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계시록 164-7

셋째가 그 대접을 강과 물 근원에 쏟으매 피가 되더라. 내가 들으니 물을 차지한 천사가 이르되 전에도 계셨고 시방도 계신 거룩하신 이여, 이렇게 심판하시니 의롭도소이다. 그들이 성도들과 선지자들의 피를 흘렸으므로 피를 마시게 하신 것이니 그들이 합당하니이다 하더라. 또 내가 들으니 제단이 말하기를 그러하다 주 하나님 곧 전능하시니여 심판하시는 것이 참되시고 의로우시도다 하더라.” (요한계시록 16:4-7)

 

본문은 셋째 천사가 대접을 쏟았을 때 나타난 하나님의 재앙, 곧 강과 물의 근원이 피로 변한 재앙에 대한 말씀입니다. 이 장면은 단순한 자연재해의 묘사가 아니라, 하나님의 공의와 심판의 정당성을 드러내는 상징적 계시이며, 또한 하나님의 백성을 위로하시는 깊은 뜻이 담겨 있는 말씀입니다.

 

이 재앙은 사람의 생존에 필수적인 물의 오염을 통해 하나님께서 마지막 심판을 어떻게 이끌어 가시는지를 보여줍니다. 우리가 잘 알듯이, 사람은 물 없이는 살아갈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이 강과 샘물, 즉 모든 물의 근원이 피로 변했다는 것은 인간의 삶 자체가 근본부터 위협받는 극심한 재앙임을 말해줍니다.

 

이 장면은 출애굽기 717-21절에서 모세가 애굽의 나일강을 피로 변화시켰던 첫 번째 재앙과 유사한 구조를 가집니다. 당시 나일강은 애굽의 생명줄이자 신으로 숭배되던 대상이었습니다. 하나님은 그 물을 피로 바꾸심으로써 애굽의 신들을 심판하시고, 이스라엘 백성을 위한 구속의 능력을 나타내셨습니다. 요한계시록의 이 셋째 대접 재앙은, 이제 그 심판의 범위가 애굽 한 나라에 국한되지 않고 전 세계로 확장된 것을 의미합니다.

 

본문에서 특별히 주목할 표현은 **“물을 차지한 천사”**입니다. 유대인의 전통 사상에서는 자연계의 모든 요소들, 즉 바람과 불과 해와 물에도 하나님의 명령을 따르는 천사들이 존재한다고 믿었습니다. 그래서 요한은 이 천사가 이렇게 심판하시니 의롭도소이다라고 말하며, 하나님의 심판이 결코 임의적이지 않고 정당하고 의로운 것임을 선포합니다.

 

그 이유는 분명합니다. 그들이 성도들과 선지자들의 피를 흘렸으므로 피를 마시게 하신 것”, 곧 하나님을 믿는 자들을 박해하고 죽인 자들에게 그 피의 대가를 치르게 하셨기 때문입니다. 이 얼마나 두렵고도 명백한 하나님의 보응입니까? 이들은 성도들의 생명을 빼앗았기에, 하나님은 그들에게 생명의 근원을 피로 바꾸어 버리신 것입니다.

 

여기서 우리는 중요한 신학적 메시지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은 결코 성도들의 고난을 잊지 않으시는 분이십니다. 그리스도를 위하여 핍박당하고 피 흘린 자들의 고통은, 단지 역사 속의 한 장면으로 끝나지 않으며, 하나님의 기억 속에 간직되고, 반드시 하나님의 정의로운 심판으로 갚아주신다는 사실입니다. 시편 793절에서 시편 기자는 그들의 피를 예루살렘 사방에 쏟았사오며 그들을 장사하는 자가 없었나이다라고 고백했으며, 이사야 4926절에서도 하나님은 그들이 자기의 피를 포도주처럼 마시리니 내가 여호와인 줄 알리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또한 본문 7절에서는 제단이 직접 하나님의 심판을 인정하며 찬양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제단은 무엇을 의미합니까? 하나님 앞에 드려졌던 순교자들, 곧 하나님의 이름을 위해 목숨을 내어놓은 자들이 바쳐졌던 그 자리입니다. 그 제단이 말합니다. “그렇습니다, 주 하나님 전능하신 이시여, 심판하시는 것이 참되시고 의로우십니다.” 이는 하나님의 심판에 대한 전 우주의 동의이며, 하늘과 땅이 하나님 앞에서 그의 공의를 인정하고 찬양하는 장면입니다.

 

이 장면은 우리에게 세 가지 중요한 신앙의 교훈을 줍니다.

 

첫째, 하나님은 공의의 하나님이십니다.

세상은 종종 불의가 판치는 것처럼 보이고, 선한 자가 고난을 당하는 것 같지만, 하나님은 모든 것을 보고 계시며, 반드시 그에 합당한 심판으로 응답하십니다. 우리는 이 땅에서 핍박을 받을지라도, 그 고난은 헛되지 않으며 하나님의 보상과 정의로운 판결 속에 갚아질 것입니다.

 

둘째, 우리는 지금 어떤 물을 마시고 있는가를 돌아보아야 합니다.

생명의 물을 마시고 있는가, 아니면 죄악으로 인해 오염된 피의 물을 마시고 있는가. 성도는 오직 예수 그리스도의 보혈로 정결케 된 생명의 물을 마시는 자들입니다. 그러므로 이 세상과 타협하지 말고, 거룩한 생명수를 마시기 위해 하나님의 말씀 안에 거해야 합니다.

 

셋째, 우리의 순교적 신앙은 하나님께 기억되고 갚아질 것입니다.

요한계시록은 환란 중에 있는 성도들을 향한 위로의 책이기도 합니다. 우리가 주님을 위해 고난을 받는다면, 하나님은 그것을 기억하시고, 영원한 상급으로 반드시 갚아 주실 것입니다. 지금 당하는 고난이 비록 무겁고 아플지라도, 그것은 지극히 크고 영원한 영광을 이루기 위한 하나님의 섭리라는 사실을 믿고 인내해야 합니다(고후 4:17).

 

세상이 어떤 모양을 하고 있든, 하나님의 심판은 정직하며, 공의로우며, 결코 헛되지 않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하나님은 살아 계셔서 그분의 공의를 세우고 계십니다. 세상의 강과 샘이 피로 변하는 그날이 오기 전에, 우리는 생명의 근원이신 예수 그리스도께 더욱 가까이 나아가야 하며, 이 생명의 복음을 땅끝까지 전해야 할 사명이 있습니다.

 

이 마지막 시대, 하나님의 공의를 믿으며, 그의 생명수만을 사모하고, 순교적 신앙으로 살아가는 참된 주의 백성들이 되시기를,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간절히 축원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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