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계시록 21:22-23

성안에 성전을 내가 보지 못하였으니 이는 주 하나님 곧 전능하신 이와 및 어린양이 그 성전이심이라. 그 성은 해나 달의 비췸이 쓸 데 없으니 이는 하나님의 영광이 비치고 어린양이 그 등불이 되심이라.”(요한계시록 21:22-23)

 

본문은 요한계시록 21, 특히 새 예루살렘의 모습 가운데 성전이 없는 도시에 대한 말씀입니다. 성 안에 성전을 내가 보지 못하였으니 이 짧은 구절은 우리에게 엄청난 진리를 전해 줍니다. 그동안 구약과 신약 전체를 통해 성전은 하나님을 만나는 특별한 장소였고, 하나님과 백성의 만남의 중심이었습니다. 그런데 사도 요한은 천상의 도성, 새 예루살렘에서는 성전을 보지 못했다고 말합니다.

 

왜 그럴까요? 왜 하나님께서 친히 마련하신 영원한 도성 안에는 성전이 없을까요? 우리는 이 말씀을 통해 구원과 예배, 그리고 교회의 본질에 대해 더욱 깊이 이해하게 됩니다.

 

첫째로, 새 예루살렘에는 성전이 필요 없습니다. 왜냐하면 하나님과 어린양이 그곳에 항상 계시기 때문입니다. 본문 22절에서 이는 주 하나님 곧 전능하신 이와 및 어린양이 그 성전이심이라고 분명히 말씀하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성전이라는 건물이 더 이상 필요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하나님의 임재가 그 도성 전체를 가득 채우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땅에서는 성전을 통해 하나님의 임재를 경험했지만, 새 예루살렘에서는 하나님께서 친히 그 백성과 함께 거하시기 때문에 성전은 더 이상 필요하지 않게 된 것입니다.

 

둘째로, 새 예루살렘은 성전이 아닌, 그 자체가 지성소입니다. 요한계시록 2116절에 보면, 이 성의 길이와 너비와 높이가 같은 정입방체임을 알 수 있습니다. 이것은 구약 성막에서 지성소의 형태와 일치하는 구조입니다(왕상 6:20). 지성소는 하나님의 임재가 머무는 가장 거룩한 공간이었습니다. 이제는 도성 전체가 지성소이며, 하나님께서 그 백성과 영원히 함께하시는 처소가 된 것입니다. 따라서 예배를 위해 따로 구별된 건물이 필요하지 않게 된 것이지요.

 

셋째로, 새 예루살렘은 해나 달이 필요 없는 도시입니다. 하나님의 영광이 그 빛이 되며, 어린양이 그 등불이 되기 때문입니다. 이는 이사야 6019-20절의 예언이 성취된 장면입니다. 다시는 낮의 해가 네 빛이 되지 아니하며여호와가 네 영원한 빛이 되며라고 하셨던 그 말씀이 이 새 예루살렘에서 실제로 이루어진 것입니다. 하나님의 임재는 세상의 그 어떤 빛보다도 밝고 찬란합니다. 이 땅에서는 해가 필요하고, 등불이 필요하지만, 하나님의 영광이 임하면 그런 피조물적 빛은 더 이상 쓸모가 없게 됩니다.

 

이 말씀은 단지 장차 우리가 들어갈 천국에 대한 묘사만이 아닙니다. 이 말씀은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적용되는 진리입니다.

 

우리는 지금 이 시대에 건물로서의 교회가 아닌 임재로서의 교회가 되어야 합니다. 교회의 본질은 건물의 웅장함이나 프로그램의 다양성이 아닙니다. 하나님의 임재가 있느냐, 성령께서 역사하시느냐, 말씀이 살아있고 사랑이 흐르느냐에 교회의 진정한 본질이 있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요한복음 4장에서 사마리아 여인에게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이 산에서도 말고 예루살렘에서도 말고 너희가 아버지께 예배할 때가 이르리라아버지께 참되게 예배하는 자들은 영과 진리로 예배할 때가 오나니 곧 이 때라.” (4:21,23)

이제 우리는 예루살렘의 성전이나 사마리아의 그리심산이 아니라, 영과 진리로 예배하는 자들, 곧 성령 안에서 하나님과 친밀히 교제하는 자들이 되어야 합니다.

 

성전이 없는 새 예루살렘은 건물 없는 교회가 아니라, 하나님이 거하시는 완전한 공동체입니다. 오늘날 우리의 신앙생활도 마찬가지입니다. 교회 건물 안에만 하나님이 계시는 것이 아니라, 우리 각자의 삶 속에 하나님께서 거하시고, 우리가 있는 그곳에서 예배가 이루어지고 하나님께서 임재하신다면, 바로 거기가 거룩한 성전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어떤 장소나 외형적인 예식에만 의지하는 신앙이 아니라, 살아계신 하나님과의 관계 안에서 하나님을 인격적으로 만나고 그분과 교제하는 삶을 살아가야 합니다. 교회의 존재 목적은 건물을 유지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임재가 머무는 공동체가 되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우리는 이 새 예루살렘을 바라보며 소망 중에 오늘을 살아가야 합니다.

 

사람들은 흔히 천국을 아름답고 좋은 곳이라 말하지만, 성경이 말하는 천국의 가장 본질은 하나님과 함께하는 곳입니다. 성전이 없는 도성, 곧 하나님과 어린양이 그 성전이신 그곳이 바로 우리가 영원히 살 집입니다. 오늘도 그 영광의 도성을 사모하며, 그날을 준비하는 삶을 살아가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간절히 축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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