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계시록 16장 12-16절
“또 여섯째 천사가 그 대접을 큰 강 유브라데에 쏟으매 강물이 말라서 동방에서 오는 왕들의 길이 예비되었더라 또 내가 보매 개구리 같은 세 더러운 영이 용의 입과 짐승의 입과 거짓 선지자의 입에서 나오니 그들은 귀신의 영이라 이적을 행하여 온 천하 왕들에게 가서 하나님 곧 전능하신 이의 큰 날에 있을 전쟁을 위하여 그들을 모으더라 보라 내가 도둑 같이 오리니 누구든지 깨어 자기 옷을 지켜 벌거벗고 다니지 아니하며 자기의 부끄러움을 보이지 아니하는 자는 복이 있도다 세 영이 히브리어로 아마겟돈이라 하는 곳으로 왕들을 모으더라” (요한계시록 16:12, 16)
본문을 통해 요한계시록 16장의 여섯 번째 대접 재앙을 중심으로, 마지막 전쟁을 향해 전개되는 하나님의 심판과 악의 세력의 결집에 대해 함께 묵상하고자 합니다. 이 재앙은 종말의 시계가 거의 끝에 도달했음을 나타내는 중요한 계시이며, 동시에 우리가 영적으로 깨어 있어야 할 이유를 다시금 각성하게 만드는 말씀입니다.
본문에 등장하는 여섯째 대접은 유브라데 강에 쏟아집니다. 유브라데는 성경 속에서 자주 등장하는 상징적인 강이며, 특히 바벨론과의 관련성, 즉 하나님을 대적하는 사단의 중심지로서의 이미지가 강하게 자리잡고 있습니다. 이 강이 말라버렸다는 것은 동방에서 오는 왕들의 길이 열렸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 ‘왕들’은 단순한 인간 정치세력을 넘어서, 하나님께 대적하고자 하는 사단적 악의 연합 세력을 상징합니다.
이 장면은 단지 지리적 전투를 묘사하는 것이 아닙니다. 종말론적 영적 전쟁, 곧 하나님의 통치와 사단의 세력이 맞붙는 결정적인 충돌의 순간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여기서 “길이 예비되었다”는 표현은, 단순한 길의 개방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악의 세력조차도 그의 섭리 아래 사용하신다는 사실을 나타냅니다. 하나님은 그들의 자유 의지 속에서도 자신의 구속사적 목적을 이루십니다.
특별히 본문에는 개구리 같은 세 더러운 영이 등장합니다. 용(사단), 짐승(적그리스도), 거짓 선지자의 입에서 나오는 이 더러운 영은 온 세상의 왕들을 미혹하여 아마겟돈으로 불러모읍니다. 여기서 우리는 거짓말의 위력, 곧 귀신의 영이 하는 일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아야 합니다.
개구리는 구약에서도 재앙의 상징으로 자주 나타났으며(출 8장), 부정하고 더러운 동물로 간주되었습니다. 오늘 본문에서도 이 개구리 같은 영들은 사람들을 거짓으로 유혹하고, 마치 진리를 말하는 것처럼 꾸미며, 결국 하나님의 대적자들을 한데 묶어 최후의 전쟁터로 끌고 가는 역할을 합니다. 이는 오늘날에도 이단, 사이비, 타락한 신학, 왜곡된 교훈, 매스컴과 문화 등을 통해 지속되고 있는 사단의 전략과 매우 흡사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성도들은 늘 깨어 있어야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본문 15절에서 친히 말씀하십니다.
“보라 내가 도둑 같이 오리니 누구든지 깨어 자기 옷을 지켜 벌거벗고 다니지 아니하며 자기의 부끄러움을 보이지 아니하는 자는 복이 있도다.”
이 말씀은 얼마나 무겁고도 간절한 경고입니까? 우리는 예수님이 언제 오실지 알지 못합니다. 그래서 더욱 깨어 있어야 하며, 영적 순결과 충성을 끝까지 유지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그리스도의 재림은 어느 날 갑자기, 도둑처럼 임할 것입니다. 그러므로 지금 이 시간에도 우리는 신앙의 경계심을 놓지 않고 살아야 하며, 자신에게 주어진 구원의 옷을 잘 간직해야 합니다.
본문 마지막에 등장하는 단어는 바로 **‘아마겟돈’**입니다. 이는 ‘므깃도 산(Har Megiddo)’이라는 뜻으로, 구약 시대 여러 전쟁이 벌어졌던 유명한 전장터입니다. 바락과 드보라가 싸웠고(삿 5장), 요시아 왕이 전사한 곳이며(대하 35장), 유대인들의 기억 속에 영적 승부처로 각인된 땅입니다.
그러나 요한계시록에서의 아마겟돈은 단지 역사적인 전쟁터로서의 므깃도가 아니라, 하나님과 사단의 마지막 영적 전쟁이 벌어질 종말론적 장소를 상징합니다. 이 아마겟돈은 사단이 자기 세력들을 하나로 모으는 자리이자, 하나님께서 그들을 심판하시는 전쟁터입니다. 이 마지막 전쟁은 곧 이어지는 요한계시록 19장에서 백마를 타신 그리스도의 승리로 귀결될 것입니다.
이 여섯 번째 대접 재앙을 통해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시는 영적 메시지는 매우 분명합니다.
첫째, 이 세상의 모든 권세는 결국 하나님의 주권 아래에 있다는 사실입니다. 유브라데 강이 말라 길이 열린 것도, 사단의 군대가 모여드는 것도 모두 하나님의 계획 안에서 진행되는 일임을 우리는 깨달아야 합니다.
둘째, 우리는 깨어서 빛의 갑옷을 입고 살아가야 합니다. 그리스도의 재림은 예고 없이 임할 것이며, 준비되지 않은 자는 부끄러움을 당하게 될 것입니다. 경건한 삶과 깨어 있는 신앙은 곧 구원의 확증입니다.
셋째, 우리 시대의 더러운 영들—거짓 교훈과 유혹, 헛된 말과 문화 속의 미혹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우리는 말씀과 성령 안에서 참된 분별력을 갖추고, 그리스도의 진리 위에 바로 서야 합니다.
우리는 다가오는 영적 아마겟돈 앞에서, 단단히 무장해야 합니다. 믿음의 검, 성령의 검, 복음의 신, 구원의 투구, 의의 흉배를 취해야 합니다(엡 6장). 그리고 흔들림 없이 말씀 위에 서서 마지막 날까지 그리스도에 대한 충성과 소망을 지켜야 합니다.
우리는 전쟁터 한복판에 서 있는 하나님의 군사들입니다. 사단은 연합하고, 하나님은 심판하시며, 우리는 깨어 있어야 할 때입니다. 아마겟돈을 향한 영적 전쟁은 이미 시작되었고, 결말은 정해져 있습니다. 승리는 어린양 예수 그리스도의 것입니다.
이 승리의 반열에 함께 서기 위해, 오늘도 말씀 안에 거하시고, 기도하며, 깨어 있는 삶을 살아가시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주님 다시 오실 그날까지, 끝까지 이 믿음의 길을 지켜 가는 우리 모두 되시기를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축원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