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계시록 162

첫째 천사가 가서 그 대접을 땅에 쏟으매 짐승의 표를 받은 사람들과 그 우상에게 경배하는 자들에게 악하고 독한 헌데가 나더라” (요한계시록 16:2)

 

본문은 요한계시록 16장에 기록된 대접 재앙 가운데 첫 번째 재앙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본문에 따르면, 첫째 천사가 하나님의 진노가 담긴 대접을 땅에 쏟을 때, 그 결과로 짐승의 표를 받은 자들과 우상에게 경배하는 자들에게 악하고 독한 헌데가 생겨났다고 합니다.

 

여기서 독한 헌데라는 표현은 헬라어로 엘코스’(ἕλκος)인데, 이는 구약 출애굽기 9장에 나타나는 여섯 번째 재앙, 곧 애굽 사람들과 짐승들에게 나타났던 독종과 같은 의미입니다. 당시 모세가 파라오에게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며 애굽에 내렸던 그 재앙은, 하나님을 거역하고 그분의 백성을 핍박한 애굽 사람들에게 내려진 심판이었습니다. 그리고 이제 요한계시록에서는 그 독종의 재앙이 마지막 시대에 다시 반복되는데, 그 대상은 짐승의 표를 받은 자들입니다. 이는 우상을 숭배하고, 하나님의 주권을 거절한 자들에 대한 직접적인 심판이 됩니다.

 

이 재앙은 단순한 육체의 고통을 의미하는 것이 아닙니다. 이는 하나님을 떠난 자들이 받게 되는 영적 고통의 상징이며, 동시에 그들의 불순종에 대한 공의로운 형벌입니다. 신명기 2835절에서도 하나님께 불순종할 경우, 여호와께서 내 무릎과 다리에 악창이 나게 하사 고치지 못하게 하시리니, 발바닥에서 정수리까지 이르게 하시리라고 경고하셨습니다. 이러한 표현들은 모두 하나님의 공의로운 진노가 불신앙과 반역에 대한 실질적이고 가시적인 결과로 드러나는 것을 보여줍니다.

 

하나님은 아무 이유 없이 고통을 허락하시는 분이 아닙니다. 하나님의 진노는 언제나 공의에 근거한 분명한 이유와 대상이 있습니다. 오늘 본문에서 하나님께서 진노하신 대상은 누구입니까? 바로 짐승의 표를 받은 자들과 그의 우상에게 경배하는 자들입니다. 이는 단지 고대 우상숭배자들만이 아니라, 오늘날에도 물질을 신으로 여기고, 권세와 쾌락을 섬기며, 자기 자신과 세상의 영광만을 추구하는 모든 사람들을 의미합니다.

 

이러한 사람들은 하나님을 떠나 자기 욕망과 우상을 추구하다가, 결국에는 고통과 절망, 그리고 죽음에 이르게 되는 것입니다. 그들은 잠시 동안은 세상의 안락함과 번영을 누릴 수 있을지 몰라도, 그것은 결코 영원한 평안이 될 수 없습니다. 오히려 그 번영은 하나님의 진노를 쌓는 결과가 되며, 그 마지막은 심판과 멸망이라는 끔찍한 현실로 나타나게 됩니다.

 

사도행전 12장에서 헤롯 아그립바 1세가 하나님의 영광을 자신에게 돌리며 교만을 부릴 때, 주의 사자가 그를 쳐서 벌레에 먹혀 죽는 장면은, 하나님께서 교만한 자를 결코 용납하지 않으신다는 엄중한 교훈이 됩니다. 또한 로마의 네로 황제가 권세를 남용하고 기독교인을 박해하다가 결국 비참한 최후를 맞이한 것도, 하나님의 공의가 결코 외면당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증거합니다.

 

이 대접 재앙은 단순한 경고가 아니라, 돌이킬 수 없는 심판의 시작입니다. 그 누구도 하나님의 거룩하심과 주권을 거스른 채 영원한 안전을 누릴 수 없습니다. 하나님 없이 사는 삶, 하나님을 무시하고 자기를 의지하는 삶, 그리고 세상의 헛된 영광을 따라가는 삶은 결국 독한 헌데의 재앙, 곧 치유되지 않는 고통으로 끝나게 됩니다.

 

그러나 이 재앙 속에도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긍휼과 인내의 메시지가 담겨 있습니다. 하나님은 오래 참으시며, 누구든지 회개하고 돌이키면 구원의 길을 여시는 분이십니다. 요한계시록의 재앙들은 단순한 파멸의 선언이 아니라, 회개를 촉구하는 하나님의 경고이며, 하나님의 공의와 사랑이 만나는 자리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오늘의 말씀을 통해 다음과 같은 결단을 내려야 하겠습니다.

 

첫째, 하나님을 경외하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하나님의 심판은 두렵지만, 동시에 공의롭습니다. 우리는 날마다 말씀 앞에 자신을 비추어 보고, 하나님의 뜻을 따라 순종하는 삶을 살아야 하겠습니다.

 

둘째, 짐승의 표를 받지 않도록 깨어 있어야 합니다.

이는 단지 이마에 새기는 어떤 표식이 아니라, 우리의 삶 전체가 어디에 속해 있는지를 드러내는 표입니다. 우리의 가치관, 습관, 삶의 방향이 세상을 따르고 있는지, 하나님의 나라를 따르고 있는지를 늘 점검해야 합니다.

 

셋째, 복음을 전하며 회개의 길을 열어야 합니다.

이 재앙은 우리로 하여금 세상 사람들에게 복음을 더욱 힘써 전하라는 하나님의 촉구입니다. 지금이야말로 회개와 구원의 복음을 전파해야 할 때입니다.

 

첫 번째 대접 재앙은 하나님을 떠난 자들에게 임하는 실제적인 심판의 시작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그 심판 속에서도 하나님의 뜻을 발견하고, 믿음의 삶을 더욱 단단히 세워가야 하겠습니다. 언제나 하나님의 편에 서서, 그의 말씀을 지키며, 거룩함과 진리 가운데 살아가는 성도들이 되시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이 마지막 때에 하나님의 공의와 자비를 기억하며, 그리스도의 보혈을 의지하고 담대히 살아가시는 복된 성도들이 되시기를 간절히 축원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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