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워진 해와 회개하지 않는 자들
본문: 요한계시록 16장 8-9절
“넷째 천사가 그 대접을 해에 쏟으매 해가 권세를 받아 불로 사람들을 태우니 사람들이 큰 태움에 태워진지라 이 재앙들을 행하는 권세를 가지신 하나님의 이름을 비방하며 또 회개하지 아니하고 죽게 영광을 돌리지 아니하더라.” (요한계시록 16:8-9)
본문에 나타난 넷째 대접 재앙을 중심으로, 하나님의 심판 속에서 인간이 어떤 영적 반응을 보이는지를 살펴보고자 합니다. 이 넷째 재앙은 천사가 해에 대접을 쏟자 해가 뜨거워져 사람들을 불로 태우는 재앙입니다. 이는 하나님의 창조질서 안에서 본래 생명을 주기 위해 존재하던 해가, 오히려 심판과 형벌의 도구로 사용되는 전환점을 보여주는 말씀입니다.
우리는 요한계시록 8장 12절에서 넷째 나팔 재앙이 해와 달과 별의 삼분의 일이 어두워지는 사건이었다는 것을 기억합니다. 그때는 천체의 빛이 줄어드는 재앙이었는데, 이번 넷째 대접 재앙에서는 해의 빛과 열이 과도하게 강해져서 사람들을 태우는 결과를 초래합니다. 즉, 이 재앙은 창조 질서의 질적 반전이자, 자연이 하나님의 심판 도구로 돌변하는 장면이라 할 수 있습니다.
본래 해는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유익을 주기 위해 창조하신 것입니다. 시편 19편 4-6절에서도 해의 운행은 하나님의 위엄과 질서를 드러내는 표현으로 소개됩니다. 그러나 오늘 본문에서는 그 해가 인간을 불로 태우는 심판의 도구가 됩니다. 이것은 무엇을 말해줍니까? 인간이 하나님께 받은 은혜의 선물들조차도, 하나님을 거역할 때에는 형벌의 수단으로 바뀔 수 있다는 두려운 경고입니다. 사랑은 축복이지만, 거부된 사랑은 정죄가 되듯이, 은혜가 무시되면 오히려 심판의 근거가 되는 것입니다.
이처럼 자연 속의 태양조차도 하나님의 뜻에 따라 인간에게 심판을 안기는 것을 볼 때, 우리는 이 세상 모든 것이 하나님의 통치 아래 있음을 인정해야 합니다. 하나님은 만물을 통해 자신의 뜻을 드러내시며, 심판마저도 그의 공의와 질서를 따라 행하십니다.
본문에서 더욱 주목해야 할 부분은, 사람들의 반응입니다. 해로 인한 뜨거운 심판이 임했음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하나님께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하나님의 이름을 비방하고 회개하지 않았으며, 영광을 돌리지 않았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얼마나 안타까운 모습입니까?
이는 단지 육체의 고통에 대한 반발이 아니라, 하나님을 향한 근본적인 거부와 반역의 태도입니다. 로마서 1장 21-22절에 “하나님을 알되 하나님을 영화롭게도 아니하며 감사하지도 아니하고... 스스로 지혜 있다 하나 어리석게 되어”라고 기록된 말씀처럼, 이들은 하나님의 존재를 알고 있으면서도 회개하지 않고, 오히려 그분을 모독하고 훼방하는 죄를 범하는 것입니다.
그들은 지금이라도 회개하고 돌아서야 합니다. 그러나 이들은 죄악에 깊이 물들어, 하나님의 심판조차 깨닫지 못한 채 고통 가운데서도 하나님을 향한 원망과 분노로 반응합니다. 이사야 52장 5절이나 로마서 2장 24절에서 말한 바와 같이, 하나님의 이름이 이방인들 가운데서 모독을 받게 되는 현실이 이들에게서 그대로 나타나는 것입니다.
이 장면은 단순한 종말의 비극이 아닙니다. 이는 오늘날 우리 삶 속에서도 충분히 나타날 수 있는 영적 무지와 고집을 경고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하나님의 말씀을 들으면서도 회개하지 않고, 내 고집과 욕망대로 살아간다면, 우리 또한 이러한 심판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성경은 분명히 말합니다. 영적으로 무지한 자들에게 필요한 것은 지식이나 경험이 아니라, 그리스도의 은혜로 영의 눈이 열리는 것이라고요. 요한계시록 3장 18절에서도 “네가 보게 하기 위하여 안약을 사서 눈에 발라라” 하셨습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바로 그리스도의 말씀으로 자신을 점검하며, 날마다 회개의 삶으로 나아가는 태도입니다.
오늘 말씀을 통해 우리는 다음과 같은 결단을 내려야 하겠습니다.
첫째, 하나님의 선물을 경시하지 말아야 합니다.
하나님이 주신 해와 비, 공기와 햇빛은 은혜입니다. 그것이 심판의 도구가 되기 전에, 우리는 그것이 하나님의 선물임을 인정하고 감사해야 합니다.
둘째, 회개는 늦지 않을 때 해야 합니다.
고통이 왔을 때조차 회개하지 않는 자의 마음은 이미 완고해졌습니다. 우리가 아직 주님의 음성을 들을 수 있을 때, 마음을 낮추고 회개해야 합니다. 지금이 바로 은혜의 때요, 구원의 날입니다.
셋째, 고난 속에서도 하나님께 영광을 돌려야 합니다.
믿음의 사람은 고통이 닥칠 때에 원망이나 비방이 아닌 영광과 찬양으로 하나님께 반응해야 합니다. 이것이 성도의 본분이요, 참된 믿음의 증거입니다.
마지막 재앙이 이르기 전에 우리에게 주어진 지금 이 시간은 하나님의 자비가 머무는 은혜의 시간입니다. 우리가 오늘 이 말씀 앞에 마음을 낮추고, 영의 눈을 떠 주님의 뜻을 바라본다면, 우리는 어떤 고난 속에서도 그분의 뜻을 깨달아 회개하고 믿음으로 반응할 수 있습니다.
주님께서 다시 오실 날이 가까운 이 때에, 여러분 모두가 뜨거워진 해를 피하고, 영원한 생명의 빛 안에서 거하는 복된 성도가 되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