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계시록 18:9-10
“그들과 함께 음행하고 사치하던 땅의 왕들이 그가 불타는 연기를 보고 위하여 울고 가슴을 치며, 그의 고통을 무서워하여 멀리 서서 이르되 화로다 화로다 큰 성 견고한 성 바벨론이여 한 시간에 네 심판이 이르렀다 하리로다.” (계 18:9-10)
요한계시록 18장에서는 큰 성 바벨론의 멸망에 대하여 강력히 선언하고 있으며, 이를 지켜보는 세상의 왕들이 두려움과 통곡 속에 무너지는 장면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이 ‘큰 성 바벨론’은 단지 한 도시가 아니라 로마 제국의 탐욕과 음행, 사치의 상징이며, 동시에 세상 나라들의 부패와 교만을 대변합니다.
사도 요한이 본 계시를 기록하던 당시, 로마는 세계에서 유례를 찾기 어려운 지나친 사치와 방종의 도시였습니다. 로마의 연설가 아리스티데스는 로마를 이렇게 묘사했습니다.
“세상의 모든 물산이 로마로 흘러들어온다. 로마에서 볼 수 없다면, 그것은 존재하지 않거나 존재한 적이 없는 것이다.”
이처럼 로마는 인도에서 향료를, 아라비아와 중국에서는 보석과 비단을, 각국의 예술품을 사들였고, 그것은 모두 왕들과 귀족들의 방탕한 생활을 위해 사용되었습니다.
대표적으로 칼리귤라 황제는 삼 개 지방의 1년 세금에 해당하는 400억 원을 사치에 사용하였고, 네로 황제는 돈의 용도는 낭비밖에 없다고 하면서 몇 년 사이에 360억 원을 탕진하였습니다. 그는 한 옷을 두 번 입지 않았고, 황금 어망으로 고기를 낚았으며, 수레는 1천 대 이하로는 이동하지 않았고, 말굽은 은으로 만들었다고 전해집니다.
도미티안 황제 역시 수수한 편이라 알려졌지만, 궁전 사원의 지붕을 금으로 덮는 데만 48억 원을 사용했습니다. 또한 클레오파트라는 한 알에 1억 6천만 원에 달하는 진주를 식초에 녹여 마셨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귀족들은 잔치 자리에서 진주를 포도주에 녹여 삼키며 자신의 부를 자랑했고, 한 인물은 한 끼 식사에만 수억 원을 삼켰다고 자랑하며 메탈라의 귀걸이에서 진주를 떼어 마셨다고 합니다.
황제 비텔리우스는 겨우 1년도 못 되는 재위 기간 중 음식에만 140억 원 이상을 사용했다고 합니다. 그가 즐긴 음식은 공작의 뇌, 꿩과 꼬치어의 간, 홍학의 혀, 칠성장어의 혀 등 상상을 초월하는 식재료들이었습니다.
사도 요한이 이러한 시대에 하나님의 계시를 받고 큰 성 바벨론의 멸망을 기록했다는 사실은 우리로 하여금 깊은 영적 각성을 주는 것입니다. 당시 로마의 정치 권력과 경제 권세, 그리고 사치와 음행은 절정에 달해 있었고, 하나님은 그것을 음행의 도성, 교만의 제국, 심판받을 바벨론으로 보셨습니다.
오늘날 우리의 삶 속에도 바벨론은 존재합니다.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은 어떻습니까? 부유함이 교만이 되고, 향락이 목적이 되며, 자기 중심적인 삶이 진리를 대신하고 있지 않습니까? 이것이 바로 현대판 바벨론이며, 하나님은 여전히 우리에게 말씀하십니다.
“내 백성아 거기서 나와 그의 죄에 참여하지 말고 그의 받을 재앙들을 받지 말라.” (계 18:4)
하나님께서 바벨론을 심판하신 이유는 바로 그들의 지나친 사치와 교만, 그리고 회개하지 않음 때문이었습니다. 오늘 우리가 이 말씀을 깊이 새기며, 정결한 마음과 절제된 삶, 그리고 하나님 앞에 겸손히 서는 자세를 회복해야 하겠습니다.
우리는 이 땅에 살지만, 이 땅에 속한 자가 아닙니다. 우리는 하늘 시민권자로서 세상의 유혹과 죄의 문화에 물들지 말고, 오직 하나님의 뜻에 순종하며 거룩한 삶을 살아가야 할 사명자들입니다.
하나님의 심판은 결코 가볍게 여길 수 없습니다. 사도 요한 당시 로마의 모습은 지금 우리 사회의 거울일 수 있습니다. 이 시대에도 하나님의 음성에 귀 기울이며, 바벨론의 길이 아닌 하나님의 나라를 바라보는 삶을 선택하시는 성도님들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간절히 축원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