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은 코로나19로 인하여 전 세계의 정치 경제, 그리고 사회 문화에 이르기까지 모든 부분에서 극심한 변화를 겪고 있습니다. 특히 교회가 받고 있는 충격은 심각합니다. 대부분의 교회는 재정 절벽으로 인하여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그 중에 선교 현장은 거의 초토화 되었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대부분의 파송 선교사들은 귀국길에 올랐으며, 현지에 남아 있는 선교사들도 언제 사역을 중단하게 될지 몰라 절치부심하고 있습니다. 이제 선교현장은 변화된 환경에서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에 놓이게 되었습니다. 저의 견해에 동의하지 않는 분도 있겠지만 극히 주관적인 시선으로 선교현장이 변해야만 하는 이유들을 이야기해 보고자 합니다.
첫째로 선교현장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것은 교회건축 사역입니다. 그동안 한국 교회는 전 세계의 선교현장마다 교회를 세우는 일에 힘써왔습니다. 그 결과로 지금은 선교현장을 방문할 때마다 한국교회로부터 지원받아 지어진 예배당 건물을 보는 것은 어렵지 않습니다. 그러나 이 상황을 긍정적으로만 보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일부 건물들이 지금은 창고나 가축 사육장, 혹은 폐허가 되어 있으며, 장기적으로 토지 공개념을 도입하고 있는 많은 국가의 상황을 고려하면 결국 그 건물은 국가에 귀속되기 때문입니다. 결국 건물은 소비되는 비용에 비해서 그 효율성이 매우 떨어진다고 할 수 있습니다. 선교지에서의 교회 건축은 매우 신중하게 접근해야만 합니다.
둘째는 선교의 정체성에 대해서 바로잡을 필요가 있다는 것입니다. 지금의 선교는 NGO 단체와 구분하기 힘들 정도로 구제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가난한 지역에서 그들의 굶주림을 해결하고, 또한 병을 치료하는 일들을 통해서 복음에 접근하도록 하는 사역입니다. 그 까닭에 실제로 현장에서는 선교사들이 NGO단체와 연계하여 협력사역하는 경우를 흔하게 목격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들이 가난으로부터 벗어나고, 병 고침을 받았다고 그리스도인으로 살고 있을까요? 한국교회는 많은 재정을 들여서 그들을 구제하는 일에 힘썼습니다. 그러나 그들이 복음 안에 있는지에 대해서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선교의 목적은 구제가 목적이 아닌 예수 그리스도를 개인의 구주로 영접하게 하는데 그 목적이 있음을 다시 한 번 돌아 볼 필요가 있습니다.
셋째로 현지 사역자에 대한 인식을 제고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지금도 선교지에서는 많은 현지인 신학생들이 배출되고 있고, 그들을 각 지역으로 파송하여 사역하도록 돕습니다. 그러나 유감스럽게 그들은 얼마 되지 않아서 가난을 이유로 그 지역을 떠나 대도시로 나갑니다. 결국 도시의 변방에 위치한 지역교회는 사역자를 잃고 방황합니다. 실제로 선교지를 방문하면서 만나는 택시기사나 호텔직원 가운데 이미 신학을 마친 사역자를 만나는 일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이미 수많은 선교사들의 희생과 헌신으로 세워진 교회를 지키기 위해서는 현지인 사역자들이 사역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일이 중요합니다. 그들이 지속적으로 목회할 수 있는 프로그램과 적절할 지원이 필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결론으로 하고 싶은 말은 이제 더 이상 건물이나, 물질을 통한 선교가 아닌 현지 사역자를 세우고, 바르게 양육할 수 있는 방향으로 진행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선교사역현장을 다니다보면 매우 훌륭한 현지 사역자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그들이 사역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줄 수 있다면 우리는 매우 효율적으로 사역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물론 선교현장이 모두 같을 수는 없습니다. 아직도 복음화율이 0%에 가까운 곳도 많기 때문입니다. 그곳은 위의 문제들에 대하여 제고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러나 오랜 시간동안 관심을 가지고 집중적인 사역을 해 왔던 지역에서 더 이상 진전이 없다면 선교의 패러다임을 제고할 필요가 있습니다. 왜냐하면 그것은 분명히 문제를 안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한국교회와 선교현장은 지금 큰 위기 속에 있습니다. 이제 가던 발걸음을 멈추고 새로운 선교의 패러다임을 구상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