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물을 새롭게 하시는 하나님
요한계시록 21장 5절
"보좌에 앉으신 이가 이르시되 보라 내가 만물을 새롭게 하노라 하시고 또 이르시되 이 말은 신실하고 참되니 기록하라 하시고." (요한계시록 21:5)
여기서 우리는 먼저 하나님께서 친히 "내가 만물을 새롭게 하노라"고 말씀하셨음을 주목해야 합니다. 요한계시록 전체를 통틀어 하나님께서 직접 말씀하시는 장면은 몇 번 되지 않는데, 이 21장 5절은 하나님께서 친히 보좌에서 말씀하시는 장면입니다. 얼마나 엄숙하고도 영광스러운 순간입니까? 이는 하나님의 절대적 권능과 계획이 반드시 이루어진다는 확고한 보증입니다.
하나님께서 만물을 새롭게 하신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요? 이는 단순히 기존 세계의 개조나 수리가 아닙니다. 헬라어 ‘카이네’(καινὴν)는 ‘시간적으로 새롭다’는 뜻의 '네오스'(νέος)와 달리, '본질과 질적으로 완전히 새롭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즉, 하나님께서는 타락과 죄로 오염된 이 세상을 근본부터 다시 창조하시겠다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처음 천지를 창조하실 때, 모든 것이 선했습니다. "하나님이 지으신 그 모든 것을 보시니 보시기에 심히 좋았더라." (창세기 1:31) 그러나 인간의 죄로 인해 이 땅은 저주를 받았고(창3:17), 세상에는 고통과 죽음이 가득하게 되었습니다. 이제 하나님께서는 이 죄로 물든 피조세계를 정결하게 하시고, 본래의 선하고 아름다운 모습으로 다시 창조하시겠다고 선언하시는 것입니다.
우리는 종종 인간의 힘으로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믿습니다. 과학의 발전, 교육의 확장, 복지 제도의 향상 등으로 지상에 유토피아를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역사는 우리에게 분명히 보여줍니다. 인간의 노력만으로는 결코 이 세상에 참된 평화와 의로움, 영원한 기쁨을 가져올 수 없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여호와여 주는 천지를 지으셨사오니 주께 능치 못하심이 없나이다." (예레미야 32:17)
"주 여호와여 나는 천지와 그 가운데 있는 모든 것을 만들었나니 나 여호와에게 할 수 없는 일이 있겠느냐?" (예레미야 32:27)
성경은 거듭거듭 하나님의 절대적인 창조 능력을 증언하고 있습니다. 인간은 그저 하나님이 새롭게 하시는 구원의 역사에 참여할 뿐입니다. 사도 바울도 고백합니다. "누구든지 그리스도 안에 있으면 새로운 피조물이라 이전 것은 지나갔으니 보라 새 것이 되었도다." (고린도후서 5:17)
이 땅의 완전한 새로움은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성도는 이미 예수 안에서 새 생명을 얻었고, 하나님께서 최종적으로 만물을 새롭게 하실 때, 우리는 그 영광의 완성에 참여하게 될 것입니다. 특별히 우리는 이 '새로움'이 단지 외적인 세계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존재 전체가 변화되는 것을 뜻함을 기억해야 합니다. 하나님께서 만물을 새롭게 하신다는 것은, 우리의 몸이 영화롭게 부활되고, 우리의 삶이 죄와 고통에서 해방되며, 우리의 영혼이 온전히 하나님과 함께 동거하는 그 영광을 가리킵니다.
이 하나님의 약속은 "신실하고 참되다"고 하십니다. 요한계시록 21장 5절에서 하나님께서는 명령하십니다. "이 말은 신실하고 참되니 기록하라." 이 약속은 결코 헛된 희망이 아닙니다. 반드시 이루어질 약속입니다. 세상의 어떠한 권세도, 인간의 어떠한 불신앙도 이 약속을 무너뜨릴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이 약속의 주체가 신실하시고 거짓이 없으신 하나님 자신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이 소망을 품고 오늘을 살아야 합니다. 비록 지금은 세상의 불의와 죄악이 만연하고, 고난과 눈물이 가득한 세상을 살아가고 있지만, 반드시 하나님께서 만물을 새롭게 하시는 날이 올 것입니다. 그날을 바라보며, 우리는 믿음으로 승리의 삶을 살아야 합니다. "우리는 그의 약속대로 의가 거하는 새 하늘과 새 땅을 바라보도다." (베드로후서 3:13) 이 소망을 품고, 오늘도 흔들리지 말고 주님을 바라보며 살아가야 합니다.
하나님께서 만물을 새롭게 하신다는 이 놀라운 약속은 우리 삶을 지금 변화시키는 능력입니다. 새 하늘과 새 땅을 소망하는 사람은 이 땅에서도 거룩하게 살며, 주님의 영광을 바라보며 인내하며 살아갑니다.
주님 다시 오시는 그날, 만물이 새롭게 되는 그날, 우리도 그 새 하늘과 새 땅에서 하나님과 함께 영원히 기뻐하며 살아가게 될 것입니다. 그날을 소망하며, 오늘도 신실하게, 거룩하게, 믿음으로 살아가는 저와 여러분 모두가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간절히 축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