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계시록 17장 13-14절
"그들이 한 뜻을 가지고 자기의 능력과 권세를 짐승에게 주더라. 그들이 어린양과 더불어 싸우려니와 어린양은 만주의 주시오 만왕의 왕이시므로 그들을 이기실 터이요 또 그와 함께 있는 자들 곧 부르심을 받고 택하심을 받은 진실한 자들도 이기리로다.“
하나님의 말씀은 언제나 명백하고 분명합니다. 특별히 계시록의 말씀은 마지막 때에 일어날 일을 상징과 비유로 보여주심으로, 시대를 살아가는 성도들에게 경고와 위로를 동시에 주시는 말씀이 되십니다. 본문은 세상의 권세자들이 연합하여 어린양이신 예수 그리스도와 싸우는 장면을 보여줍니다. 그러나 그 싸움의 결론은 이미 나 있습니다. 어린양께서 승리하신다는 사실입니다.
이 말씀을 중심으로 세 가지 내용을 나누어 깊이 묵상해 보겠습니다.
첫째, 열 왕들이 가진 권세와 그들의 선택
본문 13절은 이렇게 말씀합니다. “그들이 한 뜻을 가지고 자기의 능력과 권세를 짐승에게 주더라.” 이 열 왕은 세상의 여러 권력과 지배 체계를 상징합니다. 이들은 스스로의 뜻으로 권세를 행사하는 자들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짐승 곧 사탄의 도구가 되어 그의 권세를 강화시키는 자들입니다.
열 왕이 상징하는 것은 단순히 열 명의 군주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이 세상 끝 날에 나타날 사단적 연합 세력 전체를 가리킵니다. 그들은 정치적, 종교적, 문화적, 경제적으로 연합하여 하나님 나라를 대적하려 할 것입니다. 그리고 그들의 모든 힘을 짐승에게 맡기며 사탄의 뜻을 이루기 위해 움직입니다.
여기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이들이 권세를 받은 존재들이라는 점입니다. 하나님께서 그들에게 한시적인 권세를 허락하신 것입니다. 이는 아무리 강한 권세라 할지라도 하나님의 주권 아래에 있음을 보여줍니다. 권세는 자율적인 것이 아니라, 언제든 하나님 앞에 서야 하는 위임된 것입니다.
둘째, 그들이 대적한 분, 어린양 되신 예수 그리스도
본문 14절은 이어서 이렇게 말씀합니다. “그들이 어린양과 더불어 싸우려니와…” 인간적으로 생각하면, 이 장면은 도무지 상상할 수 없는 일입니다. 전능하신 하나님, 만유의 주권자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감히 대적한다는 것은 얼마나 어리석은 일입니까? 그러나 사탄과 그의 종들은 끊임없이 하나님과 그 백성들을 대적하며, 스스로 하나님처럼 되고자 하는 교만함에 빠져 있습니다.
이러한 싸움은 단순한 무력 충돌이 아니라, 영적 전쟁입니다. 바울 사도는 에베소서 6장 12절에서 “우리의 씨름은 혈과 육에 대한 것이 아니요, 정사와 권세와 이 어두움의 세상 주관자들과 하늘에 있는 악의 영들에 대함이라”고 말씀했습니다. 성도들이 이 세상에서 겪는 고난과 핍박은 단순한 현실의 문제가 아닙니다. 그 이면에는 사단이 하나님을 대적하고 교회를 무너뜨리려는 치열한 영적 전쟁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 전쟁 가운데서 어떻게 해야 할까요? 요한계시록은 분명히 말합니다. 어린양은 만왕의 왕이시요, 만주의 주이시므로 그들을 이기실 것이라고 말입니다.
셋째, 어린양과 함께하는 자들의 승리
본문 후반부는 놀라운 약속으로 끝이 납니다. “그들과 함께 있는 자들 곧 부르심을 받고 택하심을 받은 진실한 자들도 이기리로다.” 여기서 우리는 하나님 나라의 백성들이 누구인가를 알 수 있습니다.
첫째, 부르심을 받은 자들입니다. 이는 하나님의 구속의 계획 안에서 복음을 듣고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자들을 말합니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부르셨습니다.
둘째, 택하심을 받은 자들입니다. 하나님께서 창세 전부터 예정하셔서 구원하시기로 작정하신 자들이며, 은혜로 믿음 가운데 들어오게 된 자들입니다.
셋째, 진실한 자들입니다. 이는 그 믿음을 지키며, 고난과 환란 속에서도 끝까지 신실하게 주님을 따르는 성도들을 의미합니다.
주
님은 이들에게 놀라운 약속을 주십니다. “이기리로다.” 이 전쟁은 끝나지 않은 전쟁이 아닙니다. 이미 어린양께서 승리하셨고, 그분과 함께하는 자들 역시 승리합니다. 로마서 8장 37절은 말씀합니다. “그러나 이 모든 일에 우리를 사랑하시는 이로 말미암아 우리가 넉넉히 이기느니라.”
비록 지금 이 세상은 어둡고, 교회를 향한 대적은 강하고, 우리의 삶 가운데 많은 고난과 유혹이 있다 할지라도, 우리는 어린양과 함께 있는 자들입니다. 우리는 이길 것입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이기기 때문이 아니라, 어린양께서 이미 이기셨기 때문입니다.
본문은 단지 먼 미래의 예언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지금 우리가 사는 이 시대도 영적 전쟁의 현장입니다. 열 왕들과 짐승은 우리 주위를 에워싸고, 교회와 성도들을 넘어뜨리기 위해 전략을 세웁니다. 그러나 우리는 낙심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그리스도께서 만왕의 왕으로 우리와 함께 하시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주의 부르심을 입은 자, 택하심을 받은 자, 진실한 자로 이 땅을 살아가며, 영적 싸움에 승리하는 삶을 살아갑시다. 우리는 어린양과 함께 마지막 승리를 반드시 누리게 될 것입니다.
“이 세상에서 너희가 환난을 당하나 담대하라 내가 세상을 이기었노라.” (요한복음 16: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