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계시록 22장 17절
“성령과 신부가 말씀하시기를 오라 하시는도다. 듣는 자도 오라 할 것이요, 목마른 자도 올 것이요 또 원하는 자는 값없이 생명수를 받으라 하시더라.” (요한계시록 22:17)
요한계시록의 마지막 장에서 성령과 신부, 그리고 듣는 자의 입을 통해 반복적으로 들리는 초청의 말씀이 있습니다. “오라.” 이 한 단어는 단순한 요청이 아니라, 전 우주적 복음의 중심에 있는 하나님의 뜨거운 초대이며, 동시에 인류 구원에 대한 하나님의 간절한 소망이 담긴 외침입니다. 이 말씀은 그리스도의 재림을 기다리는 자들뿐 아니라 아직 그리스도를 알지 못하는 자들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되는 보편적인 초청입니다.
첫째, 성령과 신부의 초청입니다. 본문에서 ‘성령’은 삼위일체 하나님 중 세 번째 위격이신 하나님의 영을 가리키며, ‘신부’는 예수 그리스도의 몸 된 교회를 의미합니다. 이들은 함께 외칩니다. “오라!” 이 초청은 단순한 인간의 말이 아니라, 성령 하나님의 강권적인 부르심이며 동시에 교회의 책임 있는 선포입니다. 복음 전파는 성령 없이는 시작도 지속도 불가능하고, 교회 없이는 확산될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이 말씀은 교회의 존재 목적이 무엇인지 다시 한 번 분명히 보여줍니다. 교회는 세상의 문화나 사회적 기능이 아닌, 복음의 통로이자 전진기지로서 존재하는 것입니다. “누구든지 목마르거든 내게로 와서 마시라”(요한복음 7:37)고 하신 예수님의 말씀처럼, 성령과 교회는 지금도 동일하게 외치고 있습니다.
둘째, 듣는 자의 초청입니다. 본문 중간에는 “듣는 자도 오라 할 것이요”라고 되어 있습니다. 여기서 ‘듣는 자’는 복음의 말씀을 듣고 이미 믿음으로 응답한 성도들을 가리킵니다. 다시 말해, 이 초청은 오직 목회자나 선교사만의 사명이 아니라, 모든 성도의 책임입니다. 예수님의 제자가 된 우리는 또 다른 제자를 삼아야 하며(마태복음 28:19), 초대받은 자는 이제 초대하는 자가 되어야 합니다. 은혜를 받은 자는 은혜를 흘려보내는 자가 되어야 합니다. 복음은 절대로 한 사람 안에 머물 수 없습니다. 그것은 반드시 흘러가야 하는 생수이며, 그것을 막는 것은 하나님의 뜻을 거스르는 일입니다. “복음을 부끄러워하지 아니하노니 이 복음은 모든 믿는 자에게 구원을 주시는 하나님의 능력이 됨이라” (로마서 1:16)라고 바울이 고백한 것처럼, 우리는 복음을 전할 의무와 특권을 동시에 가지고 있습니다.
셋째, 목마른 자와 원하는 자들을 향한 초청입니다. “목마른 자도 올 것이요 또 원하는 자는 값없이 생명수를 받으라”는 이 말씀은 이사야 55장 1절의 예언의 성취입니다. “오호라 너희 모든 목마른 자들아 물로 나아오라 돈 없는 자도 오라…” 이는 곧 십자가와 부활을 통해 완성된 구속의 은혜가 누구에게나 열려 있음을 선언하는 말씀입니다. 주님의 초청은 조건 없는 은혜의 초대입니다. 값없이, 누구든지, 목마른 자라면, 원하는 자라면—그 누구도 배제되지 않습니다. 여기서 ‘목마른 자’란 세상에서 만족을 찾지 못하고 내면의 공허함과 갈급함을 느끼는 영혼들을 말하며, ‘원하는 자’란 구원과 진리, 영원한 생명을 간절히 바라는 이들을 가리킵니다. 예수님은 “수고하고 무거운 짐 진 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 내가 너희를 쉬게 하리라”(마태복음 11:28)고 하셨습니다. 그 초청은 지금도 유효합니다.
결론적으로, 요한계시록 22장 17절은 단순한 말씀이 아닙니다. 이 구절은 교회의 존재 목적을 선포하고, 성도의 사명을 일깨우며, 복음을 듣지 못한 자들을 향한 하나님의 간절한 부르심이 담긴 결정적인 선언입니다. 하나님은 그분의 구원을 감추어두지 않으시고, 모든 이에게 열어놓으셨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이 “오라”는 말씀에 응답할 뿐 아니라, 그 초청을 세상에 선포해야 할 책임이 있습니다. 성령의 도우심을 힘입어, 교회는 더욱 강력하게 이 부르심을 외쳐야 하며, 성도는 개인의 삶 속에서 이 초청을 실현해야 합니다. 아직도 목마른 자들이 세상 곳곳에 있습니다. 원하는 자들이 교회를 향해 방황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바로 그들에게 “오라”고 말해야 할 사람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