답하며, 곧이어 “주 예수여 오시옵소서”라고 기도합니다. 이 표현은 고린도전서 16장 22절에도 나오는 아람어 ‘마라나타’(Marana tha)로, 초대교회 성도들의 신앙 고백이자 공동체적 기도였습니다. 이 기도는 성찬 예식이 끝날 때 반복적으로 사용되었고, 교회는 이 기도를 통해 재림에 대한 기대를 표현하며 신앙을 고백했습니다. 고난과 핍박 가운데 있던 초대교회는 바로 이 ‘마라나타’의 고백을 붙들고, 하늘의 소망을 바라보며 현실의 고난을 이겨냈습니다.
셋째, 그리스도의 재림에 대한 소망은 성도의 인내의 근거이며, 신앙의 중심입니다.
요한계시록 전체를 관통하는 주제는 바로 ‘예수 그리스도의 재림’이며, 그 재림은 성도에게 심판의 두려움이 아니라, 궁극적 구원의 날입니다. “그가 오신다”는 이 말씀은 단지 교리적인 진술이 아니라, 매일을 살아가는 성도들의 삶의 방향과 동기를 결정짓는 핵심 신앙입니다. 고린도후서 4장 16-18절은 “우리가 잠시 받는 환난의 경한 것이 지극히 크고 영원한 영광의 중한 것을 우리에게 이루게 함이라”고 말씀하며, 그 영광의 종착점이 바로 주님의 재림임을 보여줍니다.
넷째, 재림에 대한 응답은 단순한 말이 아닌, 삶으로 드리는 준비입니다.
‘주 예수여 오시옵소서’라는 고백은 단지 입술의 외침이 아니라, 마음의 중심에서 우러나오는 거룩한 갈망입니다. 그리스도의 재림을 진심으로 기다리는 자는 그 날을 준비하며 살아갑니다. “주를 향한 이 소망을 가진 자마다 그의 깨끗하심과 같이 자기를 깨끗하게 하느니라”(요한일서 3:3)는 말씀처럼, 주님의 오심을 사모하는 자는 자신의 삶을 정결하게 하며, 말씀에 순종하고, 거룩을 추구하며 살아갑니다.
다섯째, 마지막 인사는 은혜로 마무리됩니다.
요한계시록의 마지막 절은 “주 예수의 은혜가 모든 자들에게 있을지어다. 아멘”으로 마무리됩니다. 이는 모든 성도를 향한 하나님의 최종적 축복이며, 이 종말의 메시지를 듣는 모든 이들에게 주어지는 구원의 초청입니다. 심판과 환난의 예언으로 가득한 이 책이 결국 ‘은혜’로 끝나는 것은, 하나님의 본질이 궁극적으로 사랑과 자비임을 보여주는 위대한 복음의 증거입니다. 예수님의 재림은 단지 두려움의 날이 아니라, 은혜와 영광, 그리고 회복의 날입니다.
결론적으로, 요한계시록 22장 20-21절은 그리스도의 재림이라는 종말적 소망 앞에 성도가 어떤 태도를 가져야 하는지를 가장 함축적으로 보여줍니다. “아멘, 주 예수여 오시옵소서”라는 이 고백은 그리스도를 진심으로 사랑하는 자의 외침이며, 신앙의 본질을 이루는 가장 순수한 기도입니다.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 역시 이 고백을 마음 깊이 되새기며, 현실 속에서 주님의 재림을 준비해야 합니다. 신랑 되신 주님이 속히 오신다고 약속하신 그 말씀을 의지하며, 신부 된 교회는 언제라도 맞을 수 있도록 자신을 거룩하게 준비해야 합니다.
우리의 삶 가운데서도 이 기도가 울려 퍼지기를 소망합니다. “아멘, 주 예수여 오시옵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